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지 알고 싶으시면 부처님 오신날 1주 전 토요일에 열리는 연등회 연등퍼레이드를 보세요. 외국인들을 엄청 볼 수 있습니다. 이미 한국에 사는 외국인 사이에서는 이 행사를 꼭 보라는 공지가 떴나 봅니다.
바로 봄에 하는 연등회 행사의 일환인 연등 퍼레이드입니다. 제가 카메라를 사고 우연히 찾아가 봤다가 너무 멋진 풍광에 반해서 거의 매년 찾아가고 있네요. 딱 한 해만 정신 놓고 있다가 지나간 걸 빼면 거의 매년 봤네요.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2020년, 2021년은 쉬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올해 2022년 연등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연등회 행사는 4월 29일 ~ 5월 1일까지 조계사 일대에서 열립니다. 서울에도 생각보다 사찰이 꽤 많습니다. 강남을 대표하는 사찰은 봉은사, 강북은 조계사입니다. 이 연등회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부처님 오신날 전 주 토요일에 열리는 '연등 퍼레이드'입니다. 서울과 안양 그리고 지방의 사찰도 가끔 참여 하는데 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사찰들이 참여합니다.
오후 7시 시작해서 대략 10시까지 진행을 하는 상당히 큰 규모의 퍼레이드입니다. 미국의 축제 문화 중에 메인인 퍼레이드 중에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가장 유명한데 그에 비견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솔직히 한국은 퍼레이드 문화는 없었고 주로 마을 앞 마당에서 씨름하고 마을 잔치를 하는 잔치 문화가 있었죠. 퍼레이드는 분명히 서양 문화입니다.
물론 정조대왕 행차도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지만 정조 대왕 시절에만 있었던 퍼레이드였습니다. 퍼레이드가 생각보다 꽤 많은 힘과 예산이 듭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도 퍼레이드를 몇 번 시도하려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세훈 시장 시절 하이서울페스티벌 퍼레이드를 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고 바로 폐지했습니다.
관에서 무슨 행사하면 거의 다 잘 되지 않고 특히 서울은 제대로 된 축제 하나 없는 문화 빈곤 도시입니다.
이런 서울시의 부실한 관광을 메꾸어주는 것이 불교 행사지만 워낙 인기가 높고 규모감이 엄청난 이 '연등 퍼레이드'입니다.
연등회 연등행렬은 오후 7시에 동대문에서 출발해서 종각에서 끝납니다. 이 길이 꽤 깁니다. 3km 정도 되는 길을 공연을 하면서 또는 걸어서 이동을 하는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활력 넘치고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행사가 되었네요. 저는 종로 2가 YMCA 쪽에서 기다렸는데 동대문에서 7시에 출발한 퍼레이드가 오후 8시 되니 종로2가에 도착했습니다.
목 빠지는 줄 알았네요. 이날 또 날씨가 갑자기 내려가서 좀 쌀쌀했습니다.
선두에는 농악대와 취타대가 앞장섭니다. 종교 행사라고 하지만 종교 색채가 그렇게 깊지 않습니다. 아니 비교해서 말씀드리죠. 이 연등 퍼레이드는 90년대도 있었고 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초기에는 불교 색채가 강했다가 2010년 전후부터 유명 아동 캐릭터와 각종 캐릭터 연등이 등장하면서 유연해졌습니다. 이 연등퍼레이드의 인기로 파생된 것이 서울 빛초롱축제입니다. 진주 남강 연등축제의 파생이라고 하지만 그 행사도 불교행사였죠.
이게 동양식 랜턴 아니겠습니다. 안에 초를 넣고 한지로 발라서 은은한 확산광을 뿜어내는 연등. 특히 다양하고 거대한 조형물이 밤에 지나가니 빛을 발합니다. 그래서 전 이걸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행사로 계승했으면 하는데 문체관광부는 별 생각이 없더라고요.
연등 페스티벌을 하고 잘 만든 연등에게는 푸짐한 상금을 주고 경쟁을 붙이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축제가 될텐데요. 아이디어를 실현할 의지도 노력도 부족한 한국 관광이네요.
연등퍼레이드의 3개의 이미지는 거대한 연등 다음으로 이 다양한 옷을 입은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의상입니다. 장군, 여왕, 왕도 지나가고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지나갑니다. 옷도 어찌나 예쁜지요.
물론 이런 승려님들도 많이 지나갑니다.
