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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미국인의 시각으로본 잊혀진 한국전쟁의 거대한 보고서

by 썬도그 200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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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09-07-09T09:33:100.3810

미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은 어떤 전쟁일까요?  그들에게 한국전쟁이란  태평양 저 멀리 들어보지도 못한 작은 나라에서 일어난 작은 내전 정도로 알려지고 그렇게 인식된 전쟁이 한국전쟁입니다.  한국전쟁은 인기가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한 드라마나 영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 하나의 증거일 것입니다.
2차 대전이 막 끝나고  공산주의와 자유주의가 갈러서는  냉전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하는 1950년대 미국 백악관은

소련과 중공의 공산주의자들이 더 이상 아시아에서 활개 치지 못하게  오로지  공산주의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참여 안 전쟁입니다. 한국인이 예뻐서도 우방이라고 도와준 것은 아닙니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수많은 전쟁에 시달렸던
한반도 그 한반도에  전쟁이 시작됩니다.

데이비드 핼버스탬 (David Halberstam)은 미국 저널리즘의 산증인이자 많은 풀리쳐상을 수장한 기자들이  아버지처럼 받드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이 데이비드 핼버스탬 (David Halberstam)이  죽기전에 유작으로 남긴 것이 콜디스트 윈터라는 장장 1천 페이지가 살짝 넘는 역작을 남겼습니다.


이 콜디스트윈터는 한국전쟁에 대한 책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을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대부분이 한국의 시선과 미국과 한국군을 미화하고  북한군과 중공군을 폄하하는 주관적인 시선들의 책이 많았다면  이 책은  미국과 중공군 어느 편에 무게를 더 두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주변정세의 거시적 시각과   개인병사의 참전기의 미시적 시각이 버무려져 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수많은  언론자료와  공개된 문서와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추려내어서  상황을 재구성하는 놀라운 섬세한 묘사로  한국전쟁을 직접 옆에서 보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작가 특유의 담대한 필력이  읽는 독자에게 편안함과 함께 긴장감을 줍니다.   먼저  트루먼과 맥아더의 으르렁거림과   아몬드 소장과 스미스 해병대 소장과의 다툼
말단 사병들의  절규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트루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다음장에는  일병이나 병장 하사관이나 중위들의  심장박동이 들려와서  처음에는 좀 많이 낯설더군요.

맥아더나 트루먼이야기의 거대한 이야기를 듣다가  텍사스 출신의 사병의 이야기를  한 페이지 차이로 듣게 되니
어리둥절했죠. 그러나  이 책의 재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의  한국전쟁이나 전쟁의 기록을 담은 책들은  전쟁의 주요 인물들 즉  장군이나  대통령 사령관등의 거물급 인사들만 기록하지만 이 책에서는  일개 사병들의  증언들도 곳곳에 매복하고 있다가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맥아더의 다른 모습들
2009/07/07 - [세상에 대한 쓴소리] - 우리가 모르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이야기들

2009/07/06 - [세상에 대한 쓴소리] - 이명박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이 닮은 점 5가지

위의 글에 좀 설명했지만  이 책에서 맥아더는  70세의 노회한  정치적 야심이 많은  이기주의자로 그려집니다.
이 책에서 맥아더를 칭찬한것은  인천 상륙작전 때 하나뿐입니다.  맥아더의 성품부터 그의 쓸쓸한 퇴장까지를 담았는데  이 방대한 책의 주인공은 사실 맥아더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한국전쟁의 은인인 맥아더 장군은 사실 한국전쟁에서 실책을 많이 합니다. 먼저 한국전이 일어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일본에서  절대 북한 안 쳐들어온다고 했다가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됐고  북으로 진격했다가  중공군이 절대로  압록강을 넘어오지 않는다고  자만심에 차서 말했다가  그 자만심으로 인해 수많은 부하들이 죽었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에게 경례도 하지 않던 빅에고(극이기주이자)라는 별명으로 부하들에게  짜증 났던  원수였던 맥아더. 그는 한국전쟁 중간에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사령관직을 박탈당합니다

그러나   그는  아이젠하워보다 두배나 더 많은 환영인파 속에서 퍼레이드를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승승장구하던  맥아더.  엄청난 인기의 맥아더는 트루먼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미국의 국론을 분열시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수많은  맥아더의 정적들과  직속 부하들이 맥아더의 실책과 실수들을 나열하면서 살아 있는 신인 맥아더는 침몰하고 맙니다.

