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제작비가 싸면서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은 퀴즈쇼, 토크쇼,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퀴즈쇼와 토크쇼는 지붕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제작되기에 제작비도 싸고 제작도 쉽습니다. 또한 시청률도 잘 나옵니다. 이런 것을 잘 알기에 방송사들은 토크쇼를 참 많이 만듭니다. 그러나 토크쇼가 많다 보니 레드오션이 되었고 너무 많은 토크쇼 때문에 웬만큼 주목을 끌거나 재미가 없으면 잘 안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토크쇼는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1명의 스타를 모시고(?) 다양한 겉과 속 이야기를 뽑아냅니다. 


KBS 2TV 토요일 10시 45분에 하는 대화의 희열

우연히 봤습니다. 토요일 오후 10시 45분은 술에 취해 있는 경우가 많은 시간입니다. KBS 2TV를 켰더니 가수 유희열이 나와서 누군가와 토크를 합니다. 그래서 tvN의 <알쓸신잡>인 줄 알았습니다. 알쓸신잡의 성공 이유 중 가장 강력한 이유가 유희열의 능수능란한 진행 덕분입니다. 그런데 패널이 다릅니다. 유시민, 김진애, 김영하 작가가 아니고 김중혁 작가, 강원국 작가, 다니엘 린데만이 패널로 출연합니다.


저는 소설가 김중혁을 잘 압니다. 그가 쓴 소설을 읽어 본 적은 없지만 이동진 평론가가 운영하는 <빨간책방>이라는 인기 팟캐스트에서 이동진과 함께 수다를 떠는 소설가입니다. 김중혁 소설가는 입담이 아주 좋습니다. 알쓸신잡의 김영하 작가가 건조한 스타일이라면 김중혁 작가는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말도 맛깔스럽게 잘 합니다. 

이동진, 김중혁 만담 콤비는 여러 방송에서 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네요. 이동진 평론가는 MBC의 < 토크노마드 - 아낌없이 주도록>에서 활약하고 있고 김중혁 작가는 KBS 2TV <대화의 희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강원국 작가는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작가입니다. 방송에 많이 출연해서 아시는 분들도 꽤 많죠. 강원국 작가도 유머가 꽤 있는 작가로 출연하는 유명인에게 너스레 같은 질문을 잘 합니다.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서 인기인이 된 독일에서 온 청년 '다니엘 린데만'은 송곳 같은 질문을 잘 합니다. 이 토크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패널과 MC입니다. MBC <토크노마드 - 아낌없이 주도록>이 폭망한 이유가 진행하는 MC가 보이지 않고 패널들이 인포 예능에 적합하지 않거나 말주변이 없는 패널을 투입해서 망해가고 있습니다. 

<대화의 희열>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유희열이라는 입담 좋고 조율성 좋은 뛰어난 MC가 진행하는 토크 예능입니다. 시청률은 아주 높지는 않고 그냥 준수한 편입니다. 토요일 오후 10시 45분이라는 시간대가 시청률이 높게 나오기 어렵고 매주 방영을 하지만 축구 중계 등으로 결방이 많이 되면서 이목도를 끌어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선방을 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선한 토크가 좋은 <대화의 희열>

<대화의 희열>이 좋은 이유는 유명인을 모시고 다양한 질문과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신변잡기식 재미 위주의 자극적인 토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라디오스타>도 재미를 주고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자극제가 너무 많은 세상에서 좀 쉬고 싶을 때 숲에서 대화를 하는 것처럼 저자극이면서도 출연자의 속내까지 이끌어내는 재미가 좋습니다.

종영된 SBS의 <힐링캠프>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요즘은 이런 조용하고 저자극 토크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아마도 저자극이다 보니 시청률 지상주의에 물든 방송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라서 그렇다고 해도 자극이 없는 토크 프로그램이 1개 정도는 있었으면 했는데 <대화의 희열>이 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MC와 패널 모두 전문 예능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질문도 진행도 참 차분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지난 9월에 시작해서 개그우먼 김숙, 프로파일러였던 국회의원 표창원, 지코, 의사 인요한, 안정환, 천종호 판사, 발레리나 강수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들을 게스트로 모시고 다양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지난 주에는 인기 가수 '아이유'가 나왔습니다. 

아이유의 팬은 아니지만 아이유의 평소의 태도나 행동을 참 좋게 보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인기를 등에 업고 대학교에 쉽게 입학하는 모습이 눈살이 지푸려졌는데 아이유는 대학교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대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 가수는 다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유는 데뷰 10주년이 된 중견 가수입니다. 어린 나이에 데뷰해서 아직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어린 나이에 겪은 다양한 아픔과 성장 과정을 편하게 풀어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2008년 무한도전 강변가요제에서 박명수와 소녀시대 제시카가 부른 '냉면'이 대박이 났었습니다. 그러나 제시카가 스케줄이 맞지 않자 제시카 대타를 아이유가 소화합니다.

솔직히 다른 가수의 노래를 대신 부른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2009년 좋은 날이 터지기 전의 아이유는 인기가수가 아니라서 각종 축제와 행사를 뜁니다. 스스로도 기억남는 공연이 경마장에서 공연을 했는데 경마장 관객들이 자기 보다는 말들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 기억남는다고 하네요. 스스로는 그게 불행하다고 느끼기 보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고 말할 정도로 정신력도 좋습니다.

좋은 날이 터진 이후에 큰 성공을 하고 빅스타가 됩니다. 그러나 배우 이지은은 큰 성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드라마로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드라마 <아저씨>에서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으로도 성공을 합니다. 아이유는 아저씨에서 중도 하차할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 당시 너무 마음과 몸이 힘들었다고 털어 놓습니다. 


아이유는 참한 가수입니다. 자신의 인기를 휘두르지 않고 그 인기를 이용해서 음원 차트의 관행에 대해서 반기를 듭니다. 음원 발표를 오후에 하는 이유가 그때 많은 사람들이 듣고 그 들은 회수가 음원 차트에 바로 반영되기에 대부분의 가수들이 특정 오후 시간에 음원을 공개합니다. 그러나 이게 옳은 관행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양희은의 노래 '가을아침'을 리메이크한 곡을 아침 7시에 음원을 공개합니다. 


이런 아이유의 평소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유희열과 3명의 패널이 주고 받으면서 자박자박한 톤으로 출연자의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퍼올립니다.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아이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대화의 희열>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다음 날 술자리에서 한 참을 이야기 했네요. 

건강한 토크 프로그램입니다. 재미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같이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출연자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좋습니다. 마치 오전 11시에 나누는 브런치 토크 같은 <대화의 희열>입니다. <대화의 희열>은 POOQ(푹)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POOQ(푹)KBS 2TV 대화의 희열 아이유 편 다시 보기 >

썬도그
하단 박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018.11.03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인요한님 나온 편이 되게 좋더라고여
    리뷰 잘 보고 갑니다.

  2. 토끼 2018.11.17 1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즌2가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