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독신으로 살았던 코코샤넬의 러브스토리 코코샤넬

by 썬도그 2009. 8. 27.
반응형

명품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명품이어야지  옷으로 자신을 명품으로 만드는 것은  하나의 뽀샵질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뽀샵질이죠.  명품가방과 옷이 그 사람의 신분을  말하주긴 하지만  옷과 가방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신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가고 겉핥기의  관계라면  이 명품으로 치장한것이 먹혀들어 갑니다.  수많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들은 오늘도 명품을 입습니다.   한국같이  허세가 심한 나라도 없습니다.  전세집에서 살면서 차는 그랜져를 몰고 다녀야 인정해주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가장 잘팔리는  명품이 뭘까요?
몇년전에 한국에서  복제된 명품 순위를 발표했는데 1위가 샤넬입니다. 2위가 루이비통이이구요.
저는 명품은 루이비통밖에 모릅니다. 지하철에서 여자들 하나씩 들고다니는 것을 봐서 그거 하나는 아네요. 그리고 샤넬백은 잘 몰랐고 상표도 몰랐는데 이 영화 코코샤넬을 조사하다가 어제 알게 되었네요.  한국 최고의 인기 명품 샤넬 이 샤넬을 만든 코코샤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코코샤넬의 원제목은 코코 샤넬이 되기까지 입니다.  샤넬의 성공담이 아닌 성공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성공담이 아닌 러브스토리 

 

이 영화는 코코샤넬이 고아에서 의상으로부터 여성해방을 해주는 코코샤넬의 혁명전사적인 성공담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하나의 러브스토리입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자신의 과거를 수시로 위장하고 거짓말로 덮어버렸던 코코 샤넬의 과거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영화 속에는 두 명의 남자가 나옵니다. 한 명은 성에 사는 에띠엔느 발장과 코코샤넬이 평생 기억하는 사랑을 하게 한 아서 카펠이 나오죠.

코코샤넬은 부랑아 같은 아버지로부터 언니와 함꼐 버림받습니다. 이후에 고아원에서 자라고
근근이 재봉질과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삽니다. 코코 샤넬의 코코는 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던 노래 제목이기도 하죠
노래에서 코코는 강아지 이름이지만 코코는 수탉울음소리이기도 합니다. 스스로에게 코코라는 애칭을 선물한 샤넬,
샤넬은 항상 성공하겠다는 꿈을 꾸게 되고 한 남자를 뭅니다.

여기서 물었다는 표현은 샤넬이 상류층의 남자를 통해 성공해야겠다는 전형적인 19세기 여성상을 따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20세기 초에 프랑스에서 여자는 사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덥석 문 남자는 성 같은 곳에 사는 상류층 아저씨인 발장이죠. 발장은 코코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냥 일본의 게이샤처럼 몸종 다루듯 하죠. 발장에게 사랑은 없습니다.
언제든지 여자를 버리고 새로운 여자를 성같은 집으로 들여놓으면 됩니다.


코코 샤넬이 발장의 몸종이 되고 발장의 집에 머무르는 모습은 솔직히 이해가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여성 해방전사가 아닌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이죠. 이런 모습은 샤넬이 2차대전때 독일군 스파이역할을 하는 모습과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영화가 사실이라면) 샤넬은 2차 대전 때 독일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전범재판까지 받고 프랑스에서 다시 재기하지만 싸늘한 시선을 받습니다.

 

수차례 발장을 떠날려고 하지만 성공이라는 욕망 때문에 눌러앉습니다.
발장의 집에서 코코는 자신만의 재능을 살려 여러가지 의상을 만듭니다. 가장 먼저 만든 것은

여자용 승마복이죠. 20세기 초 프랑스 상류층 여자들은 과일 같은 것을 모자에 얹고 코르셋과 긴 드레스를 입고 말을 옆으로 탔습니다. 참 불편했죠. 그런 모습을 이 외골기질과 반골기질이 있는 샤넬은 답답해합니다.

 

그리고 냉소적으로 말하죠. 과일 얹은 모자나 슈크림을 얹은듯한 모자 그리고 금은방을 털었는지 옷에 금은 목걸이를 주렁주렁 건 모습에 냉소적으로 씁쓸한 미소를 짓죠. 그리고 남자들처럼 드레스가 아닌 바지를 입고 모자는 심플한 모자에
넥타이를 잘라서 나비넥타이를 만들어 입습니다. 이런 시대를 앞서가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짝살짝 드러납니다. 그리고 발장과의 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있을 때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죠

바로 보이라고 불렸던 아서 카펠입니다. 아서 카펠은 영국신사답게 코코 샤넬에게 접근했고 샤넬에게 용기를 줍니다.
영화는 이 백마 탄 왕자와의 연애담과 발장과의 관계를 그리는데 치중합니다.

