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풍우가 다가오고 거센 바람은 자동차까지 날린다. 옆집 지붕은 하늘로 날아가고 전신주는 강풍에 쓰러진다.
이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폭풍우의 반대쪽으로 대피한다. 하지만 그 폭풍우 속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자들이다.
특히 카메라 기자들은 그 생생한 장면을 찍기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카메라라는 용기를 가지고 그 현장에 다가서려고 한다.
폭탄테러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폭발음이 들린 곳으로 본능적으로 뛰어가는 게 카메라 기자들이고 기자들이다.
책 포토저널리즘은 책 제목의 유치함과 단순함을 넘어서는 방대하고 세심하고 뼈와 살이 되는 글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국내 사진기자들에게 포토저널리즘이 있을까? 분명 있다. 하지만 그 수준이 매년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할 때가 있다.
국정홍보처도 없어진 마당에 정부의 시녀가 되어 정부의 보여주기 행사에 동원되어 준 공무원 같은 행동을 하는 철딱서니 없는 사진기자도 많고 스스로 주눅 들어 언론사 데스크에게 깨지기 싫어서 사진의 주관과 다른 사진들을 담기도 한다.
어차피 이런 사진찍으면 뭘 해 보수 언론이라 노출시켜주지도 않을 텐데라는 뇌까림의 반복도 있다.
나는 한국 포토저널리즘에는 정화의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유난히 많았던 나를 실망시켰던(사실 기대하는 것도 없지만) 한국 사진기자들의 철부지 같은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이 책 포토저널리즘을 꼭 읽혀주고 싶다.
이 책 포토저널리즘은 언론사의 사진의 종류, 취재방법, 예제 그리고 사진기자가 가지는 가장 큰 딜레마에서 작은 고민까지
거의 모든것을 담고 있다.
1994년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수단에서 케빈 카터라는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었는데 죽어가는 소녀 뒤에
죽기를 기다리는 독수리가 보이고 있다. 이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고 수단에 구호의 손길을 보내게 했다.
이 사진이 없었다면 세계인들이 수단에 관심을 가져 주었을까? 구호의 손길을 내림과 동시에 이 사진을 찍은 사진기자를 사람들은 손가락질했다. 아니 이렇게 한량스럽게 사진이나 찍고 있었냐. 그 시간에 독수리를 내 쫒고 아이를 살렸어야 한다고
손가락질했다. 그러나 이 사진을 찍은 후 케빈 카터는 소녀를 안고 구호센터에 가서 소녀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아줄 리 없는 사람들은 그에게 끊임없는 손가락질을 했고 결국 케빈 카터는 자살하고 만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 (저는 이게 진실 같습니다)이 있어 함께 올립니다.
케빈 카터는 사람들의 비난에 의해 자살을 선택한것이 아닌 여러 가지 복합적인(가난, 동료 기자의 죽음 등등) 이유로 자살했고 그걸 국내 언론(중앙일보기자)가 이상하게 포장하고 왜곡되어 수단 소녀가 죽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원문 글을 링크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28&aid=0000223135
한겨레 곽윤섭 기자의 글입니다.
사진기자들은 이런 딜레마가 있다. 피사체가 위험한 상황(자살, 재난사고)에 있을 때 먼저 도와줘야 하는가 아님 사진을 찍고 (이 상황을 세상에 알리고 똑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면서) 구해줄 것인가. 그건 상황마다 각자 판단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 포토저널리즘이란 책이 어느 정도 답을 내줄 줄 알았는데 두루뭉수리로 넘어가 버린다.
그리고 선문답같은 글귀 하나 던져준다. 유대인의 탈무드에 나오는 말로
내가 그들에게 해주길 원하는 것을 당신이 다른 누군가에게 해줘라.
나는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내가 그런 긴박한 상황일 때 어떤 행동을 할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그 상황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책은 취재원에 대한 접근방식, 경찰과 싸우지 말라는 등 잔소리에 가까운 소소한 글도 있고 정치인 사진, 픽쳐 사진 등 큰 분류별로 사진을 찍는 방법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기에 디지털 암실 작업도 약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내가 목말라했던 포토저널리즘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담고 있다.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소장해도 좋을 만큼 좋은 책이다.
사진기자가 꿈이거나 국내사진기자들중 개념이 없는 사진기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책은 사진기자들에게 이런 명징한 충고를 하고 있다
나는 명백히 미디어를 위해서 계획된 행사를 취재하라는 임무를 받게 될 때마다 사진기자에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그 행사 주최자의 의도된 각본대로 따르기보다는 오히려 그 행사의 의미를 기록하라고 요청한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사진편집자 브라이언 그릭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