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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군산 -거위를 노래하다>한국인의 조선족과 재일동포와의 관계를 고발한 영화

by 썬도그 2018.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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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박해일 분)과 송현(문소리 분)은 군산에 도착한 후 군산역 앞에 있는 관광지도를 둘러봅니다. 갑자기 계획없이 오게 된 군산. 운영과 송현은 역 근처 칼국수 집에서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식당 주인에게 추천하는 민박집을 묻습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그런데 이 민박집은 다른 집과 다릅니다. 손님을 가려서 받습니다. 약간의 떨림을 안고 운영과 송현은 민박집 문을 두드립니다. 이 광경을 누군가가 CCTV로 내려다 보고 민박집 주인은 딸 주은(박소담 분)에게 허락을 받고 문을 열어줍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민박집을 잡습니다. 잠시 쉬었다 본격적인 군산 여행을 시작하는 운영과 송현. 운영과 송현은 아는 누나 동생 관계입니다. 이제 막 관계를 좁혀가는 연인보다는 먼 친구보다는 가까운 사이입니다. 운영은 누나 송현이 좋지만 송현은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송현이 민박집 사장(정진영 분)에게 자꾸 가까이 지내는 모습에 질투를 느낍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이 민박집에는 자폐를 겪고 있는 민박집 딸 주은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오면 숨어 지냅니다. 민박집이 사람을 가려 받는 이유는 이 딸 때문입니다. 딸이 불편해 하면 방이 있어도 민박을 받지 않습니다. 운영은 이런 딸 주은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렇게 운영과 송현의 군산 여행은 운영과 주은, 송현과 민박집 주인이라는 이상한 관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진행되던 관계는 결국 폭발하고 윤영이 서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영화 타이틀인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가 뜹니다. 무려 1시간이 지나서 영화 타이틀이 뜹니다. 이런 스타일은 장률 감독의 이전 영화인 2016년 작 <춘몽>에서 봐서 낯선 것은 아닙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나 보다하고 기다렸더니 역시나 전반부의 의뭉스러운 이야기의 실체가 한올한올 풀어집니다. 

 

전반부의 채색만 있던 그림에 후반부에 윤곽을 그린 독특한 영화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영화 <경주>를 재미있게 본 분이라면 장률 감독의 또 하나의 도시 시리즈 <군산-거위를 노래하다>에 큰 관심을 가질 겁니다. 물론 저도 경주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이 영화를 개봉하는 첫 날 봤습니다. 그러나 장률 감독의 영화가 쉬운 영화는 결코 아닙니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장면도 많이 넣어서 항상 의뭉스러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홍상수 감독 영화처럼 식자층에 대한 조소와 비꼼이 있으면서도 또 다릅니다. 

영화 군산은 경주보다 좀 더 어렵습니다. 평일이고 낮 시간이라서 관객은 10명도 안됐지만 이중 2명은 영화 전반부만 보고 나가시더군요. 저도 전반부만 보고 이 영화의 정체를 몰라서 한참 뚱하게 봤네요. 솔직히 전반부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도 모르겠고 이야기 자체도 큰 재미가 없어서 좀 지루했습니다. 그러나 이 <군산-거위를 노래하다>는 좌우 대칭이 되는 건 아니지만 영화 후반부를 봐야 전반부가 이해가 되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전반부 군산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윤곽선 없이 색으로만 그려진 채색화라면 후반은 추상화 같은 채색화에 윤곽선을 그려서 구상화로 만들어줍니다. 따라서 영화 전반이 지루하더라도 참고 보시면 후반에 영화의 메시지와 전체 스토리가 잘 이해가 됩니다. 이게 영화 문법이 달라져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전반부는 두 주인공인 운영과 송현의 관계나 왜 군산을 찾게 되었는 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보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이해가 안 가는 장면들이 좀 있어서 더 의뭉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영화 후반은 이 전반부의 이전 이야기를 펼치면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어떤 관계이고 왜 군산에 찾아가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깁니다. 이러다 보니 전반부의 의문이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왜냐하면 영화 군산은 전반부가 시간상으로 뒷 부분이고 후반부가 전반부의 앞 시간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뚝 잘라서 후반부를 먼저 배치하고 전반부 시간의 이전 상황을 후반부에 배치합니다. 시간의 순서를 바꾼 이유는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후반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전반부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 같습니다. 