원래 모자이크 처리를 해줘야 하지만 퍼레이드이고 모자이크가 오히려 이상할 것 같아서 그냥 올립니다. 이런 학생들도 참 많이 참가했어요. 무종교인이지만 이런 종교행사들을 볼때면 종교인들이 부러워요.
연등퍼레이드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손으로 들고가는 연등입니다. 거대한 연등 앞뒤로 이런 다양아고 귀엽고 색다르고 놀라운 연등을 들고 지나갑니다.
초기에는 연꽃 모양의 연등만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승가원처럼 각 사찰을 상징하는 연등을 들고 나옵니다. 10년 전만 해도 촛불을 안에 넣고 꺼지면 불을 붙여줬지만 요즘은 LED 전구에 건전지 달아서 지나갑니다. 승가원 저 연등은 하나 사고 싶을 정도로 예쁘네요.
그럼에도 메인은 이 거대한 연등이죠. 좀 아쉬운 소리를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부활한 연등퍼레이드인데 매년 거대한 연등이 줄어들고 있어서 아쉬워요. 다만 2022년은 코로나 시기가 다 끝난 것이 아니라서 여려 여건 상 이 정도도 엄청난 노력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2023년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으로 거대한 연등을 더 많이 봤으면 합니다. 그거 보려고 오는분들 많거든요. 아무튼 연등 제작 기술은 세계 탑클래스네요.
가장 웃겼던 연등은 금강선원의 저 북치는 스님이었습니다. 열정의 법고를 치시다가 목이 꺾였네요. 무이지경의 북치기를 표현한 듯 하네요.
헉~~ 디즈니 캐릭터입니다. 쿵푸팬더 연등이네요.
사천왕 연등은 단골 손님입니다. 연등에 저런 화려한 색을 넣는 것이 참 신기해요. 참고로 이 연등 퍼레이드는 서울만 하는 것은 아니고 지방 주요 도시에서 다 합니다. 부산 영상을 보니 여기도 또 화려하네요.
연등퍼레이드를 매년보니 거대 연등 4대장이 있습니다. 하나는 봉은사, 또 하나는 조계사, 그리고 안양시의 한마음선원 그리고 천태종입니다. 천태종은 사찰은 아니고 조계종 같은 불교의 하나의 종파입니다. 연등 행렬에서 꼭 나와야 하는 연등들이 서서히 후반에 등장하네요. 이 빛의 공작새가 날아오네요. 불도 나갑니다.
그 뒤로 거북선이 등장했습니다. 이 거대한 조형물들은 사람이 끌 수 없어서 특수 제작된 차량에 올려 놓고 지나갑니다.
처음 등장한 용도 보입니다. 신선하네요.
그리고 올해의 연등으로 선정하고 싶은 연등이 이 연등입니다. 삼선불학승가대학원 연등입니다. 용머리를 한 배 형상으로 안에는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기타와 연주를 하는데 움직이는 음악무대네요. 기발하고 신기하네요.
이런 움직이는 음악공연장 같은 연등도 참 인기 높고 재미있는 풍경입니다.
의상, 작은 연등, 큰 연등 이 3박자가 4월 말의 밤 하늘을 밝히고 있네요. 아 그러고보니 올해는 4월이네요. 매년 5월 초나 중순에 많이 했거든요. 음력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올해는 부처님 오신 날이 일요일이랑 겹치네요.
조계사입니다. 연등들이 연꽃잎을 형상화 했네요. 엄청 예쁩니다.
이런 이동 무대 형식의 퍼레이드를 좀 더 확대했으면 해요.
그리고 매년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용 형제가 등장했습니다. 천태종의 삼룡사 용이네요. 사찰 이름에 용이 들어가서 청룡이 나오나 봅니다.
관문사용은 홍룡이네요. LED로 만들었는지 엄청 화려하고 연기까지 뿜네요.
심지어 불도 나옵니다. 불 연무 그리고 으르렁 거리는 소리까지 이동식 놀이동산 같다고 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예년에 비해서 2022년 연등 퍼레이드는 약간 축소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스크를 껴야하고 아직도 코로나 시대입니다. 평소 같으면 성불하세요~~~외침이 가득한데 마스크 때문에 손을 흔들기를 주로 했네요. 그럼에도 하단에 소개할 영상 보시면 엄청난 활력이 가득한 국내 최고 행사이자 퍼레이드였습니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종각역으로 같이 걸었습니다.
이 외국인 꼬마아이들 보세요. 손을 내밀어서 하이파이브 요구하잖아요. 이 정도로 외국인들이 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