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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2시간 동안의 퀸 콘서트 같았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by 썬도그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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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 있는 노래만 인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세상에 없는 가수가 부른 노래들도 꾸준히 인기가 있습니다. 특히 처음 들어보는 노래에 푹 빠졌는데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이 세상에 없거나 20년 전 노래라고 하면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20년 전 노래인데 촌스럽지 않다니. 아니 어떤 면에서는 지금 노래보다 더 세련되고 화려한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저에게 있어 과거의 히트한 노래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 가수의 노래를 찾아서 들어 본 가수들이 있습니다. 그 가수들은 '비틀즈', '카펜터스', 그리고 '퀸'입니다. 퀸은 저와 동시대에 살긴 했지만 주요 히트곡들을 알게 된 건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보도 이후에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방송과 광고 그리고 영화를 통해서 많이 접하게 되고 또 꾸준히 듣고 있습니다.

그룹 '퀸'의 노래는 영원불멸의 노래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70~80년대 노래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이런 깔끔하고 세련된 노래들은 요즘 왜 듣기 어렵나? 할 정도로 그룹 '퀸'의 노래들은 세련되고 세련되고 아릅답습니다. 노래도 좋지만 대체할 수 없는 폭발하는 성량을 가진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할 가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10대, 20대 그리고 30대들도 저처럼 언젠가 퀸의 노래를 듣고 퀸의 노래에 푹 빠지는 날이 한 번 쯤은 올겁니다. 


평범한 연출과 평탄하고 느슨한 스토리의 담긴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프레디 머큐리'가 민소매를 입고 10만 관중이 서 있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습부터 시작됩니다. 이 무대는 그룹 '퀸'의 절정이었던 1985년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위한 'Live AID' 공연입니다. 이 공연은 150개국에서 19억 명이 시청했던 역사적인 공연이지 퀸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공연이기도 합니다.  이 공연을 위해서 퀸의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 투병 중임에도 마지막 불꽃을 태웁니다.

이후 영화는 1970년으로 돌아갑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할 정도로 그룹 퀸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담습니다. 보통 유명인을 영화로 만들면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서 지루할 수 있기에 연출의 기교를 넣어서 흥미를 끌어 올립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간 순서를 바꾸는 기교나 특정 사건을 부각시켰다가 후반에 터트리는 방법 등의 스릴이 있는 요소나 호기심을 유발하게 하는 요인을 투입하지 않습니다. 투박할 수 있지만 그냥 시간 순서대로 진행을 합니다.


그럼에도 주요 이벤트가 너무 싱겁게 처리됩니다. 예를 들어서 그룹 결성 과정이나 평생의 동반자였던 메리 오스틴과의 만남이나 첫 히트곡 또는 대박이 터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드라마틱하게 담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없는 내용을 넣으라는 건 아닙니다. 큰 좌절 없이 탄탄대로를 달린 퀸이라고 해도 굴곡이 있어야 하는데 이 굴곡 없이 그냥 직진만 합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긴장감 없이 느슨합니다. 이 느슨함은 '프레디 머큐리'가 양성애자가 되기 전까지 이어집니다.  


<실제 프레디 머큐리와 메리 오스틴>

게다가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이 프레디와 너무 안 닮았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상남자 스타일에 강렬한 눈매와 눈빛과 콧수염 그리고 군살 없는 잘 빠진 몸매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라미 말렉'은 프레디의 쭉쭉 뻗은 사지와 달리 키가 작고 시원한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프레디보다 눈이 더 큽니다. 가장 거북스러운 건 누가봐도 의치를 넣어서 튀어 나온 입을 강조한 모습인 약간 역하기까지 합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입이 좀 튀어 나왔지만 영화에서처럼 의치를 해 넣으면서 까지 표현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 초반은 솔직히 정이 안 갔습니다. 반대로 메리 오스틴을 연기한 '루시 보인턴'은 메리보다 더 예쁩니다. 예쁜 사람은 또 있습니다. 실제 '로저 테일러'보다 '벤 하디'가 더 잘생겼습니다.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 보니 영화에 대한 집중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스토리도 연출도 딱히 매혹적이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감독이 그 유명한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가 연출을 하다가 촬영 2주 남겨두고 전격 사퇴를 하고 다른 감독이 나머지 촬영분과 편집을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중간에 감독이 바뀌면 그 영화는 대부분 망합니다. 영화 <리얼>이 제대로 보여줬죠. 


