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영화거장 35명의  작품을 2시간안에 볼수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그들 각자의 영화관입니다.
이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칸 영화제 60주년을 기념으로 만들어졌는데
35명의 감독에게 칸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질 자콥이 특명을 내립니다.

1. 극장을 소재로한 영화를 만들어라
2. 3분이내의 영화이어야 한다.

35명의 거장감독들은 그 미션에 충실히 따르며 작품을 냅니다
그 감독들의 3분짜리 작품을 묶어놓은게 바로 그들 각자의 영화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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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31편의 극장을 소재로한 영화입니다.  왜 35명인데 31작품이냐구요?
35명중 두작품이  형제감독이 만든 작품입니다. 그 유명한 코엔형제도 이 미션에 따릅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31작품만 상영합니다. 마이클치미노와 코엔형제가 자신의 작품을 상업적으로
쓰지 말라고해서 31작품만 상영했죠.

이런 좋은 기회를 노칠 내가 아닙니다.
영화는 조조로 관람하게 되었는데 집근처에서 상영하지 않아서  시내까지 나가야 했습니다.
영화는 9시50분에 시작하는데 10시 10분쯤 극장에 도착했습니다.
극장표를 끊고 극장안에 들어가기 전에 사정 이야기를 했습니다.앞부분을 못봤는데 다음 회떄 20분정도
더 보다 나가겠다고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시더군요. 감사합니다.

어두운 극장안에 들어갔더니  스크린에 또 다른 극장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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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안은 손님이 없었습니다.

영화속 풍경이 저와 비슷하더군요.  눈이 어둠에 적응되고 주위를 둘러보니 관객이 저 혼자가 아닌
다른 한분이 계시더군요.  이 영화의 미덕중 하나는 아무떄나 들어가서 봐도 된다는 것입니다.
3분짜리 옴니버스 영화이다보니  줄거리가 이어지는것도 없고  3분단위로 끊어지기 때문에
아무때나 입장해도 됩니다. 그리고 못본 부분은 다음회때 봐도 되구요.  매진이 되면 문제가 되겠지만
관객들이 많이 찾는 영화가 아닌 더구나 예술영화 감독들의 영화라 매진 될리가 없습니다. ^^

“왜 우린 모든 걸 크게만 하려는지, 작게도 잘 못하면서…”라는 짐 해리슨의 격언이 깔리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정말 영화는 작은 영화입니다. 여기서 작다는것은 감동이 작다는게 아니고
3분이란 시간이 작음을 뜻합니다.

또 하나의 미덕은 영화 31편이 지루한것도 있구 재미있는것도 있는데 지루하고 무슨 내용인지 모를
에피소드는 그냥 가볍게 넘기고  멋진 3분을 기다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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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의 감독의 출발점에 주옥같은 작품은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이 눈에 뜨입니다.
극장안에 두명의 관객은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속에서 낄낄대고 봤습니다.  어느 농부가 허름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내용인데  기타노 다케시가 자신의 작품인 키즈리턴은 직접 영사기로 돌려줍니다. 
역시 기타노 다케시 ^^

떄론 심오한 영화도 있구  연극같은  작품도 있습니다.
또한 가슴을 울리는 영화도 있구요. 3분짜리 영화가 2시간짜리 장편보다 더 크게 울림을 주는 작품들은
역시 이름값을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기억에 남는 영화로는  기타노 다케시 작품과 3분안에 영화 3편을 보여준 놀라운 실험정신의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작품,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애나라는 작품은 멍해지더군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라는 감독을 알게된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두 떠벌이
청년이 나와 3분동안 토속적인 랩을 하는 깐느에서 8,944km 떨어진 마을이란 작품은 일상과 유머를
아주 적절하게 섞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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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봐도 웃음이 나오네요, 장예모의 감독의 에피소드는 어렸을적 봤던 야외상영의 즐거움과 추억을
잘 담았습니다. 거장은 역시 거장인가봐요. 여전히 그의 솜씨는 녹슬지 않았네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만든 빔 벤더스 감독의 사회성 짙은 그러나 영화가 사람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영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려주는 콩고의 모습을 그린 에피소드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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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로치 감독의 영화에 대한 조롱과 시니컬한 시선도 아주 좋더군요.