 

일본에 대한 양가적인 태도를 보이는 우리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경주는 거대한 왕의 무덤이 가득한 도시입니다. 장률 감독은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 경주를 죽음과 기억과 삶에 대한 이야기로 잘 풀었습니다.  군산은 어떨까요? 군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가 있을까요? 전 한 번도 안 가본 도시지만 일제시대에 목포와 함께 수 많은 자원을 강탈 당한 도시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일제에 지어진 건물들도 많고 적이 버린 가옥인 적산가옥이 많습니다. 즉 일본 목제 건물이 많고 일제시대 관공서였던 석조 건물이 많습니다.

지금은 이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건물을 근대문화유산이라고 보존하고 이런 독특한 일본풍 건물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태도는 참 흥미롭고 일관적이지 못합니다. 먼저 우리는 일본 문화에 심취해 있어요. 일본 영화, 일본 드라마, 특히 일본 애니에 많이 열광을 합니다. 또한 일본 제품도 참 많이 사용하죠. 그러나 일본의 독도 망언이나 일본 정치인들의 행동을 보고 일본을 저주합니다. 일본에 슈퍼 태풍이 지나가면 인과응보라고 하죠. 제가 가장 경악했던 건 2013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포털 댓글들을 보고 경악을 했습니다. 아무리 일본이 미워도 수천 명의 사람이 죽었는데 저주에 가까운 악플에 크게 놀랐습니다. 참으로 양가적인 태도입니다. 

영화 군산에서 윤영(박해일분)은 중도에 원칙주의자이고 송현(문소리 분)은 좌파에 기회주의자입니다. 이는 군산에 대한 태도에서 나옵니다. 군산은 일본의 이미지가 많은 도시입니다. 이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윤영은 일제의 만행을 담은 사진전을 보지만 송현은 일본풍 가옥인 적산가옥의 아름다움을 칭송합니다. 

이런 누나 송현의 태도가 못마땅한 윤영은 윤동주 시인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죽었다고 핀잔을 줍니다. 이는 우리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합니다. 일본 제품을 좋아하고 일본 여행을 좋아하고 일본 애니를 좋아하는 송현과 일본을 싫어하는 윤영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태도는 영화 전체에 흐릅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영화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갑니다. 그럼 일본에서 태어난 한민족인 재일동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재일동포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안에서는 자이니치라고 혐오의 대상입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끌려간 분도 돈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서 일본에 정착한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제시대의 가장 큰 피해를 본 분들이 재일동포입니다. 

그러나 이 재일동포를 보는 우리의 태도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민박집 사장은 재일동포입니다. 이런 재일동포를 일본을 좋아하는 송현은 끌어 안지만 윤영은 배척합니다. 그러나 다가옴을 민박집 사장은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냥 재일동포임을 숨기고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태도는 칼국수 집 사장(문숙 분)에게서도 나옵니다. 윤영이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도 자신의 고향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런 태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이는 인물은 민박집 딸 주은입니다. 외부와 소통을 단절하고 살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온기를 느끼고 싶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편한 상대 앞에서만 일본어를 합니다. 

영화 군산은 군산 관광 영화가 아닙니다. 군산이라는 이미지가 가진 일본이라는 이미지를 차용해서 일본 동포에 대한 우리 안의 태도를 드러내는 영화입니다. 

