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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내 뒤에 테리우스. 코미디와 첩보 드라마의 절묘한 조합이 좋은 드라마

by 썬도그 2018.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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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국이라는 소리는 이제는 옛말이 된 MBC입니다. 정말 한 때는 만드는 드라마마다 대박을 쳤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박난 드라마가 드물 정도로 MBC의 히트 드라마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는 MBC 자체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지상파 3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tvN이나 JTBC 같은 드라마 잘 만드는 종편과 케이블TV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 되었습니다. 

MBC는 정권이 교체되고 긴 파업을 통해서 사장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긴 호흡을 가지면서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간의 정비 끝에 내놓은 2개의 드라마가 장혁 주연의 <배드파파>와 소지섭 주연의 <내 뒤에 테리우스>입니다. 


코미디와 첩보를 섞은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보통 첩보물은 긴장과 스릴을 무장하지만 이 첩보물에 코미디를 섞었습니다. 사실 이런 섞음은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드라마가 있었고 영화로는 90년대 영화 <트루라이즈>나 여성 코믹첩보물인 <스파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내 뒤에 테리우스>는 이전 코믹첩보물보다 좀 더 흥미와 재미를 주네요. 


<내 뒤에 테리우스 인물 관계도>

주인공은 코드명 테리우스라는 전직 국정원 요원 김본(소지섭 분)으로 수년 전에 북한 핵물리학자 박사이자 김본의 연인인 최연경(남규리 분)을 통해서 북한 핵개발 정보를 빼내려던 캔디 작전을 실행하다가 최연경이 사망합니다. 이 사망 사고로 김본은 국정원의 배신자로 몰리고 쫓기게 됩니다. 

그러나 김본은 이 사건에 어둠의 세력이 배후에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잠적하게 됩니다. 몇 년 후 김본은 킹캐슬 아파트에 몰래 숨어살면서 자신을 궁지에 몬 어둠의 세력을 조사합니다. 이 김본의 옆집에는 쌍둥이 아이 둘을 키우는 경력단절 아줌마 고애린(정인선 분)이 삽니다. 드라마 초반에 고애린의 남편인 차정일(양동근 분)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하다가 살해를 당합니다. 

고애린은 남편이 사망한 후 홀로 두 아이를 키웁니다. 아이들을 킹캐슬 아파트에 사는 아줌마 군단이 도와주면서 직장을 구합니다. 이런 홀로 고군분투하는 고애린을 김본이 두 아이를 등교하고 하교하는 시터 역할을 하면서 엮이게 됩니다. 김본의 갑작스런 출연으로 그를 평소에 짝사랑하던 국정원 요원 유지연(임세미 분)과 라도우(성주 분)이 도와줍니다. J인터내셔럴 대표인 진용태(손호준 분)과 의뭉스러운 집단의 비밀스러운 무기 거래가 가방을 이용해서 거래가 되고 이 회사에 고애린이 취직합니다. 

 국정원 부국장 권영실(서이숙 분)은 배신자 김본을 쫓고 부하 유지연은 김본이 국정원 안에 비밀 세력이 있다는 것을 빋고 김본을 도와 국정원 안의 배신 세력을 쫒습니다. 

드라마 스토리만 보면 좀 복잡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첩보물은 더 복잡해야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지향점은 코믹첩보라서 복잡하게 그릴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스토리 진행이 아주 매끄럽네요.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고애린 역의 정인선

정인선은 많은 분들이 잘 아실겁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가 논두렁 배수구를 들여다 보고 있을 때 어떤 아저씨가 이 배수구를 들여다 봤다고 했던 그 소녀가 정인선입니다. 이후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다가 2010년 <카페 느와르>에서 햄버고 소녀로 잠시 얼굴을 비추었고 이후 영화에서 조연으로 가끔 출연했습니다. 

드라마 쪽은 몇 년 전부터 보였는데 제대로 그리고 많이 보게 된 드라마는 이 드라마가 처음입니다. 많이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소지섭의 파트너로 나올 정도의 무게감이 있나? 하는 의심도 솔직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이 <내 뒤의 테리우스>는 소지섭 원탑 드라마가 아닌 소지섭 정인선 투톱 드라마네요. 