그럼 그 31개의 작품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뭐가 될까요?
이 영화 보신분들은  대부분 이 작품을 꼽을것 입니다.

바로 로만폴란스키의  에로영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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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분짜리 보고 극장안에 있던 두 사람은 얼마나 깔깔대고 웃었는지  ㅎㅎㅎ  80년대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같기는 한데 직접 보면 박장대소 할것입니다.

31작품 모두가 주옥같지는 않습니다. 또한 극장을 소재로 하다보니 극장안에서 극장을 보는 느낌이
들면서 묘한 기분도 들지만 31작품이 그러다 보니 극장모습이 나중에 약간은 지겹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좋아하시고 사랑하시고 또한 극장에 관한 추억이 많은 영화팬이라면  걸리적거리진 않을것
입니다.   극장에서 일어날수 있는 모든일들이  이 영화에서 나오니까요. 하짐나 몇몇 작품은 너무 대충만든것은
아닌가 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 길을 만든 페데르코 펠리니 감독에 헌정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영화에 관한 애정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스스로에 대한 찬사가 담뿍 담겨있습니다. 이 감독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않고 성장했다면 우린 그들이 많은 하늘의 별과 같은 반짝이는 영화를 만날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화광이라면 놓치면 안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께요
3분짜리 영화 하나보시고  만든 감독이름 맞추기를 해보세요.몇개나 맞추는지 적어보세요.
내가 모르는감독들을 빼고  3분짜리 영화가 보시고 정답은 영화끝나고 감독이름이 나옵니다.
보면서 왕가위 감독 역시~~ 철저하게 카메라 미학으로 그렸네. 역시 장예모 특히  거대한 가위가 나오는
작품은 이거 데이빗린치밖에 못해~~ 라고 생각하면서 보다가 그 이름이 올라오니  혼자 속으로 박수쳤던
모습도 있었습니다. 

영화는 끝나고 쉬는시간동안 극장안을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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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쥐가 나오는 극장은 아니죠. 아주 푸근한 쇼파에 앞에 앉은 큰 머리의 관객 걱정 안해도 되구요. 음료수를
놓을수 있는 컵홀더도 있습니다.  그런데 매진이라고 없던(동시상영관은 지정좌석제가 아니였음)
예전 동시상연관에서 보던 극장주가 알아서 짤라버린 영화들이 더 그리워질까요? 
동시상영관에서 봤던 시네마천국의 토토를 보고서 영화감독을 꿈꾸던 내 꿈도 살짝드리우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시네마천국의 마지막 장면인 토토처럼  큰 스크린 앞에서 나혼자 웃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늦게 도착해 못본 나머지 20분은 2회떄 이어서 보고 2회관객들의 영화감상의 흥을 깨지않게
살며시 나왔습니다.

영화, 극장은 나에게 무엇일까?  극장앞에 커다란 간판만봐도 설레였던 시절과
허름한 3류동시상영관 그리고 친구와 먹던 음료수들  영화한편 보고와서 동네에서 영화에 대한 내용을
스토리텔러가 되어 안본 아이들 앞에서 약간은 과장된 언어와 몸짓으로 변사처럼 말하던 모습
그 모든것이 그리워지네요.  나에게 극장이란 꿈이자 나를 잊게 해주는 순간이자  세상과의 분리된시간을
제공해주던 곳입니다.  2시간짜리 롤러코스트를 타게 하기도 하다가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게 했던 영화들

그 영화를 만드는 세상의 모든 감독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글을 접습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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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lphion.net BlogIcon sylphion 2008.05.28 0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정말로 대전에서 일부러 서울까지 올라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언급하신 애나가 제 기억이 맞다면 첸 카이거 감독과 같은 소재를 다루었던 그 영화를 말씀하는 건가요?
    저는 이 두 감독이 같은 소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도 무척 놀랐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의 옛날 작품인 현 위의 인생과도 연관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polelate BlogIcon Arti 2008.06.08 2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개인적으로 '애나' 강추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 중 담배 피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기에
    극장안에서 담배 피고 싶어지는 영화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