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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지루한 90분을 참으면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는 영화 500일의 썸머

by 썬도그 2010.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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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표가 있었고 그 공짜표는 오늘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  극장의 걸린 영화를 뒤져보니 재미있는 영화는 다 봤습니다. 엄동설한에도 활활 타올랐던 아바타는 여전히 파란빛을 극장안을 밝히고 있으며  전우치는 여전히 도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타등등의 영화들이  주눅이 든채 땅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고 싶은 영화 하나도 없더군요. 
홍콩영화를 볼까 하다가 이 500일의 썸머를 선택했습니다. 보통은 영화정보 꼼꼼히 챙기고 영화 보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는 예고편조차 보지 않고 봤습니다.  가끔 이렇게 기대안하고 하나도 모른 상태로  묻지마 영화예매해서 대박을 건질때가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보게 된것이 500일의 썸머입니다



500일의 썸머?  여름이 500일이야?

영화 제목이 참 궁금했습니다.  500일의 여름이라면  열대지방이 배경이 된  로맨스 물인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여주인공 이름이 썸머입니다.  여자주인공은  어려서 부모님이 이혼하는 바람에  사랑에 대한 환상이 다 깨집니다. 사랑따위는 없다는 현실주의자이자 약간은 비관적인 여자입니다.

톰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10대 여동생에게 사랑에 대한 조언을 받는 청년입니다. 이 둘은 카피라이터회사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친해지게 되죠. 썸머는 톰을 친구로 만납니다.  그러나 톰은 썸머를 친구이상으로 생각합니다.


우정과 사랑사이?

  로멘틱 코메디의 주요 단골 소재는  사랑과 우정사이입니다. 아니 로멘틱코메디가 아닌  현실의 비루한 사랑놀음에서 더 많이 등장하죠.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고 남자는 사랑하고 싶어하는데 여자는 우정으로  남고 싶고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논쟁을 하고
이 영화도 그런 내용으로 다루어집니다.   썸머는  톰을 친구로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톰은 그 이상을 원합니다.

톰은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고 있고 그 운명이 썸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썸머라는 여주인공 참 이상해요. 친구라면서  잠자리도 같이하고 쇼핑도 같이하고  애인과 다른게 없습니다. 그러나  친구라고 합니다.  참 쿨한 관계죠.  톰은 화딱지가 나죠. 

  성인포르노물을 같이보고 잠자리도 같이하고  쇼핑도 같이 하는데  애인사이라구?

톰은 화가나 집으로 돌아오고  그런 톰을 썸머가 찾아옵니다. ㅠ.ㅠ   뭐하자는 건지.  저는 이런 식의 여자들의 행동이 너무 싫어요.
이런식으로  톰을 찾아오면 톰은 또 오해하게 되잖아요


몇몇 장면은 색다른 시도였고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지루한 영화 

영화는 시작되자마자  영화정보를 보지 않고 온 저를 알아챈듯  나레이터가 이 영화는 평범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휴~~ 다행이네  평범한 러브스토리 너무 짜증났는데 그리고  지켜봤습니다. 30분이 지난후 시계를 봤습니다. 이후 10분단위로 계속 시계를 보다가  극장에 손님이  4명 밖에 없고 내가 맨뒷줄이 앉아서 문자질을 좀 했습니다. 남들에게 방해 안되게 최대한 액정 감추면서 문자질을 했습니다. 

참 지루했습니다. 손발이 오글오글거리고  500일의 썸머가 아닌  500번의 구타가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패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 조이 데이셔넬 은 정말 별로 더군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조이 데이셔넬은 로멘틱코메디의 미덕인 미녀배우라고 하기엔 좀 미흡합니다.  개인따라 다르겠지만 전  영화의 방해요소로 여주인공으로 들고 싶습니다.  

이런 로멘틱코메디영화는 스타파워가 중요한데 대스타도 아니고  평범한 배우입니다. 오히려 영화 마지막 5분에 나온  폴이라는 여자가  확 끌리더군요. 영화 자체가  현실밀착형 로멘스라는 타이틀을 걸었는데 정말 현실에서 캐스팅한듯한 여배우입니다. 파란눈은 파란눈인데  충혈된 파란눈을  보고 있을려니  오골오골 거립니다.

남자주인공도 첨보는 배우입니다.  처음에는  이 두 남녀배우를 보고 있을려니  이웃집  철수, 영희를 찍은  다큐영화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남자주인공은  보면 볼수록 매력있더군요. 처음에는 히스레저의 동생인줄 알았습니다. 참 많이 닮았어요. 특히 미소지을때는 히스레저가 살아 돌아온듯 합니다. 조셉 고든 레빗라는 배우는  정말 매력이 풀풀 나더군요. 남자인 내가 봐도 괜찮게 보이니  앞으로 1.2년 안에 큰 배우가 될것입니다.

