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새 사진 찍는게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다만 여기에 너무 빠지면 수백 만원이 깨질 겁니다. 조류 사진 제대로 찍으려면 고배율 줌 그것도 성능 좋은 렌즈와 바디가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스포츠 사진기자와 조류 사진작가 장비가 엄청 비쌉니다.
지지난 주 벚꽃이 한창일 때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수양벚꽃 촬영하러 갔습니다.
이 현충원은 수양벚꽃이 명물이지만 또 하나의 명물이 있습니다. 바로 겹홍매화입니다. 겹홍매화도 흔하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겹홍매화들은 분홍색이네요.
마치 알사탕이 가득 달려 있는 느낌이네요. 탕후루 느낌도 납니다.
하염없이 봤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것들은 대부분이 공짜에요. 그걸 또 다시 느꼈습니다.
줌렌즈로 곳곳을 담고 있는데 뭔가가 움직입니다.
카메라로 구석구석 설펴보다가 발견했습니다.
넥타이를 맨 박새네요. 목과 배 가운데에 검은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턱시도냥의 반전된 색이네요.
박새가 크기는 참새만한데 목소리는 꽤 청아하고 맑네요. 삐용, 삐용하는 날카로운 고음을 내는 새가 이 박새네요. 작아서 잘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아파트 주변 숲에서 나는 새소리가 이 박새였네요.
외모는 붉은머리 오목눈이가 더 귀엽긴 한데 목소리는 박새가 더 좋네요. 신은 모든 것 주지 않습니다.
박새가 떠난 자리에 다른 새가 날아왔습니다.
덩치가 2배 이상 큰 직박구리네요. 직박구리 목소리도 좋죠. 다만 너무 시끄러워요.
이 모습을 보니 이게 떠오릅니다.
화투입니다. 일본에서 넘어온 화투는 화조도가 많습니다. 새와 꽃이 있는 화조도. 2월 홍단에 보면 직박구리와 매화가 있습니다. 매화는 확실히 알겠네요. 꽃자루가 없이 줄기에 바싹 붙어서 피는 붉은 매화. 그리고 그 매화 나무에 직박구리가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3월이나 4월이어야 하는데 2월 화투에 있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일본이 위도가 한국보다 낮아서 2월에 매화가 펴서 그러지 않을까 하네요. 직박구리는 철새도 아닌 1년 내내 볼 수 있는 흔한 텃새입니다. 그나저나 직박구리가 꿀을 빨고 있네요. 이렇게 4월도 흘러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