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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게 더 낫다고 하죠. 우리는 말 보다는 한장의 사진이 가져다 주는 이미지 정보를 더 좋아 합니다. 백마디 말로 사람을 웃길 수 있지만 사진은 단박에 웃길 수 있습니다.
'인증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그게 허풍인지 아닌지 쉽고 빠르게 판별하기 위해서는 한장의 사진(이미지)를 요구하고 그 사진을 보고 우리는 그 허풍 같은 일이 사실이 됨을 인정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지의 힘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꾸기도 하고 혁명을 이끌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진은 조작이 쉽다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사진이 꼭 진실을 담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사진이 진실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할 수록 이미지 왜곡, 사진 조작의 유혹은 더 커집니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호소이기도 하지만 보이는 것이 과연 실재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 되기도 합니다.
시각정보가 너무나 많아진 세상입니다. 손안의 PC인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도 우리는 보는 행위를 멈추지 않습니다.
시공간을 뛰어 넘어서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미국에 있는 친구를 화상카메라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전 보다 많은 시각정보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연예인들의 미끈한 다리들과 짐승같은 식스팩들을 탐닉하고 있죠.
바야흐로 이미지 전성시대가 되었습니다. 예전엔 뚱뚱하던 퍼진 몸매이던 크게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남에게 보여줄려고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람의 몸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기에 몸에 대한 지적을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습니다. 식스팩이 없거나 꿀벅지가 아닌 다리를 가진 남녀들은 손가락질 받는 시대가 되었고 몸을 품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게 다 이미지에 종속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죠.
이미지는 강렬합니다. 하지만 그 강렬한 만큼 이미지의 틈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그 형상이 허상이고 가짜고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미지에 대한 보고서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 전시되었습니다.
SEMA 2010 이미지의 틈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과연 우리가 다원화 된 사회에서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많이 듭니다. 나와 조금만 다르면 발로 밟고 까고 하는 세상. 이런 모습은 어쩌면 이미지 홍수시대의 역설화법으로 이미지만 다양한 기기로 소비할 뿐이지 보는 것은 비슷비슷한 세상이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이미지의 틈 전시회는 그런 우리 주변의 이미지들의 틈을 통해서 이미지 이면의 세상을 그리는 전시회입니다.
이중구 작가의 작품입니다. 노테르담 성당의 모습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좀 이상합니다.
자세히 보면 수많은 붙여넣기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는데 기존의 이미지를 카피 & 페스트로 붙여 넣은 것 입니다.
이렇게 현시대의 이미지들은 쉽게 붙여넣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하나의 이미지를 생산할려면 고단한 노력들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포토샵과 수 많은 IT기기를 통해서
이미지들이 복제되고 있습니다.
석상들을 보니 윙크하고 웃고 하는 모습도 참 재미있네요
이 작품은 한 여성의 이미지를 대롱대롱 매달린 봉에 붙어 넣었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미지는 다르게 보입니다.
우리는 마릴린 먼로의 이런 모습을 좋아 합니다.
하지만 저 모습이 마릴린 먼로의 진짜 모습일까요? 아니면 대중 앞에서 만드는 꾸밈이 많은 허상일까요?
여러분들은 연예인 스타들의 이미지가 진짜라고 믿으시나요? 아니면 어느정도 꾸미고 있고 허상이라고 느끼시나요?
사진작가 로버트 프랭크는 마릴린 먼로라는 미디어가 만든 허상을 아웃포커스로 날려버리고 그 스타를 보면서 좋아하고 환호하고 소리지르는 실제를 카메라에 담아서 현대 사진의 대가라고 불리웠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허상을 실재라고 생각하면서 삽니다
강이연 작가의 Between03은 아주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큰 하얀 스크린에 사람이 그 스크린을 찢고 나올듯 몸들이 움직입니다.
이 작품은 경기도 미술관에서도 봤는데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다가 다가가서 봤습니다.
