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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나쁜여자와 사랑을 해본 남자들의 시선을 담은 500일의 썸머

by 썬도그 2010.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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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혹평에 가까운  글로  영화 500일의 썸머를 리뷰한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하고 생각하고  되짚어보면 이 영화가 왜 날 불쾌하게 했나를 따지고 들어 보면  결론은 똑같습니다.
로맨틱코메디 영화의 달콤함이 전혀없는 그냥 연애를 시작하고 헤어진 한 남자의 시선을 담은 다큐같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라고 하죠.
세상엔 나쁜놈도 참 많지만  나쁜년(이 표현이 딱 어울려서요. 죄송합니다)도 많습니다.
그것이 한때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라는것이 더 짜증이나죠. 애정의 깊이만큼 나쁨의 깊이도 깊습니다. 애증은 동전의 양면과 같으니까요.

여러분들의 첫사랑이나 지난사랑은 어떤 감정으로 남아있나요?
저 같은 경우 첫사랑에 대한 감정이 변덕스럽습니다. 헤어진후에는 그리워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나쁜년이었어 라는 감정이 되었다가
지금은  아무런 감정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끔 꿈에서 만나 서로 웃고 있는 모습에서 그래도  내가 행복했던 시간들이구나 어렴풋이 유추하곤 합니다.

이 영화 500일의 썸머는  좋은여자인줄 알고 만났다가  나쁜년이라고 생각하고 헤어진 한 남자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정밀묘사한 영화입니다.   그 정밀묘사를 설명하자면

먼저 흔한이름인 톰은 흔하디 흔한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톰에게는 각별하고 단 하나의 사랑이죠

썸머를 꼬시기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합니다. 그러다  음악으로 서로 통하게 되고 둘은 사랑하게 됩니다. 회사내 퀸카를 꼬시는데 성공하고  잠자리까지 가진 톰은  날아갈듯 합니다.  사랑을 막 시작 그러니까 프로포즈에 성공한 남자들이 그 다음날 아침에 들으면 딱인 노래가 윤종신의 환생입니다.   

다시 태어난것 같아요. 우리 어머니가 제일 놀라요. 그녀가 듣던 그노래를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모습 이런 모습을 영화에서는 하나의 뮤지컬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사내연애를 하면서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일부러 살짝 듣게 하면서 관심을 유도하는 모습등등
참 디테일하게 그렸죠.   그리고  느닷없이 화를 내는  썸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 카운셀링을 하는 모습 그리고  정신적 공황으로  괜한 접시를 깨뜨리는 톰.

뭐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갑자기 이유도 영문도 모른체 대화를 단절하고 로봇의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정신적 공황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여자친구를 집으로 돌려보내죠.  그래도 한마디도 안합니다.  집에 가는 길은 천근만근  결국 밤새 끙끙 고민을 하다가 다음날  어느때보다 일찍 여자친구 앞에 가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등교하는 여자친구앞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면 풀리죠.  아무리 이신전심이지만 화가 났으면 이유를 설명해줘야지 무슨 암수한몸도 아니고  자웅동체도 아니고 독심술사도 아닌데 왜 화가 났는지 어떻게 알라고 증말  성질같아서는  다 뒤집어 엎고  헤어지고 싶지만  귀여운 여자친구 얼굴을 보면 또 그게 그렇게 안됩니다. 

이런 과정을 500일의 썸머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모든것이 예뻤습니다. 가지런한 치아.  부드러운 머리결  파란 눈동자 촉촉한 입술
그러나  싸움이 있고 헤어지기 직전에는 모든게  달라 보입니다. 가지런하게 누런 이.  대걸레 같은 갈라진 머리결. 흐리멍텅한 충혈된 눈. 침냄새나는 입술.   

결국 톰은 헤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의 10대 20대들은 헤어지면 그게 끝이지만  예전엔 미련이란게 있었어요. 지금은 헤어지면 다시는 안보죠?  그러나 예전에는 헤어져도 서로 연락하고 그랬어요.   

톰도 썸머와 헤어집니다. 나쁜년과 헤어진것이죠. 그리고  헤어지고 난후  톰과 연애할때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삶에 화도 납니다.
어이가 없죠. 내 앞에서는 이렇게 이렇게는 안 살거야라고 해 놓고 헤어진후는 그렇게 삽니다.   웃기는 짜장입니다.   그럼 난 뭐야~~
그래놓고  운명을 만났다고 하죠.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던 장면은  재회장면입니다. 톰은  그래도  썸머와 다시 어떻게 잘해 볼려고  노력을 하며 시물레이션을 돌려봅니다. 자연스럽게 꽃다발을 주면서  옛일을 꺼내면서 다시 사귀자라는 말을 할 요량인데  현실은  너무 다릅니다. 이미 여자친구에게는 사귀는 남친이 있구요

이렇게 나쁜년(남자입장에서는)과의 사랑이 깨지고 남자는 성장하게 됩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첫사랑과  이런식으로 만났다 헤어집니다. 그리고  썸머(여름)대신에 폴(가을)을 만납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그게 다 서로의 잘 몰라서도 있고  시행착오가 많아서 그럴거예요. 

당신의 첫사랑을 떠올리면 어떤 감정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나쁜년?  혹은 추억의 달콤함?  가슴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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