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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설경 맛집 덕수궁의 눈 내리는 풍경

by 썬도그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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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풍경은 도시에서는 그렇게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튀기면 다 맛있고 모든 풍경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다 아름답습니다. 

덕수궁

정동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덕수궁 설경입니다. 하얀 눈을 뒤집어쓴 고궁의 전각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런 지붕이 있는 건물 중에 한옥 지붕이 참 예쁩니다. 반면 덕수궁 뒤에 있는 빌딩이나 현대 건축물은 볼품없습니다. 그리고 고궁이 예쁜 이유는 오래된 나무들이 참 많아요. 특히 소나무가 많아서 겨울에도 푸르게 빛이 납니다. 하얀 눈을 뒤집어쓴 전나무 소나무 참 보기 좋아요. 다만 너무 내리면 나무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덕수궁

덕수궁은 입장료가 1천원으로 저렴합니다. 모바일 교통카드로도 입장 가능해서 아주 편리하게 입장이 가능합니다. 

덕수궁

덕수궁 입장 후에 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연못이 있어요. 둥근 호안의 연못인데 가운데 인공섬도 있습니다. 창경궁 춘당지도 그렇고 고궁에는 가운데 인공섬들이 참 많아요. 다 한국식 정원이죠. 

덕수궁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노출을 1스톱 올려놓고 촬영하는 게 좋아요. AI 시대에도 노출시스템은 평균값을 찾아가는 구닥다리 노출계라서 우리가 적응해야 해요. 하얀색이 많다 보니 그에 맞게 노출을 맞추면 얼마나 좋아요. 카메라는 멍청해서 그냥 평균적인 피사체겠지 하고 자기가 강제로 노출을 맞춰요. 

 

그래서 검은색이 가득하거나 하얀색이 가득한 사진은 적정 노출로 찍으면 회색으로 담겨요. 뭐 저 같은 경우는 RAW 파일로 찍고 후보정에서 조절해요. 어차피 촬영한 사진 바로 SNS에 올리지 않으니까요. 그럴 거면 그냥 스마트폰으로 찍고 말죠. 

덕수궁

중화전입니다. 2층 짜리인데 화재로 전소되고 다시 만들 때 1층으로 만듭니다. 여기 덕수궁은 고종이 애용하던 궁으로 예전 이름은 경운궁입니다. 외국인들이 경복궁을 많이 가는데 거긴 너무 커요. 다 돌아보기 쉽지 않죠. 여기 덕수궁은 많이 쪼개지고 사라져서 작아졌습니다. 

덕수궁 설경

작지만 볼 거리는 많아요. 

덕수궁 설경

처마 밑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재미가 고궁의 재미죠. 눈 내릴 때는 고궁 가보세요. 아주 좋아요. 

덕수궁 설경

다른 계절에는 몰랐는데 정관헌 근처에 소나무가 엄청 많네요. 

덕수궁 설경

눈 내리는 사진 잘 찍는 방법 중 하나가 셔터스피드입니다. 위 사진은 셔터스피드가 1/60초로 눈이 찍찍 선으로 그은 것처럼 나옵니다. 눈이 멈춘듯한 사진은 최소 1/250초 이상으로 올려야 눈이 멈춘 사진으로 담겨요. 배경은 어두운 계열이어야 하얀 눈이 잘 보입니다. 그러나 함박눈이 아니면 눈송이가 크게 담기지 않아요. 

덕수궁 설경

이럴 때는 플래시를 팡하고 강제 발광 시키면 이렇게 카메라 앞을 지나는 눈송이가 플래시 빛을 맞고 크게 담깁니다. 풀프 미러리스는 내장 플래시가 없지만 크롭 미러리스는 대부분 내장 플래시가 있어요. 이걸 이용해 보세요. 

덕수궁 설경

2층 전각인 석어당은 조선 최고 못난 왕인 선조가 임진왜란 당시 빤스런을 했다가 돌아와보니 경복궁이 불타서 사라졌니다. 이에 덕수궁에서 머물렀는데 그 덕수궁 전각 중에 석어당에서 주로 머물렀습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전각입니다. 

 

2층 목조 건물이자 단청이 없습니다. 단청이 없는 전각은 사무 공간으로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선조가 죽은 건물이기도 합니다. 선조는 참 못난 왕으로 역사책을 읽다 보면 인조와 선조가 참 못나고 못난 왕으로 기록됩니다. 광해군이 인조반정이라는 쿠데타로 끌려 와서 인목대비 앞에 엎드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덕수궁 설경

인목대비는 선조의 마지막 중전인데 이 인목대비의 아들인 영창대군을 광해군이 죽입니다. 직접적으로 제거한 건 아니고 아랫것들을 시켜서 죽입니다. 이유는 왕위 계승 때문이죠. 선조가 광해군을 그렇게 싫어 했습니다. 정실부인 사이에서 낳은 자식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시기심과 질투심이 강했던 선조는 임진왜란 당시 자신 보다 광해군을 더 따르는 백성의 모습에 뻑이 쳤을 겁니다. 

덕수궁 설경덕수궁 설경

그러다 인목대비라는 젊은 중전을 들이고 영창대군이 태어나자 우쭈쭈하는 도를 넘어섰습니다. 세자 책봉하고 왕의 계승 서열 1위인 자신을 거들떠도 안 보고 영창대군만 애지중지하니 광해군이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 선조가 죽자 바로 영창대군을 죽이고 인목대비를 폐위시킵니다. 선조가 죽은 전각인 석어당은 인목대비가 머무는 전각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조선시대 가장 어두운 역사를 지닌 시기가 참 못난 왕이 연달아 나오면서 점점 국력이 쇠하게 됩니다. 

덕수궁 설경

정관헌입니다.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섞여 있는데 러시아 건축가 사비친이 만든 정자입니다. 여기서 차를 마시고 외부 손님과 차를 마셨다고 합니다. 고종은 커피를 좋아했다고 하죠. 그런데 여기서 커피를 마셨다는 소리가 많은데 확인된 바는 없다고 해요. 그럼에도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대한민국 최초의 커피숍이라고 알려집니다. 

덕수궁 설경

한 때 여기를 개방했었는데 요즘은 막아 놓았어요. 행사 기간에만 개방하는 듯 하네요. 

덕수궁 설경

정관헌 뒤에는 예쁜 흙길이 있습니다. 

 

덕수궁 설경

산새소리가 엄청 들리더라고요. 고궁이 이래서 좋아요. 도심 한 가운데서 자연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요. 경복궁은 이런 게 없어요. 

덕수궁 설경

코로나 시국에 오픈한 돈덕정입니다. 이 건물도 사비친이 설계했다는 소리가 있네요. 덕수궁에서 각종 연회를 하던 공간으로 활용했는데 여기도 덕수궁 화재 때 사라졌던 곳입니다. 그러다 이걸 다시 복원해 놓았습니다. 지금 가보니 전시 휴게 공간으로 활용하던데 개방 초창기 때의 활력은 사라졌네요. 좋은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네요. 

덕수궁 설경

2층에는 휴게공간과 작은 도서실 같은 공간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큰 계획을 가지고 만든 곳이 아니다 보니 부실한 콘텐츠가 좀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덕수궁의 위용을 살짝 느낄 수 있네요. 한 때 인스타그램 성지로 유명했는데 발코니로 못 나가게 다 막아 놓았습니다. 

덕수궁 설경

석조전도 덕수궁만의 매력이죠. 조선이 나름 개화를 하려고 노력한 흔적인데 이거 짓느라고 돈 엄청 썼어요. 

덕수궁 설경

덕수궁에서 한 시간 이상 머물렀는데 참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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