그리고 알았죠. 뒤에 누가 있는게 아닌 빔프로젝터가 그 영상을 쏘고 있는 것 입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착시죠
스크린 뒤에 아무도 없지만 실제 누가 있는 것 처럼 보이고 눈은 그 모습에 속게 되고 속은 눈은 몸을 움직여 스크린 뒤를 보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그게 허상이고 오류였다는 것을 깨닫죠
이미지의 틈 전시회는 수 많은 이미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와 이미지 이면을 들여다 보는 혜안이 담긴 작품,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이면을 담은 사진들도 많이 전시되었습니다.
이 돌과
이 돌중 어떤 것이 진짜 돌일까요?
이창훈 작가의 테이블 위에 자연석과 테이블 위에 종이 테이블이라는 작품은 자연석을 가지고 작가가 직접 똑 같이 만든 작품입니다. 둘 중 하나는 가짜입니다. 과연 우리는 그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구분할려면 관찰하면 됩니다. 관찰하면 구분이 되어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관찰의 시간을 두지 않습니다.
어떤 사건 사고가 터지면 보도사진이 빠르게 포털에 올라 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보고서 분노하고 화를 냅니다. 하지만 관찰력이 있는 사람은 그 사진이 조작 혹은 그 이면 즉 사진이 담지 못한 전후 사정을 유추활려고 하고 그 사진은 가짜라고 말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노력들을 하지 않죠
이 작품도 재미있었습니다. 성악가, 일반인, 청각장애자들에게 문장을 주고 그 문장을 소리로 표현하라고 합니다
문장은 이런 것들입니다. 아기 울음소리, 청소기 흡입하는 소리, 꽃망을 터트리는 소리등 소리가 없는 것들을 소리로 표현하라고 하고 소리가 있는 것도 표현하라고 합니다. 소리가 없는 의태어를 소리내는 모습들은 성악가, 일반인, 청각장애자들이 다 다릅니다.
성악가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화음을 내면서 청소기 소리를 냅니다. 관습적인 모습이죠. 딱 성악가 스러운 모습으로 재현합니다. 하지만 그 틀을 넘지는 못합니다
일반인들은 그나마 관습적이지 않는 나름대로 다양한 소리를 내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꽃망울 터지는 소리를 내라고 하니까. 펑인지 뽕인지 하는 소리를 내더군요
ㅋㅋㅋㅋ 저에게 시켰어도 그 소릴 냈을 것 입니다.
가장 창의적인 소리를 낸 그룹은 청각장애자들이였습니다. 이분들은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기에 자기 방식대로 관습적이지 않게 다양한 소리를 냅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관심에 얽매여 자신이 배운대로 표현하고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자신이 입고 있는 옷에 따라 행동하죠. 나이트클럽에 정장입고 가면 격렬한 춤을 추지 못합니다.
이재이 작가는 한국의 대중목용탕에 갔다가 탕 옆에 타일에 그려진 '이발소 그림'을 보고 탄성을 지릅니다
그리고 그 ' 목욕탕 이발소 그림'을 찍으로 전국을 다닙니다
백조가 그려진 그림을 보고 있는 저 곳이 백조의 호수가 아닐까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결코 그 곳이 서양이 아님에도 서양이고 싶어서 서양식 건물을 짓고 유럽풍이다 어쩐다 해서 편의 위주로 만든 성냥갑 아파트를 유럽의 성이라고 하는 억지들을 부립니다.
아큐의 정신 승리법을 제대로들 배웠나 봅니다. 다 열등감의 표출이죠. 반대로 생각하면 굳이 유럽에 가지 않고도 비슷한 느낌을 받으면서 자기만족을 하는 현명한 소비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미지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이미지가 무조건 옳고 진실인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강력한 믿음으로 인해 발등이 찍힐 수도 있으니까요
항상 경계헤야 하는 것이 이미지의 힘입니다. 보이는 대로 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는 눈을 가져야 이 험나한 세상 헤쳐나갈 수 있을 것 입니다.
아쉽게도 이 전시회는 지난주 일요일에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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