 

조선족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질타하는 한국인의 시선을 질타하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요즘 한국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사람들은 조선족입니다. 정말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조선족을 싫어함을 넘어서 혐오합니다. 조선족을 우리가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끄럽고 질서를 안 지키고 더럽고 무엇보다 불법체류자들이 많아서 한국에서 번 돈을 만주로 보낸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강력 사건 중에 조선족이 일으킨 사건이 사람들에게 각인되고 실제로 대형 폭력사건이 일어나서 조선족들은 폭력적이다 무섭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여기에 <범죄도시>, <청년경찰>,등에서 조선족이 많이 사는 지역을 무법지대로 묘사하면서 조선족에 대한 혐오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심한지 강력 범죄만 일어나면 범인이 잡히지도 않았는데 조선족 소행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허황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조선족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만나는 조선족 분들은 친절하고 우리와 다를 게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집단에 대한 이미지는 고착화 되고 조선족과 직접이던 간접 대면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도 휩쓸려서 비난을 합니다. 이런 조선족에 대한 혐오는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장률 감독은 연변대학교 중국문학과를 졸업한 흔히 우리가 말하는 조선족입니다. 이 장률 감독이 드디어 이런 조선족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정조준하고 대놓고 불만을 영화에 담습니다. 따라서 조선족에 대한 혐오가 심한 분들은 이 영화가 상당히 불편할 수 있습니다. 영화 군산 후반부에서 윤영은 송현을 만나서 군산으로 가기 전의 상황을 담습니다. 

시인 윤영은 화교 학교에서 2년간 공부를 해서 중국어를 잘 합니다. 또한 우리처럼 윤동주 시인을 무척 좋아합니다. 백수에 가까운 시인이지만 해병대 출신의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윤영의 아버지는 극렬 보수로 조선족을 아주 혐오합니다. 그러나 조선족 가사도우미를 고용합니다. 대놓고 조선족 가사도우미 앞에서 한국전쟁 당시 조선족이 중국 공산군과 함께 한국을 쳐들어 왔다면서 혐오를 합니다.

그러나 참 이율배반적이게도 그렇게 조선족을 혐오하면 채용을 하지 말아야 하지만 조선족 가사도우미를 채용합니다. 게다가 겁탈까지 하려고 합니다. 이런 윤영의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와 참 비슷합니다. 조선족으로 인해 저렴하게 밥을 사 먹을 수 있고 간병 도우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대표주자가 조선족입니다. 조선족의 저임금 덕분에 우리는 여러모로 혜택을 받고 있지만 그건 무시하고 무조건 혐오합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건 눈감고 나쁜 부분만 부각해서 바라보는 시선은 참 저열합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송현이 "윤동주가 만주에 살면서 계속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윤영은 "어떻게 되긴 그냥 조선족이지"

윤동주라는 시인은 일제에 항거한 민족 시인이고 우리가 숭상하는 시인이지만 윤동주 시인 자체는 현재로 말하면 조선족입니다. 조선족 분들은 일제시대에 일제에 항거 하기 위해서 만주로 피신한 독립군 출신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정기를 이어 받은 사람들이죠. 그러나 세계 정세 때문에 남과 북이 이념 전쟁을 하고 난 후 다시 경제 이념이 집권한 현재에는 모사는 중국에서 온 저임금 노동자로 내려다 봅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조선족을 인간과 동물의 중간인 하등 동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조선족이지만 우리는 그를 조선족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국인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가 참 아니꼽고 치사합니다. 장률 감독은 이런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을 대놓고 지적합니다. 

