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라는 젊은 작가는 촉망받는 작가입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소설로 수많은 나라에 소개가 되었던 작가이죠.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칭찬을 하더군요. 시간이 나면 한번 읽어 볼까 합니다. 미술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 감영하 작가가 사진 산문집을 냈습니다. 이 여행자 시리즈는 7권을 낸다고 하는데요 그 두 번째 책이 최근에 나왔습니다.
이 책은 그냥 도쿄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고른 책입니다. 그것도 유명 소설가가 도쿄를 어떻게 그릴까? 어떤 여행담을 들려줄까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제 기대와는 다르게 이 책은 여행담이 있는 책은 아닙니다.
간간히 여행담이 나오긴 하지만 주된 이야기는 작가 자신이 느낀 도쿄에 대한 느낌만 가득합니다. 소설가이다 보니 예리한 통찰력과 묘사력은 탁월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싱겁다고 할까요. 흥미로운 글이 별로 없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일본 맥주 다 맛봐서 행복하다 식의 너무 흥미가 없는 소재들만 가득합니다.
이 책은 여행서 보다는 사진집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원래 사진집인데 제가 여행서인줄 알고 꺼내든 게 문제일 수도 있겠군요.
김영하 작가는 롤라이35 카메라 두대를 들고 도쿄에 갑니다. 어떤 카메라를 가져갈까 고민을 하다가 골랐다고 하더군요.
7개의 도시의 여행사진집을 낼 계획인데 각 도시 방문할 때마다 각기 다른 카메라를 들고 갈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 카메라 참 작죠. 디카 아닙니다. 35mm필름카메라입니다. 이 책은 반 이상이 사진인데요. 작가 김영하가 직접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필카 특유의 뽀얀 숨결 같은 색감이 묘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이 목측 카메라는 오포 포커스 기능이 없습니다.
대충 감으로 뇌출계로 셔터속도와 조리개 크기를 선택하고 감으로 파인더를 피사체를 찍어야 합니다. 작가는 이 카메라 예찬을 펼칩니다. 그 예찬론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더군요. 아무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서 가장 자연스러운 포즈와 세상을 담을 수 있다는
예찬
소설가라면 문장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사진으로 승부해서 솔직히 당혹 스러웠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이 사진작가들 뺨치냐? 그건 아닌 듯합니다. 사진들은 그저 그렇고 글은 적고 좀 많이 실망스러운 책이었습니다.
다만 이 책의 초반에 나오는 마코토라는 수필인지 소설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더군요. 여자 주인공이 나온 것으로 봐서는 단편소설 갔더군요. 처음엔 단편소설집인가 했다니까요. 그러다 수십 장의 사진만 나올 때 당혹스러웠죠.
이 책의 정체가 뭘까? 결론을 내려다가 포기했습니다. 규정할 수 없는 게 이 책의 매력인 듯하네요.
다만 형식을 파괴했으면 뭔 메시지라도 던져줘야 할 텐데 별 느낌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마코토 이야기만 더 듣고 싶어 지더군요. 혹시 여행서나 도쿄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낮추고 접근하시면 의외로 좋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