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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생방송 하듯 찍는 드라마 고질병의 해결 방법

by 썬도그 2011.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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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마라 '싸인'이 끝났습니다.  대박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지 않았지만  드라마 '싸인'은 재방송으로 꼬박꼬박 봤습니다.
드라마 '싸인'은 저와 여러모로 인연이 많은 드라마네요

이 드라마를 보게 된것은 연출자이자 시나리오를 쓴  '장항준'감독 때문입니다. 제가 장항준 감독을 좋아하거든요.
싸인은 드라마가 참 특이했습니다. 전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긴장감이 있더군요.  미드 '엑스파일'처럼 큰 줄거리를 하나 깔고  거기에 곁가지 에피소드를 배치했습니다.   이 두개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조합되니 그 재미가 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방송은 보지 못했네요. 오늘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 보느라고  '싸인'의 본방사수를 하지 못했네요
뭐 재방송도 있고 IPTV로 내일 봐도 되고 여러가지 경로로 볼 수 있기에 큰 걱정은 안됩니다

극장에서 나오면서 고다경(김아중 분) 선생이  혼자 석촌호수가를 거닐면서  슬픈 미소를 지을 때 알았죠.
뭔가 사단이 일어났구나. 그리고  한 사람의 부재를 느꼈습니다. 

드라마 '싸인'은 시나리오의 승리라고 봅니다. 긴박감 느끼는 시나리오는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수 많은 예측들이 인터넷에 난무 했습니다.  왜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  대박을 내지 못했는지를 '싸인'은 증명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나 탄탄한 시나리오라는 반석위에 집을 세워야지 반석도 다지지 안고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를 해봤자죠


그러나 아쉽게도  싸인 대박 방송사고가 인기검색어에 올랐네요. 클릭했더니  음향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ㅠ.ㅠ
아... 정말 아쉽고도 아쉽습니다. 이 방송사고는  '시크릿 가든'에서도 났었습니다

뭐 이미 다 아시겠지만 오늘 방송사고는  생방송 찍듯 하는 한국의 드라마 제작 관행에서 비롯된 것 입니다.



사전제작이 해결 방법일까?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 참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보다 더 인기가 있는 드라마가 미국드라마입니다
80년대는 미국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석권했습니다

맥가이버, 전격Z작전, 에어울프등 어머니의 타박에도 자지않고 밤 11시에 하는 맥가이버를 꼬박꼬박 봤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드라마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CSI나  로스트로 대표되는 미국드라마
미국드라마는 철저하게 사전제작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시즌제로 운영하죠

드라마 로스트도  파일럿으로 1.2회 정도 만들어서 반응을 보고 제작 결정을 내렸습니다.
만약 파일럿에 대한 반응이 별로였다면 제작을 하지 않았겠죠. 그러나 파일럿 반응이 좋아서 미니씨리즈 드라마로 만들었고 
미니씨리즈 드라마의 반응이 좋자 시즌제로 돌입했습니다

1. 사전제작
2. 시즌제

이 두가지 원칙이 미국드라마의 제작관행이죠
그러나 한국은 다릅니다.  다음주에 방영할 드라마를  방송  전주에 찍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찍다보니  어떤 날은 생방송 수준으로 찍기도 합니다.  드라마 방영 10분전에도 방송 테이프가 도착하지 않아서 발을 동동 굴렀다는 무용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잘 모르죠. 드라마가 멀끔하게 방영되면 그 뒤의 속사정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시크릿가든이나 싸인처럼 방송사고가 나면 그때서야  방송관행을 살펴보게 됩니다. 

드라마 '싸인'은 오늘 마지막 방송이었지만 오늘도 촬영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싸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기드라마 ' 내 이름은 김삼순'도  당일날 남산 도서관 계단씬을 낮에 찍고 밤에 방송을 했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드라마가 이렇게 생방송 찍듯 드라마를 만듭니다

그럼 사전제작이 정답이냐?
그게 참 애매합니다.  분명  미국식 사전제작 방식이 합리적이고 그렇게 찍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습니다. 사전제작 방식을 택해서  미리 다 찍어 놓은 드라마치고 대박난 드라마가 없습니다. 오히려 다 찍어놓고 방영되지 못한 드라마도 있습니다.

반대로  생방송 찍듯 드라마를 만드는 방식이 꼭 나쁜것은 아닙니다.
방송사고의 위험은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빠르게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로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활용해서 제작할 수 있기에  좀 더 시청자 취향적이고 공감적인  드라마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과 방향성을 녹여낼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방송식으로 찍는 드라마 제작 방식과 사전제작 방식은 둘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사전제작 방식이 참 좋은 방식입니다. 문제는 사전제작 방식이 돈이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방송을 약속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주 제작업체들이 드라마를 사전제작해서 무조건 만들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몇몇 드라마는 제작을 다 마쳤지만
방영되지도 못하기도 했죠


그럼 해결 방법은?   1주일에 1회 방영하는 방식

한국은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생방송 찍듯 드라마를 찍으면서도 양질의 드라마를 잘 만들어 냅니다.
한국인 특유의 응용력과 즉흥력 때문일까요?  정말 거짓말 안하고  드라마 한번 촬영하면 주연배우들은 며칠 밤을 샙니다.
이걸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도 참  많이 봤죠. 쪽잠을 자면서 계속되는 촬영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죠

다시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을 해도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다니요
오늘 '싸인'의 방송사고는 그래서 참 가슴아픕니다.  방송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옥같은 드라마였는데  방송사고로 티가 하나 생겼네요. 뭐 재방송에서는 말끔하게 수정해서 내보내겠죠.  

한편으로는 잘되었다고 생각도 듭니다. 드라마 제작관행의 문제점을 나타내기도 했으니까요
지난주 TV비평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대충 보다가  제가 궁금해 했던 내용이 나오길래 꾸준히 봤는데
그 TV비평 프로그램에서 대안책을 내세웠는데   그떄 올타쿠나를 외쳤네요

해결책은 별거 아닙니다.  1주일에 2회 방송하는  즉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주말 드라마식으로 2일 단위로 찍는 드라마 제작관행을 바꾸어서  1주일에 1회 방송을 하면 됩니다

예전 인기 미드들은 모두 주 1회 방송했습니다. 한국드라마도 주 1회 방송하는 드라마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월화, 수목, 토일등  2일씩 묶어서 방송하더군요.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뭐죠. 

그냥 1주일에 1회 방송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이목효과가 없어서 그런가요?
SBS가 월화드라마를 폐지한다고 했죠.  그자리에 시사,교양, 예능 프로그램을 배치한다고 하네요
차라리 월화 드라마 폐지하지 말고  월, 수에는 드라마 화, 목에는 시사,교양,예능,다큐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이전 처럼 1주일에 2개 이상의 드라마를 볼 수 있으니까요

주 1회 드라마 방송, 이렇게 되면  방송시간에 촉박해서 드라마를 제작하는 관행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요?
사전제작방식과  생방송 찍듯 하는 방식의 절충안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싸인 제작진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내일 IPTV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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