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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비매너 운전자들과 악플러의 공통점

by 썬도그 200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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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좋은 점은 권위주의가 말끔하게 사라진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초딩이 말해도  교수가 말해도  모두 발언권을 가질수 있습니다. 또한  배경상관없이  글과 의견이 좋으면  많은 사람들의 추종을 받기도 하죠.  미네르바의 학력만 보면 결코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스펙과 학력이 능력보다 우선시 되는 모습이 많은 한국사회에서 인터넷은  계급장 떼고 말할수 있는  이상향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계급장 띤 익명성은  때로는  많은 부작용을 만들고 있습니다. 

바로 악플입니다. 악플은 상대방을 깔아 뭉게는 태도로 시작해서 욕설로 끝나는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이 익명의 바다인 인터넷에서는 오프라인인 현실세계보다  더 심한 욕설과  과격한 말들이 생산됩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말하면 그렇게 까지 심하게 말하지 않을텐데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막말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사회가  관계맺기가  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인맥사회입니다. 지방의 작은 마을은 사돈의 팔촌으로 이어진 마을들이 많습니다.
또한 사회생활하다보면  혈연 학연 지연등으로 서로와 서로를 묶어 버립니다.   인맥이 넓은 사람은 세상살기 편하고 
인맥이 넓지 않은 사람은  세상살기 퍽퍽하죠.    

사실  면전에서 욕을 해주고 싶고 싫다고  따박따박 말하고 싶어도 인맥관리 때문에 참고 넘어갈때도 많습니다.
사람은 더럽지만 나중에 필요한 사람이라서 관계를 맺는 모습도 있구요.  한국사람들은  아는 사람에게는 간과 쓸개까지 내줄 정도로 잘해줍니다. 그걸 정이라고 하나요?  정말  과도할 정도로 잘해줍니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주 불친절하거나 
무관심합니다.   

박노자교수가 말한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사람들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대하는 태도가 심하게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그렇게 욕이 난무하고 악플이 많은게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함부로 막대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이런 인터넷공간과 비슷한 공간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입니다.  평소에는 말 조심조심하고  수줍어 하던 사람도 차만 몰면  개,말,소, 별 동물들이 입에서 나옵니다.
다른 차량을 부를때 저 사람이 아닌 동물로 말하죠.  거기에  깜빡이를 켜면  끼어들지 말라고  전속력으로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말고도  예전에는  자동차 번호판에 지역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차량이나 외지 차량이면 괜한 텃새를 부리기도 합니다.   행사때문에 부산으로 차를 몰고 갔는데  부산에 들어서자마자  야!! 부산이다 라고 외침과 동시에  부산차량이  앞길을 갑자기 가로 막아서 사고날뻔 했습니다.   동료직원과  저 놈  텃새부린다라고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왜 이렇게 우리는 자동차만 타면  성격이 급해지고 격해지고 욕을 많이 할까요?

저는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비매너 운전의 문제점은 익명성에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차량안의 운전자의 얼굴이 서로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로의 익명성을 유지하고 있고 그런 상태에서는 과격하고 난폭운전및 욕설을 주고 받습니다.  오늘 마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갑자기  자가용한대가 버스 정류장에 서더군요. 너무나 급작스러운 행동에  버스는 급제동을 했고  버스 운전기사는 얼굴을  확인할려고  버스를 앞으로 빼더군요.  

얼굴을 확인 하는 모습, 이 모습은 악플러 아이피조사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얼굴을 본다고  크게 달라질것은 없습니다. 멱살잡이를 할려고 했다면  버스를 세우고  뛰쳐나가서  자가용 창문을 두들겼죠. 

자동차라는 익명성에서는 다른 차량들은 모두  나와 인연이 없는 랜덤한 차량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나와 인연이 없는  인맥이 없는 차량들은  쉽게 막대합니다.

운전하다보면 이런 비매너 행동들을 보면서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차량의 뚜껑을 까서 얼굴이 보이게 하는 것 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는  자동차 드라이빙매너가 더 좋아질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죠
예전에  난폭운전 근절 공익광고내용중 이런내용이 있었습니다. 난폭운전을 심하게 하던  차량이 주차를 하더니  개 한마리가 운전석에서 내리는 모습이죠.  당시 너무 심헀다라고  말하는 분도 많았지만 많이 공감이 가던 광고였습니다.

왜 우리는 운전대만 잡으면  개가 될까요?  혹시 자동차라는 익명성을 운전하고 있는것은 아닐까요?
한국사람들의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모습은  아는 사람이냐 모르는 사람이냐 차이점이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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