저는 성공담을 다루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러브스토리가 아주 특이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내용이라서 살짝 지루합니다. 그러나 오드리 토투의 무표정한 시니컬한 표정 하나만 봐도 재미있더군요.

오드리 도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이 영화 많이 지루할 것입니다. 격정적인 러브스토리도 아니고
샤넬이 성공담을 다룬 것도 아니고요. 그냥 샤넬이 성공하게 도와준 백마 탄 왕자와의 짧은 만남을 그린 영화입니다.
조용한 영화 좋아하는 분이라면 볼만합니다. 또한 샤넬이라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생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좋은 영화입니다. 어차피 샤넬의 성공담은 영화를 안 봐도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으니까요

 

의상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코코샤넬

코코샤넬

샤넬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저는 군대에서 동기가 A라인과 샤넬라인을 설명해 줄 때 샤넬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샤넬라인? 그게 뭔데. 여자스커트길이인데 무릎을 살짝 덮는 스커트가 샤넬라인이라고 해

지금이야 핫팬츠다 미니스커트다 하여 여자들 맨다리들을 겨울에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우리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100년 전만 해도 여자들은 1년 내내 발목까지 가리는 치마를 입고 다녔습니다. 얼마나 불편했을까요. 그래도 여자들은 그게 복식이고 전통이기에 입고 다녔습니다. 여자다움을 위해서 가슴이 도드라진 게 파인 의상을 입었고 모자에는 피크닉 가서 따먹을 건지 과일과 박제된 새와 깃털을 올려놓고 다녔습니다. 영화에서 한 연극배우가 샤넬의 아무 장식이 없는 모자를 보더니 귀엽다고 말하면서 써봅니다. 그러면서 부끄러워하죠. 아무것도 안 입은 것 같다고 합니다.

샤넬의 의상철학은 실용적이고 단순함에 있습니다.
당시 여자들의 의상은 실용적인 면에서는 빵점이었고 무조건 여자답게 하기 위해 조금만 먹어도 불편한 코르셋과 긴 드레스와 가슴이 파인 의상을 입었습니다. 샤넬은 이런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직접 옷을 만들어 입고 다닙니다. 남자들처럼 바지를 입고 다니기도 하고 여성용 승마복을 만듭니다. 또한 바닷가에서 본 선원들의 옷을 보고 마린룩을 만들기도 하고요.
영화에서는 이게 마린룩의 시초다~~라고 알려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드리 토투가 입고 나오게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하나의 화보가 아닐까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샤넬이 만든 옷들이 나옵니다.
뭐 샤넬의 옷을 잘 모른다면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샤넬의 스타일과 옷을 아는 분이라면 옷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저는 어제 2시간 정도 공부해서 샤넬의 옷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샤넬을 여성해방운동가라고도 합니다.
맞는 말이죠. 불편한 여자들의 옷을 가감하게 재단질을 해버렸잖아요. 샤넬라인까지 여자의 스커트 길이를 올린 것도 그렇고 코르셋을 벗어버리게 한 것도 거추장스런 장식이 덕지덕지 묻은 모자를 바꾸게 한것도 그렇고요.

당시는 남자옷 같다, 너무 단순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세계 최고의 명품이 되었습니다.
샤넬의 미니멀리즘 한 디자인이 프랑스 상류층을 파고들었고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샤넬 넘버 5라는 향수도 나오게 되고요. 영화 내내 코코 샤넬의 옷이 도드라지게 나오는데 그런 이유는 남들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데
소년처럼 승마바지에 창이 짧은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코코샤넬은 단연코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희소가치가 있고 독특하고 색다른 면이 코코샤넬을 성공하게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도 나도 샤넬을 들고 다니기에 그 희소성면에서는 많이 퇴색하게 되었죠. 명품은 아무나 가질 수 없어야 명품인데 요즘은 아무나 가질수 있기에 그 명품이 가치는 국민브랜드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허영심이 많은 프랑스 상류사회를 비꼬는 시선과 반골기질의 샤넬의 정신이라면 지금 우리가 샤넬 제품을 한 달 월급을 탈탈 털어서 사서 입고 메고 다니는 모습에서 옛 프랑스 상류사회의 허영심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여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코코샤넬

영화 마지막에 코코샤넬이 대 성공하여 거울로 된 계단에서 모델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장면이 가장 샤넬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봤을 때 이 장면 같은 성공담과 화려함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실망감이 들 영화입니다. 하지만 코코샤넬이 괴팍스럽고, 외골수며, 모던하며, 당차며, 열정적인 사랑을 믿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게 되는 이유를 알고 싶은 분들 코코샤넬 제품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그러나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할 영화입니다. 프랑스 영화답게 밍숭밍숭하다고 할까요. 저는 오드리 토투의 모습만으로도 기분 좋게 봤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