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3 언팩 행사가 한국 시간으로 2월 2일 새벽 3시에 개최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 잠든 시간에 해외에서 행사를 했네요. 어차피 한국 시장 홀대해도 한국 사람들이 잘 사주니까 한국 눈치 안 보고 새벽 3시에 하는 것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큰 시장이 깨어 있을 때 하는 게 좋긴 하죠.
갤럭시 S22의 처참한 판매에 이를 간 갤럭시 S23
아직도 갤럭시 S 시리즈가 아이폰 시리즈와 경쟁을 하고 있다고 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숫자로 보여드리죠. 갤럭시 S22 시리즈는 S21보다 낮은 10개월 누적 판매량이 2천207만 대입니다. S21이 2,242만 대였는데 좀 더 낮습니다. 반면 아이폰 14 시리즈는 단 3개월 누적 판매량이 무려 4,100만 대입니다. 이것도 세계적인 경제 하강의 흐름으로 아이폰 13 보다 7% 하락한 결과입니다.
2022년 10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입니다. 애플이 1,2,3위를 차지하고 4위가 삼성 갤럭시 Z 플립4입니다. 갤럭시 S22는 2월에 출시했으니 출시 버프가 빠져서 순위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갤럭시 S 시리즈는 예전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갤럭시 S22는 GOS 발열 이슈가 터지면서 인기가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GOS 기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어야 하는데 세계적인 벤치마크 서비스에서 GOS 이슈틀 터트리면서 악재가 되었죠.
가격과 성능을 올리고 아이폰과 멱살 잡이하려고 나온 갤럭시 S23
가격이 올랐습니다. 갤럭시 S23은 115만 5천원, S23 플러스는 135만 3천 원, S23 울트라는 무려 159만 9,400원으로 S22보다 15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아이폰 14 프로가 155만 원이고 아이폰 14 프로 맥스가 175만 원이니 아이폰 14 프로 가격과 비슷합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가 아이폰과 성능 경쟁이 되지 않자 원가가 저렴한 부품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낮춰서 아이폰과의 정면승부를 피했습니다. 요즘 안드로이드폰들은 아이폰 성능에 발리고 있습니다. 게임하려고 안드로이드폰 사용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죠. 사진 때문에 아이폰 쓴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게임하려고 아이폰 쓴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이폰이 자체 AP를 만들면서 스마트폰 성능 왕자가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갤럭시 S 시리즈는 아이폰의 하위 레벨 스마트폰으로 인식되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게 다 자체 O/S도 없고 AP를 만들긴 하지만 엑시노스가 죽을 쑤면서 퀄컴 바지만 잡고 가야 하는 삼성전자의 아쉬운 현실이죠. 삼성전자가 아이폰과 멱살을 잡고 싶어도 퀄컴 AP 성능이 떨어지고 발열도 문제가 되어서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게 GOS라는 게임 같은 무거운 앱을 돌릴 때 성능 제한을 걸어서 발열을 억제하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퀄컴이 스냅드래곤 8 Gen2라는 AP가 싱글코어는 애플 A15 Bionic보다 싱글코어 점수는 떨어지지만 멀티코어가 5,249점으로 애플 AP의 4,711점 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이 점이 무척 고무적인 모습으로 다시 아이폰과 비슷한 성능의 AP가 나오면서 화색이 돋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삼성전자는 아픈 손가락이 있습니다.
스냅드래곤 8 Gen1을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했다가 발열 문제에 빡인 퀄컴이 스냅드래곤 8 Gen2를 대만 TSMC에서 생산합니다. 공교롭게도 TSMC로 옮기자 효율이 60%나 좋아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도 망해가고 삼성 파운드리도 업력이 짧아서인지 수율도 낮고 발열 이슈도 터졌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삼성 파운드리 개편을 한다고 하는데 타도 TSMC 외쳤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싸울만한 보검인 퀄컴 스냅드래곤 G2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아이폰과 성능으로 승부하기 위해서 최상의 부품을 사용하고 동시에 가격도 올리면서 정면 승부를 선택했고 그게 바로 갤럭시 S23입니다.
