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세계적인 메가시티이지만 이렇다 할 축제가 없습니다. 서울시가 여러 축제를 하는 것 같지만 흥미를 끄는 축제는 없네요. 서울 거리예술제가 있지만 안산 거리 축제가 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더 인기가 없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입니다. 딱 1번 전체적인 전시회를 구경해 봤는데 건축학도들만 좋아할 만한 전시회라서 좀 보다 지루해서 안 봤습니다. 왜 이런데 세금을 낭비하나 할 정도로 별로였어요.
그러나 4회인 올해에는 좀 더 규모가 커졌습니다.
제 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진행되는 송현공원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장장 2개월의 대여정을 펼칩니다. 이번에는 실내가 아닌 실외 전시회도 있네요. 이번 전시회의 문장은 '땅의 도시 땅의 건축'입니다. 주요 볼거리는 '열린 송현 녹지광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100년 후 서울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네요.
송현공원을 지나다가 우연히 봤습니다. 송현공원은 대한항공 부지였다가 개발이 무산되자 서울시가 이 땅을 받고 다른 땅을 제공해서 교환을 했습니다.
송현공원은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큰 나대지로 다양한 행사 및 꽃밭을 꾸며서 사진 명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대와 달리 제대로 활용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그냥 허허벌판이라서 여름에는 비도 햇빛도 햇볕도 피할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머무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그나마 선선한 가을에 행사가 많고 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행사도 여기를 정했네요.
가을에 피는 꽃씨를 뿌려서 이제 막 꽃들이 올라오고 있네요. 그런데 비둘기들이 만찬을 즐기네요.
600년간 서울은 한국의 중심이었고 앞으로 중심일 겁니다. 서울은 정말 거대해지고 비대해졌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확장 성장한 도시라서 다시 자연과 현대의 만남을 주선하는 전시회인듯 하네요.
다양한 조형물이 막 설치되고 있네요. 제가 갔을 때는 설치 중이라서 완성작은 아니였어요. 그럼에도 이렇게 독특한 공간들을 많이 마련해 놓았네요.
안국빌딩 옆으로 인사동과 서울공예박물관이 있습니다. 문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저 멀리 거대한 철제 구조물도 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행사 조형물로 지난 6월에도 있었습니다. 올라가 봤는데 그냥 계단으로 된 전망대입니다. 비둘기들이 열심히 꽃씨 먹고 있네요.
매표소인가요? 뭔가 있네요. 아마 안내소 같네요.
위 조형물은 빗방울을 형상화 한 조형물이라고 해요. 저 뒤에 있는 작은 동산 같은 잔디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서 만든 공간입니다.
이런 공간이 있으면 참 좋은데 신기하게도 한국 잔디는 연약한 건지 사람이 좀 밟고 다니면 다 죽더라고요. 강수량과 연교차가 심한 날씨라서 잔디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독특한 공간이네요.
이 공간을 보니 차라리 조각 전시회를 해도 좋을 듯해요.
참 보기 드문 풍경이네요. 서울에서 이런 풍경을 만들다니 다만 이 전시회 컨셉이 자연과 도시와 뭐 그런 것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잔디가 여물지 못해서인지 인위적으로 느껴지네요. 이번 전시회 말고 이 공간 그냥 둬서 공연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푸른 잔디에서 일광욕하고 하늘보고 참 좋죠. 서울에서 이렇게 큰 하늘 볼 공간이 많지 않죠. 다만 요즘 살인 진드기 때문에 잔디에 가기 싫어요.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가장 독특한 공간은 기왓장을 형상화 한 이 공간입니다.
마치 한옥 석가래 밑에 있는 빛이 잘 드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네요.
가운데에서 하늘을 볼 수 있고요.
나와보니 경복궁 서쪽 한옥이 많은 동네 골목이 보이고 저 멀리 삼각형 조형물이 있네요.
조형물마다 이름이 있긴 한데 자세히는 안 봤습니다.
이걸 보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아닌 조각전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도시건축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정체 모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지만 그냥 거대한 조형물의 공간으로는 보기 좋네요. 차라리 야외 조각전을 여기서 하거나 매년 조각 공모전을 하던데 여기서 하면 되겠네요. 전체적으로 공간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송현공원. 그나마 가을이 가장 밝고 볼거리가 많은 계절입니다.
송현공원 뒤에는 이런 예쁜 골목이 있는데 이 길을 쭉 따라 가면 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