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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바퀴벌레는 방향이라도 알지 방향도 모르는 영화 보고타

by 썬도그 2025.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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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카라차가 무슨 뜻인지 알어? 바퀴벌레요.

이 라쿠카라차는 남미 특유의 리듬과 경쾌함을 담고 있지만 1910년 멕시코 민중 봉기 혁명의 노래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농민이나 민중은 폭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폭정과 고통을 못 이긴 멕시코 농민들이 노동요였던 '라쿠카라차'를 부르면서 행군을 했습니다. 

영화 보고타

콜롬비아에 먼저 이민을 와서 터를 잡던 아버지의 친구 박병장(권해요 분)은 친구의 아들인 국희(송준기 분)와 걸으면서 이 이야기를 해줍니다. 자신이 콜롬비아로 이민 왔을 때 콜롬비아인들이 '라쿠카라차'를 부르면서 자신을 놀렸다고 합니다. 그러마 바퀴벌레의 강인한 생명력처럼 이렇게 살아남아서 터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영화 <보고타>의 주제는 바퀴벌레입니다. 머나먼 남미의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한인들이 어떤 고난과 역경을 견디면서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건 이상이고 현실은 아주 졸작을 만들어 놓았네요. 송중기가 낮은 관객 동원 수에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화제였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송중기의 잘못이라면 이런 졸작에 출연했다는 것이고 전체적인 문제점은 감독이자 각본가인 김성제 감독의 역량 부족입니다. 또한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기획 영화 느낌이 많이 든다는 점도 아쉽네요. 

해외로케이션 말고는 내세울만한 것이 전혀 없는 영화 <보고타>

요즘 영화관 안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재미없는 영화는 몇 주 후에 바로 넷플릭스에 올라오기에 기다리면 공짜입니다. 그럼에도 <보고타>는 충격적이게도 엄청나게 빠르게 넷플릭스에 올라왔네요. 지난해 연말에 개봉하고 1달 좀 지나서 바로 올라왔네요. <보고타>는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모습에 뭔가 있나 했습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넷플릭스 인기 순위는 무조건 영상 플레이 시간을 기준으로 하기에 영화가 나빠도 다 본 사람이 많을수록 순위에 오르는 시스템입니다. 그럼에도 1위까지 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러나 IMDB 평은 예상대로 10점 만점에 5.6점이고 한국에서도 평이 안 좋아서 42만 명이라는 초라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내려갔습니다. 

영화 보고타

제가 본 감상평을 바로 적자면 영화 <보고타>는 조잡하다고 느낄 정도로 영화가 갈팡질팡하다가 급하게 마무리하는 영화입니다. 초반은 그냥저냥 볼만했는데 후반에는 갑자기 주인공이 설득력 없는 행동들만 계속하다가 급하게 끝나 버리네요. 배우들의 연기도 딱히 눈에 확 들어오는 배우는 김희준 말고는 없고 연출 스토리 모두 안 좋네요. 볼만한 건 가끔 나오는 콜롬비아의 풍경만 살짝 볼만하고 전체적으로는 누아르 영화의 흉내만 내다 끝나는 영화입니다. 

콜롬비아 한국 밀수꾼들의 이야기? 이런 스토리를 누가 좋아할까?

한국 사람들이 착하다 어쩐다 하는 소리가 많지만 해외 이민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을 조심하는 게 아닌 한국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유는 한국 사람이 다가와서는 싹 다 벗겨 먹는 사기를 잘 친다고 하죠. 한국은 사기 강국으로 OECD 국가 중 사기 범죄가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뛰어난 머리로 사기를 얼마나 잘 치는지 해외 이민자에게도 한국 사람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영화 보고타

물론 이민하신 분들이 다 그러는 건 아니고 요즘은 많이 개방되어서 달라졌다고 하지만 과거 한국 이민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불법적인 일도 꽤 했고 특히 치안과 정권의 부패한 남미 지역은 더 심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아닙니다. 다만 밀수꾼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IMF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의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콜롬비아라는 나라 입장에서는 안 좋게 볼 수 있지만 영화가 갈수록 나아지는 콜롬비아의 상황을 그렸기에 촬영을 허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촬영되던 2019년에 콜롬비아가 '나르코스'라는 마약 카르텔 두목을 다룬 넷플 드라마가 대박이 나자 해외로케이션을 한 영화들에게 촬영 경비 30%를 돌려주는 후한 정책을 했고 이에 한국 촬영팀이 콜롬비아에서 80% 이상을 촬영할 수 있었기에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한 밀수꾼들의 이야기를 담은 듯합니다. 

영화 보고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국희는 IMF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문을 닫자 국희 집안은 짐을 챙겨서 콜롬비아로 이민을 옵니다. 이곳에는 박병장(권해효 분)이라는 아버지의 친구가 있고 이 박병장이 정착을 도와줄 것으로 보였습니다. 국희는 열심히 노력을 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박병장이 자신의 밑에서 속옷 밀수 장사를 하자고 제안을 하죠. 박병장은 세관 직원에게 뒷돈을 줘서 세관 몰래 여러 물건을 밀수를 합니다. 

