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케이블TV와 IPTV를 포함해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은 여행 프로그램이 아닐까 할 정도로 여행 프로그램 전성시대입니다. 여행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보니 온 국민이 주말만 되면 유럽과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이 여행 프로그램을 요구합니다.

21세기는 영상의 시대라고 할 만큼 영상 매체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HD 방송입니다. 2013년 시작된 HD 방송은 여행과 먹방 전성 시대를 만들어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돈이 없어서 가지 못하는 여행 및 먹고 싶은 것을 HD TV라는 고해상도 TV가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욕망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2013년  HD TV 개국으로 방송국 권력 구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먹고 마시고 떠나는 먹방과 여행 프로그램이 큰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의 시조새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넘치는 요즘이지만 13년 전만 해도 여행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습니다. SD 화질 시대라서 여행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방송사가 거의 없었지만 시청률에 어느 정도 자유로운 KBS 1TV가 토요일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매주 토요일 오전에 방영했습니다. 

처음에는 좀 하다가 말겠지라고 생각되었지만 이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다 보니 은근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려 13년이 지난 지금도 매주 토요일 오전 안방 극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2000년대 중반이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절이었는데 토요일 오전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소개하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등등 이국적인 영상과 문화를 소개 받으면서 많은 활력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여행 프로그램의 춘추전국시대입니다. 정말 많아요. 정말 많은데 정말 재미있는 여행 프로그램도 꽤 많습니다. 물론 질 떨어지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고 별 특색 없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알아서 도태가 됩니다. 이런 레드오션에서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프로그램이 KBS 1TV의 <걸어서 세계속으로>입니다.

2005년 처음 방송했으니 올해로 13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최소 10년은 더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그 특유의 담백함으로 자신의 위치를 놓지 않을 겁니다. 


달뜨지 않고 담백함으로 실제 배낭 여행을 하는

 느낌을 주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여행 프로그램이 많다보니 같은 장소를 여러 여행 방송 프로그램이 찾아갑니다. 유럽 같은 경우는 겹치는 장소가 참 많습니다. 장소가 같으면 그 장소를 담은 스타일이 달라야 합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콘셉은 배낭 여행입니다. 그렇다고 여행 장소를 걸어다니는 콘셉은 아닙니다. 다만 진행자가 카메라 뒤에 서서 방송을 하는 관광색이 촬영한 영상 콘셉입니다. 

따라서 유명인이 유명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유명인 또는 여행 전문가가 소개하는 방송과 달리 방송 PD가 카메라 뒤에 서서 여러 체험과 장소를 소개하는 콘셉입니다. 따라서 즉흥성과 에피소드가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미소를 자주 연출하게 합니다. 


11월 3일 방영한 576회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알프스의 눈동자인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의 성모승천성당을 담았습니다. 이곳은 이미 많은 여행프로그램들이 소개한 곳입니다. 


같은 장소라서 여행지를 담는 앵글은 비슷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릅니다. 인상 깊었던 건 블레드 호수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곳입니다. 또한 큰 물고기들이 많아서 많은 유럽 강태공들이 온다고 하네요. 이탈리아 강태공은 이 블레드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를 풀어주더군요. 

말이 참 맑고 좋죠 "그냥 취미로 하는 거라 사진만 찍고 다시 자유롭게 풀어줘요" 이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많이 담기도 하지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도 참 잘 담습니다. 


화려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방송인이나 연예인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화려한 자막도 현란한 편집도 게임 같은 재미를 돋구는 MSG도 없습니다. 그냥 뚜벅뚜벅 걷는 담백한 재미를 담습니다.


이 담백함이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핵심 재미입니다. 재미만 추구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초지일관 적당한 정보와 적당한 아름다움 그리고 길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을 꾸미지 않고 과장되지 않게 담습니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내가 배낭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 나서서 관광을 진행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여행 프로그램에 비해서 담백함을 추구하다보니 이게 너무 심해서 투박한 영상을 보여줄 때도 많았습니다. 다른 여행 프로그램은 짐벌에다 드론에다 뭐다 뭐다 해서 잔뜩 영상미를 뿌리는데 너무 투박한 연출과 영상만 담다 보니 아쉬움도 있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짐벌 및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타임랩스 같은 현란한 영상 기술까지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적당히 여행의 현장감을 유지하면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시청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높은 6~9%대입니다. 토요일 오전이라는 목 좋은 시간이라는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해도 꽤 높은 수치입니다. 워낙 오래된 여행 프로그램이다 보니 전 세계 구석구석을 다녔고 KBS는 이 영상들을 차곡차곡 쌓은 후 공개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밝은 햇살 같은 여행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앞으로도 사랑 받는 여행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POOQ(푹)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시보기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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