리들리 스콧과 나홍진 감독을 앞세운 갤럭시 S23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 강조
갤럭시 S23 언팩행사를 보면서 작년과 달라진 점이 몇 개 보이네요. 먼저 아이폰 14를 의식해서인지 동영상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리들리 스콧' 감독과 '나홍진' 감독이 출연해서 각각 갤럭시 S23 울트라로 촬영한 단편 영화 제작기를 소개했습니다. 애플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한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에서 영향을 받았나요?
삼성전자는 뭐든 잘 따라 하기에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입니다.
광화문 애플 스토어에 가서 아이폰14 프로 맥스를 만져봤는데 정말 잘 만들었더라고요. 시네마틱 기능은 얼굴 인식을 넘어서 고개를 돌려서 정면을 본 사람에게 초점을 이동하는 흥미로운 기능도 넣었습니다. 이게 편의죠. 이런 기능 하나하나가 아이폰을 찾게 합니다. 그럼 갤럭시 S23 울트라는 어떤 카메라와 기능이 들어갔을까요?
갤럭시 S23 울트라 카메라 스펙과 성능
카메라 특화폰이자 성능이 가장 좋은 갤럭시 S23 울트라의 스펙을 보면
후면 카메라가 3개 달려 있습니다.
- 2억 화소의 광각 메인 카메라 F1.7 OIS 탑재
- 1200만 화소 초광각 F2.2
- 1000만 화소 3대 줌 F2.4 OIS
- 1000만 화소 10배 줌 F4.9 OIS
- 레이저 AF
- 전면 카메라 1200만 듀얼픽셀 AF F2.2
가 들어갔습니다.
동영상 기능이 더 좋아졌네요. 갤럭시 S23은 비디오 슈퍼 HDR 기능으로 밝은 곳과 어두운 명부와 암부를 살릴 수 있는 HDR 촬영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12비트 DR(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합니다.
HDR는 실시간으로 AP가 데이터를 처리해줘야 하는데 성능이 좋아지면서 4K 슈퍼 HDR도 지원하네요. 그것도 4K 60 fps도 지원합니다. 대단하네요.
또한 8K 30fps도 지원합니다. 물론 8K로 촬영할 일은 많지 않지만 데이터량이 많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어서 나쁠 건 없죠.
갤럭시 S23 울트라는 2억 화소의 메인 카메라가 장착되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아이소셀 HP2 이미지센서가 들어갔습니다. 카메라 잘 모르는 분들이 화소수가 높으면 화질도 좋다고 착각하시는데 아닙니다. 화소수가 높은 건 줌을 해서 확대해도 안 깨지고 해상력이 좋지 화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관은 좀 있죠.
따라서 2억 화소라고 해서 카메라 성능이 좋다고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1200만 화소 아이폰 카메라들이 삼성전자의 5천만 화소 카메라보다 성능 비교에서 더 좋다고 나옵니다. 2억 화소의 장점은 풍경 사진을 촬영하고 디지털 줌이라고 하는 확대를 해도 깨지지 않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고화소는 사진 1장당 용량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따라서 필요할 때만 2억 화소로 촬영하고 그냥 평범한 기록 사진은 1200만 화소면 충분합니다. 갤럭시 S23은 어댑티브 픽셀(Adaptive Pixel)이라는 기능이 들어가서 촬영 환경에 따라서 2억화소, 5천만 화소, 1200만 화소로 자동 전환됩니다.
예를 들어서 야간에는 화소수 높은 사진보다 저노이즈 사진을 원하는데 야간이나 실내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는 이미지픽셀들을 뭉쳐서 하나로 만드는 픽셀 비닝 기술을 이용해서 화소수는 1600만으로 낮아지지만 빛을 받는 면적을 늘려서 집광력을 올려서 노이즈를 줄여줍니다.
