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의 대기업 회장들이 지금 다보스포럼에 가 있죠.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회장들과 대통령이 함께 하다 보니 한국 언론 기자들도 참 많이 따라갔습니다. 이 중에서 화제가 된 뉴스 중에 눈에 띄는 게 있었습니다.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뼈 있는 농담이라면서 "내 사진 찍는데 다 캐논 카메라"라는 뉴스가 올라오네요. 이게 뭔소리인가 들어봤습니다.
다보스포럼 이전에 대통령과 경제인들 함께 간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 한 일화를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이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어"
"동영상이 안 돼서 다 캐논만 쓴대"
이게 무슨 소리죠? 몇 번을 돌려보고 다른 영상을 보니 취재진들의 카메라가 다 캐논과 소니더라는 말이더라고요.
별 내용은 아니죠. 요즘 카메라 시장 2강은 소니, 캐논입니다. 니콘은 쩌리 신세가 되었습니다. 니콘의 Z9는 프레스 카메라로 인기가 높고 주문을 해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니콘의 다른 풀프 미러리스와 크롭 미러리스는 인기가 없습니다. 실제로 니콘은 카메라 시장 점유율 3위로 밀렸고 시장 점유율 하락은 2022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니콘 카메라의 인기 없음은 니콘이 자초한 것도 있습니다. 니콘은 사진 품질은 아주 뛰어나지만 동영상 AF가 느리고 동영상 기능이 캐논, 소니보다 못해서 점점 더 인기가 없습니다. 게다가 쓸만한 렌즈와 저렴한 렌즈를 많이 내놓아야 하는데 렌즈도 적고 가격도 비쌉니다. 니콘 DSLR 유저들을 끌어 들어야 하는데 워낙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안착하다 못하다 보니 점점 시장점유율이 내려가고 있네요.
현재 카메라 시장 1위는 캐논, 2위는 소니입니다. 그런데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바디도 렌즈도 저렴하고 동영상 성능이 아주 뛰어나서 점점 인기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보시면 니콘의 하락분을 소니가 먹어치우고 있고 캐논이 EOS M 시리즈 단종으로 인한 반감과 렌즈 가격들이 엄청 비싸고 서드파티 렌즈 허용을 하지 않아서 인기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니의 상승세가 매섭습니다. 5년 후에는 소니가 1위, 캐논이 2위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서 다시 이재용 회장의 말을 되집어 보면 의문이 드는 것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왜 캐논만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동영상이 안 돼서 다 캐논만 쓴대"라는 말이 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캐논은 동영상이 되고 소니나 니콘은 동영상이 안 되나요? 아니죠. 동영상은 다 됩니다. 동영상 안 되는 요즘 프레스 카메라가 어디 있어요.
그럼 이게 무슨 소리냐. 캐논 카메라가 동영상 촬영이 좋아서 캐논을 쓴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캐논 카메라의 인기 이유는 쉬운 조작법, 터치 메뉴와 사용자 편의성이 엄청 좋다는 점, 인물 색감이 가장 좋고 AF가 아주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영상 기능이나 결과물만 놓고 보면 소니입니다.
동영상 촬영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AF와 화질입니다. 이중에서도 단연코 AF가 큰 역할을 합니다. 사진이나 AF가 좀 느려도 사진 촬영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동영상은 모든 걸 담기에 AF가 빨라야 합니다. 와리가리라고 하는 렌즈가 초점 맞추기 위해서 워블링 현상 뜨면 미칩니다. 사람은 계속 움직이고 말을 하고 있는데 0.5초라도 초점이 나가면 인상이 써집니다.
AF 속도는 소니와 캐논이 거의 막상막상
소니는 미놀타를 인수한 카메라 회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AF 속도는 엄청 좋습니다. AF 하면 소니죠. 그러나 2016년 경에 나온 캐논 EOS 80D부터 이후에 나온 캐논의 모든 미러리스는 듀얼픽셀 COMS AF를 장착해서 나옵니다. 듀얼픽셀 CMOS AF는 이미지센서 픽셀 반을 AF 센서로 활용하는 위상차 AF 계열의 뛰어난 AF 시스템입니다. 이거 나온 이후에 소니와 AF 속도에서 막상막상이 됩니다. 그럼에도 소니 AF가 한 수 위였는데 지금은 거의 비슷하게 소니, 캐논 모두 AF가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소니 풀프 미러리스가 동영상 카메라로 많이 이용하는 이유가 S-LOG를 아주 잘 지원해주고 동영상 성능이나 기능이 캐논보다 좋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소니는 잘 넣어주지만 캐논은 급나누기로 고급 기종에만 넣어줍니다. 그래서 소니 A7M3가 나왔을 때 게임체인저라는 소리가 나왔고 캐논 카메라를 사용하던 분들도 동영상 기능 때문에 소니로 대거 넘어갑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캐논이 EOS R5, EOS R6이 나오면서 소니와 비슷한 동영상 기능을 넣어주면서 현재는 비슷한 성능을 제공합니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영상 기사분들이나 동영상을 주로 찍는 분들은 소니 선호합니다. 소니는 렌즈도 듀얼 모터를 사용하면서 AF가 더 좋아졌습니다. 주밍을 하면서 연사를 날려도 초점이 다 맞을 정도로 엄청난 AF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해상력도 엄청 좋고요. 여기에 기본 색감은 캐논이 좋아도 관용도가 좋아서 후보정하기 아주 좋습니다. 저조도에서는 소니 카메라들이 큰 활약을 합니다. 아마도 소니가 영상 장비를 잘 만들고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보니 이게 미러리스 시장까지 연결되는 듯합니다.
