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터들은 낭만이 없습니다. 사랑도 없죠. 폭력과 잔혹함과 배신, 배반형 인간들이 갱스터입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열한 도시인입니다. 살인을 밥 먹듯 하고 감옥 안에서도 살인교사를 합니다. 갱스터들에게 배울 것이 있다면 단 하나 의리겠죠.
1930년대 시카고는 범죄의 도시였습니다. 뮤지컬 시카고를 보더라도 30년대 시카고는 총소리가 난무하는 무법의 도시였죠. 역사적으로 유명한 갱들을 보면 시카고를 배경으로 활동한 갱들이 많습니다. 20,30년대 미국 금주령하에서 악명을 떨쳤던 알 카포네도 시카고를 무대로 활약(?)했습니다.
1933년 존 딜린저는 조직과 함께 여기저기 은행을 털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서민들의 푼돈은 털지 않죠. 가장 악명 높았던 은행털이범인 존 딜리 저를 주인공으로 담은 영화가 영화 퍼블릭 에너미입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존 딜린저(조니 뎁분)가 수갑을 차고 잡혀들어옵니다. 그러나 그건 탈옥의 전주곡이었죠.
존 딜린저는 의리가 있는 갱스터입니다. 갱스터들이 영화에서는 의리로 뭉친 낭만적인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현실의 갱스터들은 그렇지 않죠. 또한 조폭들도 영화에서나 친구 아이가~~라고 하지 실제 조폭들은 의리 별로 없습니다. 돈에 움직일 뿐이죠.
그러나 존 딜린저는 친구들을 빼내기 위해 감옥을 텁니다. 이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마이클만 감독이 실제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영화를 찍었다고 하니 사실을 묘사하려고 무척 노렸했던 점으로 봐서 대부분이 역사적 사실인 듯합니다. 존 딜린저는 탈옥시킨 친구들과 여기저기 은행을 텁니다. 거침없는 갱스터들 경찰이 몰려와도 화력 좋은 톰슨 기관총으로 맞짱을 뜨다고 8기 통 빠른 자동차로 도망을 갑니다. 후버 F.B.I 국장은 골머리를 썩게 됩니다. 대통령까지 이 존 딜린저를 거론할 정도입니다.
후버국장은 프리티 보이라는 악당을 처치한 멜빈 퍼비스를 시카고 경찰서장으로 임명하고 존 딜린저를 잡으라고 합니다.
그러나 존 딜린저는 멜빈 퍼비스를 가지고 놉니다. 그러다 우연히 소 뒷걸음질 치다가 존 딜린저가 잡힙니다.
그리고 둘은 역사적인 대면(?)을 하죠. 존 딜린저는 감옥 안에서도 거만을 떱니다. 은행을 1분 40초 만에 턴다고 기자들 앞에서도 말을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탈옥을 암시하는 말을 하지만 퍼비스는 외면하죠. 그런데 진짜로 탈옥을 합니다.
다시 퍼비스와 존 딜린저의 쫓고 쫓기는 체포작전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탈옥한 존 딜린저가 갈 곳이 없습니다. 예전엔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존 딜린저를 거부합니다. 존 딜린저같이 폭력을 쓰지 않고도 경마 승부조작으로 앉아서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존 딜린저가 고생하면서 은행에서 터는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죠. 점점 궁지에 몰리고 친구를 잃어가는 존 딜린저 그리고 그런 그를 계속 쫒는 베테랑 수사관 퍼비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낭만 갱스터 존 딜린저
존 딜린저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남들이 거들떠도 안보는 인디언 혼혈인 여자를 사랑하죠. 마초적인 마무가 내 프러포즈로 여자의 맘을 쏙 빼놓죠. 하지만 애인은 항상 걱정스럽습니다. 경찰이 존 딜린저 체포가 아닌 사살을 해도 좋다고 하는 말을 듣고서 격분하죠. 어차피 갱스터의 말로는 죽음이라고 말하지만 존 딜린저는 나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합니다. 현재만이 중요하고 현재만을 보고 산다고 그래서 그런가요. 존 딜린저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영화장면 중에 존 딜린저가 시카고경찰청 존 딜린저 수사팀 사무실에 들어가서 야구 스코어를 묻는 장면에서는 갱스터의 잔혹스러운 냉철함도 보입니다. 그러나 애인을 지킬 줄 알며 애인을 버리지 않는 그의 모습에 역사상 이런 낭만적인 갱스터가 있나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안위보다는 사랑에 슬퍼하고 사랑을 다시 찾는 모습, 다른 갱스터들과 다르게 정이 많이 가는 갱스터입니다.
세상이 날 배신해도 난 배신한지 않는다.
존 딜린저는 인기가 많은 갱스터였습니다. 국민들은 존 딜린저를 추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보다 그를 싫어했던 사람들이 있으니 자신들에게 쓸모없는 존재임을 알고 배신을 한 동료들이었죠. 하나 둘 배신을 하지만 친구 레드의 말처럼 존 딜린저는 끝까지 배신을 하지 않는 우직한 사람입니다.
액션이 많지 않아 지루했던 영화
이 영화 평론가들이 별4개를 준 영화입니다. 평론가 별점은 믿을 것이 못되고 기대도 안 했습니다. 그래도 외재율보다는 내재율이 있는 수작이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하고 봤는데 그런 것 별로 없습니다. 액션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베테랑 수사관인 멜빈 퍼비스와의 직접 대면도 한 장면 있습니다. 이야기로만 보면 재미없습니다. 그게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담아서 그랬겠지만 관객입장에서는 존 딜린저의 빅활약을 기대했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제가 영화 보는 눈이 없어서 이 수작을 제대로 못 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이 퍼블릭 에너미의 미덕이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있다면 조니 뎁의 연기와 핸섬남인 크리스천 베일이 나온다는 것만 있을 뿐입니다.두 사람 정말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죠.
마이클 만의 선 굵은 연출력은 영화를 꾸미지 않고 담백하게 만드는것은 참 좋습니다.
그러나 자극을 바라는 관객에게는 좀 지루한 면도 많습니다.
영화는 조니뎁과 크리스찬 베일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미덕이 가장 큰 미덕이며 사랑을 알고 의리를 아는 실존한 갱스터의 삶을 다큐식으로 담은 모습은 좋으나 액션을 기대하고 짜릿함과 자극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영화제가 좋아할 만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퍼블릭 에너미 개봉관수도 아주 적더군요. 멀티플렉스관에서 1 개관만 상영하는 이유가 있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