이 책에서는 맥아더를 악당에 가깝게 묘사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으니 맥아더 평전이나  다른 나라나 한국에서 쓴 한국전쟁의 기록물들을 같이 보면서 평가하면 좋을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기록물이나 책들은  대부분 맥아더 칭찬일색이었죠.  이런 책이 한국에서 나오지 못하고 맥아더의 모국인 미국인에 의해서 쓰인 것이 어찌 보면   맥아더의 정신적인 모국은 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전쟁의 승리자는 마오쩌둥

한국전쟁에서 승자는 없습니다. 아직도 이 한국전쟁은 전쟁이 끝난 게 아닌 휴전상태입니다.  작년인가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하자는 제의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한국전쟁은 아직 휴전상태라서 누가 이기고 졌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끝나가 가장 환호성을 많이 지른 나라는  중국입니다.

먼저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도와서  전쟁이 날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대부분이 농민인 중공군은  변변한 탱크도 없고  전투기나 전투함도 없었습니다. 바다에서 싸우면  절대로 미국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런 강대국 미국을  한반도로 끌어들여서 싸워서 큰 타격을 주고서 아주 큰 자신감이 생깁니다.
실제로 한국전쟁 후 마오쩌둥의 입지는 더 견고해졌고  중국인들의 사기는 높아졌습니다. 그건 바로  강대국이자 최첨단 국가인 미국을  윈시 시대에 사는 것 같은 중공군들이 연전연승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는 리지웨이라는  좀 제대로 된 사령관이  미군을 지휘하면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맥아더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것은 중공군이었습니다.

북한도  한국도  온 국토가 파괴되어서 승리자라고 할 수도 없고  미국은  인기도 없는 전쟁 겨우 끝냈다는 느낌이었으나 중국은  미국과 대결해서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복귀합니다.

누가누가 더 멍청한가의 대결장이 된 한국전쟁

한국전쟁에서  고위급들의 실책은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옵니다.
먼저 노회 한 맥아더의 두 번의 큰 실책(북한과 중공군의 남하)과   김일성의  인천 상륙에 대한 중국과 소련의 충고에도  대비하지 않았던 실책, 그리고 중공군이 자만심에 빠져서 인해전술로  한강 이남으로 미군과 한국군을 밀고 내려올 때
새로운 미군 사령관인 리지웨이의 전술에 걸려든 점등   자만심에 빠진 각국의 사령관과 국가원수들의 실책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습니다.

북한과 남한의 전쟁이 아닌 미군과 중공군의 전쟁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점이 딱 하나 있었는데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그런지 모든 시선을 미군을 중심으로 두고  미군의 시각 혹은 미국의 시각에서 중공군과 중공을 다룹니다. 책 읽다가  한국군과 북한군에 대한 기술이 미비해서 (특히 한국군은 이 책만 읽다 보면  참전한 군대가 맞나?) 미국 전쟁인가? 할 정도였습니다. 거기다가  유엔군의 활약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미국에 있는 생존하는 한국전쟁의 영웅들만 만난 게  그 원인 같기도 합니다.
뭐 그래도 한국전쟁의 경험담은 주변 어르신들에게 들어볼 수 있으니 좀 위안이 되긴 하네요.

참전 미군들조차 말하기 꺼려했던 한국전쟁, 그러나

책 말미에는  한국의 변화상을 묘사하는데  저자는 원더풀을  연발합니다. 이렇게  자력으로  훌륭하게 성장한 나라가 있냐, 일본은 기본기가 있던 나라였지만 한국은 조선이라는 폐쇄사회에서 엄청난 성장을 한 모습은 일본을 능가한다는  저자의 칭찬이 계속됩니다.

한국전쟁의 영웅들은 고국으로 돌아가서 큰 환영을 받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와서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지도 않을뿐더러  비참한 모습의 한국이 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참전했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도 한국을 떠올리지 않았습니다.  미국 사회에서도  한국전을 말하지 않고 언론도  인기 없는 전쟁이라서 크게 다루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한국전쟁은 미국 전쟁 역사 중 가장 기억되지 않는 전쟁이 될 뻔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눈부신 성장을 해서 세계 14위의 경제대국이 된 후   미국의 전쟁영웅들과 한국전에 참전한 전쟁영웅들을  국가가 나서서 초대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 전쟁영웅들끼리 이제는  편하게 한국전쟁을 말하며  그 당시 추억을 나누고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이 80년대 정도에 쓰였다면  이 책 속의 수많은 전투 경험담들은 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자는 그 전쟁영웅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그들의  한국전쟁의 추억과 전투 담을 듣고 그걸 소설과 같이  책에 잘 이식시킵니다.


콜디스트 윈터는 두꺼운 책입니다. 하지만 한국전쟁에 대해서 객관적 시각을 갖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아주 객관적이다(출판사에서는 객관적이라고 하지만)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모든 글들이 사실적 관계의 나열이지만  저자의 성향에 따라서  같은 사실이라도 저자의 시각에서 위배되면  삭제하고  저자의 시각과 일치하면 부풀릴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이 책과 함께 한국군과 미국군의 대 활약을 담은 국방부에서 발간한 책이 아닐까 할 정도의  오른쪽의 로 쏠린 책을 곁들여서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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