영화 보고타

이 한인 사회에는 수영이라는 고대 출신으로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했었던 수영(이희준 분)이라는 젊은 피가 있습니다. 서열은 박병장이 더 높지만 수영이 세력을 키우면서 힘을 키우고 있습니다. 영화 <보고타>는 국희를 두고 박병장과 수영 사이의 밀당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올드하죠. 요즘 누가 이런 갱단 영화 같은 영화를 보고 싶어 하겠어요. 그것도 현재 시점이 아닌 20년 전 이야기인데요. 제가 보기에는 콜롬비아가 촬영 제작비 30%를 돌려주는 등 파격적 혜택이 있고 남미라는 한국 영화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나라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을 두고 기획한 영화로 밖에 안 느껴지네요. 차라리 콜롬비아가 커피 원두로 유명하고 커피 농장을 배경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영화에서 속옷과 더운 나라에서 패딩을 파는 설정이라서 밀수를 껴 넣은 듯하네요. 

 

바퀴벌레는 자신이 가는 방향이라도 아는데 보고타는 방향타가 고장 나다 

영화 보고타

라쿠카라차(바퀴벌레)처럼 밀수를 해서 먹고사는 한인 사회를 담는 자체도 그렇게 매력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누가 밀수범들의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다만 당시는 그렇게 밀수로 큰돈을 벌 수밖에 없었다는 당위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는 합니다. 다들 그렇게 뒷돈을 주고 물건을 밀수하니까요. 그러다 콜롬비아가 밀수금지법을 만드려고 하자 한인 사회는 발칵 뒤집힙니다. 

 

또한 이 밀수 카르텔이 깨지는 상황이 등장하는 위기가 찾아옵니다. 이런 과정에서 국희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영화가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보통 두 세력 사이에 낀 주인공이라면 한 세력을 버리고 다른 세력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영화 보고타

이게 없습니다. 마치 방향타가 고장 난 선박처럼 자기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도 왜 이동하는지도 모릅니다. 이러면 누가 주인공을 좋아할까요?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에 주인공이 매력적인지를 수시로 물어봐야 합니다. 관객은 주인공의 시선으로 영화가 보이는데 그 주인공인 악독 해도 당위성이 있어야 하죠. 더 큰 악을 행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닌 악당이라도 차악이 되어서 거악을 분쇄하는 걸 좋아합니다. 마블 영화 중에 다크 히어로들이 이런 캐릭터입니다. 

영화 보고타

그러나 국희는 이게 없습니다. 영화 <보고타>는 후반에 국희가 갑자기 <재벌집 막내아들>이 됩니다. 앞으로 합법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럼 무슨 대안이나 복안이 있어야죠. 특히 국희는 한인 사회의 리더가 되었고 그랬다면 리더십을 발휘해야죠. 폼만 잔뜩 잡고 능력은 없고 보다 보면 열불이 납니다. 이런 매력 일도 없는 캐릭터를 꾸역꾸역 끌고 가다가 또랑에 빠트립니다. 

영화 보고타영화 보고타
영화 보고타

그나마 볼만한 이유는 딱 하나 있는데 이희준입니다. 이 배우는 정말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고 앞으로는 더 큰 위치까지 올라갈 겁니다. 혼자 영화 전체를 이끌 정도로 엄청난 포스와 매력을 보여주네요. 선하면서 악하고 악한 듯하면서도 선한 이미지를 잘 보여주네요. 국희의 아버지로 나오는 김종수라는 배우도 추켜세워주고 싶네요. 

 

여기에 조현철, 박지환이라는 배우도 꽤 연기 잘하는데 역할이 너무 빈약한 것이 아쉽네요. 아무래도 이 영화가 2019년 제작된 영화라서 당시 두 배우의 인기가 낮을 때라서 그런가 봅니다. 

영화 보고타

반면 송중기는 작년 봄에 공개된 <로기완>도 그렇듯이 연기 톤이 한결같아요. 연기의 폭이 넓지 않고 그 연기도 잘한다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자기 옷 그러니까 귀족 집안 아들, 엄친아 캐릭터는 어울리는데 이런 밑바닥부터 일어서는 캐릭터는 어울리지 않네요. 후반에 깔끔하게 나오는 모습에 갑자기 <재벌집 막내아들>이라고 생각했네요. 

 

송중기가 이 영화 <보고타> 흥행 실패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 더 이슈가 되었죠. 그러나 그 뉴스 기사 댓글에 악플이 참 많았습니다. 인기 높은 배우이고 아시아권에서는 꽤 인지도 높은 송중기이고 해외에서도 드라마로 많이 알려졌지만 연기에 대한 각성이 아직 형성안 된 느낌입니다. 많은 배우들이 예를 들어서 김민희가 영화 <화차>로 각성을 했듯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영화나 드라마를 만나야 하는데 송중기는 아직 못 만난 느낌이네요. 

 

2012년 <늑대소년>만 해도 얼굴만 잘 생긴 배우가 아닌 연기도 잘하는 배우로 인식되었는데 지금까지 최고의 필모 영화가 <늑대소년>이라는 점이 현재의 송중기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네요. 그리고 그전에 <로기완>도 그렇고 영화 선택을 잘해야 할 듯합니다. 이러 시나리오는 출연 안 하는 게 나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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