그럼 이재용 회장이 거론한 동영상이 안돼서 캐논을 쓴다는 카메라 기자들의 말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게 성립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캐논은 어느 광선 아래에서도 평균 이상의 영상 퀄리티를 제공합니다. 태양광이든 실내이건 조명을 컨트롤할 수 없는 기자회견장이나 행사장에서 캐논은 평균 이상의 영상을 제공합니다. 또한 캐논은 후보정을 하지 않고 그냥 막 찍고 후보정을 오래 하지 않고 그냥 막 쓰기에는 캐논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라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기자가 그런 이유로 동영상 때문에 캐논을 사용한다고 말할까라는 의문이 들긴 하네요.
오히려 캐논을 쓰는 이유가 신뢰죠. 소니는 요즘은 모르겠지만 결혼식이나 행사장에서 갑자기 프리징이 되어서 작동을 멈추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반면 캐논은 카메라 먹통 현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재촬영이 불가능한 사건 현장이나 행사장용 카메라로 캐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프레스 카메라는 여전히 캐논, 니콘을 선호합니다. 기자라고 하면 보통 사진기자이고 그래서 사진은 캐논, 동영상은 소니인데 왜 동영상 때문에 캐논을 쓴다고 했는지는 참 의문스럽기만 하네요.
그 기자가 동영상 촬영 기자라면 캐논일 수 있습니다. 캐논의 시네마 카메라인 C500, C300을 많이 사용하고 방송계에도 캐논 렌즈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인물 피부톤 때문에 캐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시장 포기는 현명한 선택이었을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기사를 보면서 솔직히 저게 기사 거리인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농담 식으로 말한 것이고 그 농담 내용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왜 캐논만 쓰는 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동영상 때문도 아니고 동영상이 안 돼서 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습니다. 그럼 이걸 풀어줘야죠. 동영상이 좋아서도 아닌 동영상이 안 돼서? 쓴다는 말을 누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툭 튀어나온 말을 가지고 왜 기자들은 캐논만 사용하냐고 분석했으면 모르겠으나 기사 후반에는 '뼈 있는 농담'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 포기를 거론하면서 끝납니다.
삼성전자는 80년대부터 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일본 미놀타와 손을 잡고 삼성 미놀타 카메라를 선보였습니다. 이후에 삼성 자동 필름 카메라 등을 선보이면서 꾸준히 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삼성항공이 이후에는 삼성 테크윈에서 만들다가 2010년 경에 삼성 NX 시리즈가 나오면서 삼성전자로 편입이 됩니다.
당시 삼성전자 회장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카메라 마니아라서 그런지 수년 안에 카메라 시장 1위를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삼성전자의 기세는 아주 좋았습니다.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좋은 삼성전자는 후면 LCD를 지금도 대부분 LCD를 사용하는데 과감하게 AMOLED를 사용하고 NX100에는 세계 최초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포커스링에 다른 기능을 넣을 수 있는 아이펑션 기능과 함께
세계 최초로 셀카 촬영하기 편하게 전면에 LCD를 달거나 180도 틸트업 카메라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넣은 세계 최초의 미러리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혁신의 삼성전자 카메라들이었고 인기도 꽤 있었고 가성비도 좋아서 지금도 삼성전자 카메라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 소니, 니콘을 넘지 못하자 카메라 사업을 포기합니다. 이후 삼성전자 카메라 사업부를 해체하고 이미지센서 시장에 집중합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철수 한것이 제 기억으로는 2013~2015년 전후로 기억됩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접은 이유는 카메라 시장의 축소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성장에 막혀서 2010년 카메라 출하량이 1억 2천 만대에서 2020년에는 885만대로 10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어두워서 접은 듯합니다. 잘 접었습니다. 수익 나지도 않는 사업 들고 있어 봐야 돈만 까먹죠.
언론사는 이재용 회장이 다 캐논만 쓴다면서 뼈 있는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삼성 갤럭시폰으로 찍지 왜 캐논 카메라로 찍냐는 식으로 해석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과해석입니다. 기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기자들이 늘고 있고 많습니다. 솔직히 스마트폰으로 기록 사진 촬영해도 될 정도로 성능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이건 일반 기자들이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지 영상, 사진 기자는 카메라를 써야죠.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다고 해도 아이폰이지 갤럭시 S 시리즈는 아닙니다. 지금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아이폰이 훨씬 좋기에 갤럭시 S로 찍느니 아이폰으로 찍는 게 낫습니다.
물론 이재용 회장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그냥 순수하게 궁금해서 물어본 것인데 과해석한 것이겠죠. 지나가는 뉴스였지만 좀 더 찾아보고 들여다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