영화 형식을 좀 살펴볼까요?  영화 내용은 썸머와 톰이 만난 500일동안의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그런데  시간순으로 보여주는게 아닌
만나지 180일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만난지 60일  그러다가 갑자기  처음만난날 그러더니 갑자기  만난지 320일 식으로 시간을 뒤죽박죽  담습니다.  그렇다고  복잡한  플롯을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그렇게 시간이 뒤죽박죽 되어도 중요한것은   톰이 썸머와 헤어진날을 기준으로  보면 되니까요.   그러나 영화 내용 자체는 너무 평범합니다.  그냥  이웃집 철수 영희가 만났다 헤어진 이야기입니다.
특별한게 없죠. 감독은  이런 지루한 내용을 바꾸어 보고자 시간을 헝크러 트려놓고 직소퍼즐처럼 하나하나 껴맞출려고 했는데 너무나 엉성합니다. 남녀의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담을려고 했나 본데  공감이 안갑니다.

사건 사고도 크게 있지도 않구요. 연신 시계만 보게 됩니다

그나마 건질 장면이 두개가 있는데  톰이  썸머와  잠자리를 하고  출근하는 길에서  느닷없이 뮤지컬의 한장면이 되듯  모든  지나가는 사람이  톰과 함께 춤을 춥니다. 이 경쾌한 장면은 참 좋더군요.  또 하나는  톰이 다시 썸머와 시작하기 위해서  찾아간 파티의 예상과 실제를 화면을 두개로 분활해서 보여줍니다. 왼쪽은 예상. 오른쪽은 실제  이런  시퀀스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신선한 장면입니다. 

부라보!!  돈 1천원은 건졌다.  영화비 아까워 죽는줄 알았는데 

지루한 영화속에  한줄기 빛이 된 라스트 5분

이 영화 번역가가 누군가 궁금했습니다.  
썸머는 공원에서 톰에게 갑자기  고추라고 말하자고 합니다.  사람들이 듣게요. 고추?
그렇게 둘은 고추 고추! 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고추하는데 왜 쳐다봐.   그리고 영어를 자세히 들어보니
피넛이라고 하네요. 아 ~~ 그 남자들의 고추. 번역가 아휴 귀여워 그런데  자세히 듣지 않으면  고추라는 단어보다는 좀더 강한것으로 
표현하지.  난 처음엔 정말 고추인줄 알았네 ㅠ.ㅠ


각설하고   영화는  500일을  뒤죽박죽 여행을 하다가  500일을 향해 갑니다.
좀만 더 참으면  극장에서 나갈 수 있다는 생각만 들었죠.  재미없으면 그냥 나가면 되지? 라고 말하는 분이 계시겠죠. 저는 영화를 보다가 졸거나 극장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지 않습니다. 그게 매너이고 영화를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엉덩이가 들썩이게 되었는데   꾹 참고 받습니다.   블로그에 욕 바가지로 쓰면 되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 영화의 액기스는  영화 라스트 5분에 다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제를 몰라서  짜증나 했었는데 5분에 모든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주제는 뻔합니다.  사랑이 운명이냐 아니냐는 것이죠.   영화 시작할때 나레이터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스토리는  평범하지 않습니다. 그건 인정합니다.  좀 독특한 결말이더군요.  그러나  주제는 뻔한 것 입니다. 사랑이 운명이냐 아니냐에 대한  내용이고 

대부분의 로멘틱코메디가  선택하는  운명론을 꺼내들죠.

이 영화 어떻게 보면 좀 괘씸합니다.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았다면서  결국은  사랑은 운명이라는 소리.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랑이 운명이 아니고  평범한 만남에서 서로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아 하면서  사랑하는것은 아니지만 남자 돈 잘 벌고 성격 모나지 않고 먹고사는데 문제 없어서 남자와 결혼한 여자나  여자 성격은 좀 까탈스럽지만  얼굴 예쁘고  결혼해도 직장에서 짤리지 않을것 같아서  그냥 살아도 크게 문제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사는 부부들 많이 있을 거 예요. 

물론  너 밖에 없어. 널 만난것은 운명이야 라는 결혼의 모범이 되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도 많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이라기 보다는  조건이 서로 맞고  호감정도만 있어도 우리들은 결혼으로 골인합니다.
이런 평범한  부부들을 영화로 담았다면 누가 돈내고 그 영화를 보러 올까요?  

일상의 부부가 아닌 운명적인 사랑을  담았기에  우리들은 로멘틱코메디를 돈내고 보면서 로멘스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잖아요.
난 언제 저런 로멘틱코메디속 남자를 만나나~~ 하는 환상을 가지게 하는 로멘틱코메디.  이 500일의 썸머는 그런 틀을 약간 벗어나서 현실을 담는 러브스토리를 담습니다.   그러니 지루 할 수 밖에요.  

이 영화는 라스트 5분을 위해  영화 90분을 참고 봐야 하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총평 : 평범한 로멘틱 코메디는 아니지만  지루함이 정말 많은 영화입니다.  
몇몇 장면은 형식의 새로운 도전이어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으나 남녀 특히 여자주인공에 대한 점수를 크게 주지  못합니다.
스토리는  진부하고  라스트 반전 아닌 반전이 독특하나  스토리 전체의 진부함을 깨지는 못합니다.
또한 주제도 사랑은 운명이라는 허리우드식 엔딩으로 끝납니다.

90분을 씩씩거리면서 기대치를 땅바닥을 뚫고  아래층 상영관으로 떨어진 기대치를 주으러 내려갔다가  라스트 5분으로  급상한가를 가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참 묘한게  90분 내내 내인생 최악의 영화라고 씩씩거리다가도  라스트 5분의 달콤함에  영화 그런대고 괜찮네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권해드리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평범한 영화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약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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