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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맑음에서 주인공인 사진작가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담다가 어느 아줌마가 소리치는 바람에
몰카찍다가 걸린것마냥 도망을 칩니다. 사실 몰카긴 몰카죠. 몰래 찍었으니까요.
대부분의 스트리트 사진작가들이 그런식으로 작업을 합니다. 요즘은 초상권이라는 개념이 확실해져서
허락을 받거나 사진을 찍은후 허락을 받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허락을 하고 사진을 찎으면
좋은 사진이 나오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피사체인 인물이 카메라를 알게모르게 의식하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은후에 상업적으로나 자신의 작품으로 쓸떄는 초상권떄문이라도 허락을 맡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모든 사진작가가 사진속에 우연히 찍힌 사람들까지
허락을 맡지는 않습니다. 사진작가 방병상씨는 자신의 전시회 중간에 사진전을 보러온 사진속 모델의
이웃사람에게 발견되어 사진속 모델인 일가족이 전시회장에 와서 사진을 팔라고 한 일화도 있습니다.
저도 틈나는 대로 스트리스 사진작가 흉내를 냅니다.
몇년전에 사람의 인적이 드문 새벽에 삼청동과 가회동에 가서 사진 촬영을 했었습니다.
어느 아주머니꼐서는 사진찍는 나를 보시더니 저 위에 가면 전망이 좋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연식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아침이라 사람들 깨지 않을 정도로요.
정말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런 덕담 한마디가 사진찍는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내려오면서 창덕궁쪽으로 내려오는데 어느집앞마당 텃밭을 찍고있던 나를 발견한 할어버지꼐서는
사진찍으러 왔나보네. 하시더군요. 네 할아버지, 여기 사진찍을게 많긴 많지, 그래 많이 찍고 가게 하시더군요.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런 덕담을 던지기 힘듭니다. 그래서 틈나는대로 삼청동과 가회동에 갑니다.
그런데 몇일전에 신림동 골목탐험을 하다가 멋진 벽화들이 있더군요.
공공미술인데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서 하는듯 합니다.
그 벽화를 찍는데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더군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세대가 변하고 흙땅이 아스팔트로 시멘트 바닥으로 바뀌어도 놀이는 변하지 않는구나
연신 감탄해 하면서 사진을 멀리서 찍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나를 계속 쳐다보더군요.
그냥 무시하고 찍고 있었는데 왜 찍냐구 화난듯한 목소리로 묻더군요. 아이들이 귀여워서요.
라고 말하면서 카메라를 꺼버렸습니다. 평소에 인물사진 잘 안찍는데 간만에 정겨워서 카메라를 들이 되었다가 한소리 들어버렸네요. 그 소리듣고 생각해보니 아이를 찍고있는 내모습 거기에 그날은 모자까지 쓰고
나가서 영락없이 오해받을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어린이 유괴사건떄문에 사람들이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듯 합니다.
카메라 끄고 긴 한숨을 쉬었습니다. 예전에는 카메라를 거리를 찍거나 골목을 찍고 있으면
사진작가신가보네요? 라고 덕담을 하던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취미로 찍는거예요 라고 말하면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카메라를 들면 바로 손사래를 치면서 달려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을 찍는것도 아니고 건물만 찍어도 경비원들이 나옵니다. 낙원동에서 낙원상가 푯말 찍다가
경비아저씨에게 찍지말라는 소리도 듣고요. 고급아파트는 아예 들어가지도 안습니다. 카메라 메고 고급 아파트
들어가면 경비가 붙습니다. ㅠ.ㅠ
화단사진도 못 찍는 고급아파트 인심
위의 글이 거짓말이 아닙니다. 저도 당해봤습니다. 아파트 앞에서 지나가는 기차 찍고 있으면 뭔데 여기서
사진찍냐고 하는 분들 많습니다. 뭐 자기 직업이기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지만 솔직히 야박합니다.
인도같은곳에 가면 카메라 가지고 있으면 자기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인화를 해주지 않아도) 인도에 비교할것은 아니지만 저 어렸을떄도 카메라 메고 사진찍으로 다니는
사진작가인지 취미가인지는 모르곘지만 그 분 따라다니면서 자기 찍어달라고 하던 친구들이 생각이 나네요.
하도 세상이 뒤숭숭하고 험해서 그런것이겠지만요. 점점 사진찍기 힘들어지네요.
여러분들도 출사나갈때 특히 혼자 나갈떄는 모자는 쓰지마세요. 모자쓰고 사진찍으면 무슨 흥신소에서
나와서 사진찍는줄 아나보더라구요. 다시 열씨미 초상권없는 건물이나 풍경이나 찍으러 다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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