그룹 퀸의 히트곡 20곡이 영화 전체를 살리다

영화 제목을 '퀸'이나 '프레디 머큐리'가 아닌 퀸의 대표곡인 '보헤미안 랩소디'를 사용한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프레디나 퀸 보다는 퀸의 노래에 있습니다. 유명 그룹들이 있지만 퀸 처럼 히트곡이 많은 그룹도 흔치 않습니다. 정말 많습니다. 정말 많아요. 70~80년대 그룹이라서 지금의 10,20대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퀸의 음악이 수 많은 광고와 드라마 등에 사용해서 최소 2곡 이상은 알고 있을 정도로 퀸의 노래들은 대중적입니다. 

물론 저 같이 퀸의 음악을 듣고 자란 30,40대 분들에게는 더 반갑고 즐거운 노래가 퀸의 음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관 관람객들을 보면 40,50대 이상 중년 분들이 많았습니다. 


퀸의 히트곡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무려 20곡이나 나옵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이 노래들을 듣는 재미가 아주 솔솔합니다. 특히 영화 첫 장면이자 마지막 장면인 85년 웸블리 구장에서 개최한 '라이브 에이드'공연은 압권입니다. 마치 내가 콘서트 장에 있는 착각을 줄 정도입니다. 2시간의 약간의 지루함이 있었지만 그 지루함에 대한 보상이 영화 마지막 20분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에서 다 해소합니다. 

물론 CG로 구현한 현장이라고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로 빙의한 '라미 말렉'의 퍼포먼스가 엄청납니다. 영화 초반에 가진 반감은 점점 영화가 진행되면서 상쇄되고 나중엔 '라미 말렉'이 프레디 머큐리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영화 라스트 20분의 엄청난 열기와 에너지 그리고 스피커를 찢을 듯한 퀸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85년 웸블리 공연 현장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제대로 보시려면 사운드 좋은 극장이나 영화관 옆면까지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스크린X로 보시면 더 좋습니다. 스크린X는 영화 스크린 1면이 아닌 영화관 양 옆쪽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상영 방식입니다. 스크린X로 본 분들은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착각을 느낄 정도라고 하네요. 

여기에 퀸의 대표곡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나오게 된 과정과 음반 제작사와의 갈등 그리고 쿵쿵짝 박수로 저절로 쳐지는 'we will rock you'의 탄생 과정과 주요 곡들이 탄생하는 과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와 마지막까지 함께한 사람들

<보헤미안 랩소디>는 드라마가 약합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아시는 분을 잘 아시겠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양성애자입니다. 메리와 결혼을 하고 결혼 생활 중에 게이가 됩니다. 메리는 충격을 받지만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지냅니다. 그룹 퀸에서 나와서 솔로 앨범을 내라는 유혹도 담기고 방탕한 생활도 담깁니다. 그렇다고 적나라하게 묘사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이런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에이즈에 걸리게 되고 마지막 생의 불꽃을 콘서트에서 터트립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행운아입니다. 게이라고 밝혔음에도 부모님도 그룹 퀸의 동료들도 아내였던 메이도 프레디와 끝까지 함께 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한국에서 한 때 금지곡이었습니다. 노래가 시작되면 "엄마 한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시작합니다. 가사가 잔혹하다고 금지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프레디가 자신 안에 있던 이성애자가 죽었다고 고백하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5공화국이었던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이 명곡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러나 2018년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이제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네요. 

볼만한 영화입니다. 락 마니아면 보지 말라고 해도 볼테고 그룹 퀸을 몰라도 '프레디 머큐리'를 몰라도 좋은 노래들이 많이 나와서 볼만합니다. 드라마가 좀 약하고 연출이 아쉽지만 85년 윔블던 공연장 체험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관람료가 아깝지 않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85년 퀸의 윔블던 공연 체험을 해주는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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