전반부가 재일동포 대한 한국인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했다면 후반부는 또 하나의 동포인 재중동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싫어하는 나라와 맞닿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와 관광 등 모든 면에서 서로 가장 밀접하게 지내고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하다고 할 정도로 싫어합니다. 이는 한국인 전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좋고 싫음이 섞인 애증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 감정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좋은 것만 취하고 두루뭉수리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태도가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근거 없는 혐오나 앞에서는 욕하면서 뒤로는 편익을 취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고 이걸 장률 감독은 해병대 출신의 극우 해병대 아버지와 조선족 가사도우미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한 장면으로 압축하면 중국 음식점에서 송현과 송현의 전 남편과 윤영이 함께 하는 술자리입니다.
송현은 이혼한 남편이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해꼬지를 하고 운영과 술자리를 합니다. 운영은 이혼한 송현을 흠모합니다. 둘이 술을 마시다가 전 남편이자 친한 형이 술자리에 끼고 전 남편이 송현에게 애정 표현을 하자 참지 못한 운영이 화를 냅니다. 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 표현인데 놀랍게도 송현은 전 남편 편을 듭니다. 

왓더~~~~ 순간 이거 뭐야?라고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이게 한중일 관계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일제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나라입니다. 일제에 대한 피해국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거점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수십년 간 공산국가에 대항했습니다. 이렇게 때문에 한,중,일은 서로를 미워하고 이용하고 협력을 합니다. 이런 복잡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한민족이라는 죄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전투비행장에서 날아오른 전투기 소리가 들리는 군산을 아름답게 묘사하는 관광 영화가 아닙니다. 또한,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화적 재미가 아주 높은 것도 아닙니다. 장률 감독 영화를 잘 모르고 보는 분들이라면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작인 <춘몽>이나 <경주>를 재미있게 본 분들이라면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특히, 우리 안의 중국, 일본에 대한 혐오감을 파헤치고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재일동포나 재중동포나 일제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입니다. 그냥 세상 변화에 수긍하고 산 기회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지금도 친일한 사람들이 떵떵거리고 사는 한국인들 보다 더 큰 피해를 받았고 그 피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못 사는 나라 중국에서 온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동포요? 그런 시선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재일동포는 일본인들처럼 혼네(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갑니다. 반면 조선족들은 모여서 가사도우미처럼 "나에게 욕하는 건 참아도 조선족 전체에 대한 욕은 하지 마세요"라고 말합니다. 이는 일본과 중국의 차이입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모두 한민족입니다. 이런 모습을 중도 원칙주의자인 주인공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반면 매일 옷을 갈아 입고 좋은 것만 취하고 이랬다 저랬다하는 기회주의자 같은 송현과 앞에서 욕하고 뒤로는 편익을 취하는 해병대 아버지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초당 낙빈왕(619~687년)의 영아(詠鵝)

아鵝, 아鵝, 아鵝, 

곡항향천가曲項向天歌라 

백모부록수白毛浮綠水하고

홍장발청파紅掌撥淸波라

영화 군산이 왜 거위를 노래하다라는 부제가 붙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초당 낙빈왕이 쓴 시 '영아'라는 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영아가 한국어로 풀어쓰면 '거위를 노래하다'입니다. 
시의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꽥,꽥,꽥
굽은 목 하늘 향해 노래한다
흰 털은 푸른 물에 뜨고 
붉은 발바닥 맑은 물결을 헤친다

그냥 거위의 행동을 묘사한 시이죠. 이 시의 의미가 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거위의 물 위에 뜬 고고하고 우아한 모습과 달리 물 아래에서는 쉴 새 없이 물갈퀴 질을 하는 모습이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백조에 비유하기도 하죠. 한,중,일 관계 또는 재중동포, 재일동포에 관한 우리의 태도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앞에서 화를 내거나 수근거리거나 손가락질 하면서 뒤로는 저임금 노동자로 활용하는 모습. 마치 거위의 물 위와 물 아래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우리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 정도 지적해야 할 문제입니다. 영화 <군산-거위를 노래하다>는 유명한 카메오가 많이 나옵니다. 소개하고 싶지만 이것도 하나의 보는 재미이기에 중간중간 나오는 카메오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기에 장률 감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역사와 문화를 공유한 한민족에 대한 우리들의 불편한 시선을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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