저 노이즈에 진심을 보이는 갤럭시 S 시리즈이고 이 기술은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이미 전작들에서 선보였던 나이토그래피 기술이 이 기술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갤럭시 S23의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AF 기술
가장 흥미로운 기능 중 하는 AF 기술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래전부터 위상차 AF 계열인 듀얼픽셀 COMS AF 기술을 이용했습니다. 캐논과 같은 방식으로 이미지센서의 픽셀을 AF센서로 활용합니다. 2개의 포토다이오드의 위치 차이를 이용해서 삼각 측량을 하듯 피사체와의 거리를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냅니다.
듀얼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접한 2개의 픽셀(포토 다이오드)의 거리 차이를 이용한 AF를 넘어서 무려 4개의 픽셀을 이용해서 AF를 잡습니다.
이렇게 좌우는 물론 위아래까지 이용하면 전후좌우오 움직이는 피사체를 보다 빠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이걸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이라고 명명했네요.
카메라 어시스턴트 기능도 있어서 보다 편리하게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GIF 움짤들은 해상도가 낮죠. 그런데 고해상도 움짤도 만들 수 있게 되었네요. 이게 다 AI 연산처리를 전잠하는 NPU 성능이 점점 좋아져서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다 보니 기존 소니, 니콘, 캐논 카메라가 할 수 없는 작업을 스마트폰에서 톡 쳐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신기한 기능은 별의 일주를 담을 수 있는 아스트로 하이퍼랩스입니다. 사진 기능은 아니고 동영상 기능입니다. 얼마나 잘 나올 지 궁금하네요.
익스퍼트 RAW 기능도 눈여겨 볼만한 기능들이 있네요.
별의 일주 하이퍼랩스 영상은 물론 정지된 별의 모습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폰카로 이게 가능할까 하지만 폰카는 강력한 NPU 기능이 있어서 앞으로는 카메라로 구현하기 어려운 기능까지 척척 만들어낼 겁니다.
몇 년 후에는 짐벌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점점 OIS라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이 좋아지면 짐벌 못지않은 흔들림 없는 영상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고요.
전작보다 화각이 2배더 넓어진 광학 손떨방이 들어갔네요.
화질은 당연히 미러리스나 DSLR이 더 좋습니다. 이미지센서가 크면 화질이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마트폰은 크기가 두께 무게 원가 등등으로 1인치 이상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신 NPU라는 AI 전용 칩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후보정하는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 이는 카메라들이 할 수 없는 기능입니다.
여기에 AI ISP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보정을 하고 노이즈와 피사체 감지를 통해서 배경을 디지털 기능으로 흐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능 하나하나가 카메라들을 위협하는 기능입니다. 물론 프로들은 이런 기능 들어가도 카메라 사용하지만요.
전면 카메라도 변화가 있습니다. 전면카메라도 AF가 빠른 듀얼픽셀 CMOS AF가 들어갔고 AI 물체 인식 엔진이 들어가서 인물의 눈썹, 피부, 머리카락을 구분해서 보다 매끈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을지로에서 촬영한 사진이네요. 그런데 너무 떡보정 느낌이 나네요. 이번 갤럭시 S23 언팩 행사에서 눈에 들어온 것이 을지로 배경의 샘플 영상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언팩 행사 하면서 외국인 모델을 활용해서 영상 촬영을 하고 사진 샘플을 소개했는데 한글이 선명한 을지로를 택했네요. 국가를 숨겼던 관행을 지웠네요.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이고자 외국인 모델만 이용했는데 그 사이에 한류 파워가 거세지자 한글을 대놓고 넣고 한국인 모델들을 전 세계에 보여줬네요.
갤럭시 S 하면 광학 10배 줌이죠. 달 표면의 음영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지닌 스마트폰, 매일 매일이 월식이나 보름달이 뜨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갤럭시 S23 카메라는 성능이 아주 좋네요. 문제는 아이폰 14 프로보다 사진 결과물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받을지는 모르겠네요. 하드웨어 스펙이 좋아도 사진 결과물을 튜닝하는 사진 및 영상 처리 능력이 애플보다 떨어졌던 삼성이라서 기대는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갤럭시 S 시리즈가 주목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다시 아이폰과 정면 대결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