두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 연기를 어쩜 이리 잘 하는 지 소지섭 보려고 봤다가 정인선에 반해 버렸네요. 과하지 않는 연기와 적절한 톤의 연기를 통해서 코미디와 첩보의 균형점이 중요한 드라마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웃음과 액션이 잘 조합된 잘 만든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이 <내 뒤에 테리우스>는 기본 베이스는 첩보 드라마입니다. 이 첩보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수다쟁이 아줌마들 군단이 웃음을 곳곳에 뿌립니다. 킹캐슬 아파트 아줌마 정보국인 KIS라고 불리는 이 아줌마 군단에 왕 언니인 심은하(김여진 분)와 백치미의 봉선미(정시아 분), 전업주부인 아빠 김상렬(강기영 분)과 고애린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아줌마 모임 또는 학부모 모임으로 보이지만 추리나 정보력이 꽤 수준급입니다. 예를 들어 고애린의 두 아이를 의뭉스러운 남자가 납치를 하자 카톡 단체 채팅방에 이 사실을 알리자마자 아파트 곳곳에 있는 아줌마들이 아이들을 봤다고 제보를 하고 이 결정적인 제보 덕분에 납치 당할 뻔한 아이들을 구출합니다. 

고애린도 뛰어난 추리력과 능력을 가진 아줌마로 자신이 취직한 국정원의 위장 상점인 '킹스 백'이 이상한 상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비밀을 스스로 캐냅니다. 이 능력에 국정원 요원도 크게 놀랍니다. 오히려 이 뛰어난 능력에 작전 요원으로 활용합니다. 공인 첩보요원인 국정원 요원과 사설 첩보요원인 킹캐슬 아파트 아줌마들의 비교가 드라마 전체의 기본 유머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무뚝뚝한 요원 김본이 고애린과 고애린의 두 아이의 시터가 되면서 점점 웃음이 사라진 얼굴에서 히죽히죽 웃게 됩니다. 얼음 같던 김본이 고애린과 붙임성과 두 아이의 귀여움에 무너져 내립니다. 점점 두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유부녀 고애린과 총각 요원 김본의 러브라인이 연결되고 그렇고 연결이 안 되어도 그렇고 어떻게 풀어갈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사랑으로 칠해지는 것은 아니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혼자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을 도와주는 마음씨 좋은 흔한 이웃 사촌의 느낌입니다. 

전 이 톤이 좋다고 봅니다. 억지 멜로를 넣는 것보다 거리를 두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보내고 도와주는 이웃의 느낌이요. 


첩보와 코믹의 양 날개를 잘 섞기가 사실 쉽지 않죠. 조금만 균형이 흔들려도 한쪽으로 쏠리니까요. 그런면에서 국정원 권영실 부국장과 킬러만 빼고 주요 인물들이 코믹과 첩보 캐릭터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손호준이 연기하는 진용태가 생각보다 꽤 재미있는 캐릭터입니다. 허당인 진용태의 헛발질에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자신이 제거 대상이 되자 야수로 돌변합니다. 물론, 주인공 김본의 캐릭터도 아이들 앞에서는 다 퍼주는 삼촌처럼 보이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야수로 돌변해서 주먹 하나로 상대를 제압합니다. 

 

그러나 약간의 아쉬움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젊은 취향을 지향하는 것인지 MSG가 꽤 많습니다. 먼저 다양한 상황을 관련 음악을 쉴 새 없이 넣습니다. 예를 들어 준수 아빠인 김상렬에게 롤 모델이라고 말하면서 김본이 손을 잡는데 이때 '숨겨 왔던 너의'~로 시작되는 노래를 깔아주는 등 쉴 새없이 재미를 위해서 자막과 음악을 깔아줍니다. 이게 좀 과하다 보니 드라마의 톤을 너무 가볍게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 과함을 서서히 줄어들어서 괜찮네요. 


서서히 첩보물로 변화되는 <내 뒤에 테리우스>

이번 주 방영한 15~16회에서는 점점 김본이 자신이 추적하는 어둠의 실체에 접근하면서 긴박감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고애린이 납치 되면서 본격적인 액션이 많이 투입됩니다. 다리 하나를 막고 카 체이싱을 하는 장면은 흥미롭고 짜릿하네요. 물론 영화처럼 자동차가 전복되고 총격전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과감하고 화려한 액션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추격 장면은 드라마 전반부에 진했던 코믹을 살짝 줄이고 액션에 좀 더 중점을 두는 느낌입니다. 또한 평범한 경력단절 아줌마인 고애린의 본격적인 첩보 요원으로서의 활약도 기대가 됩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점점 그 흥미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믹과 첩보의 조화가 아주 좋은 드라마로 시종일관 웃게 하면서 동시에 거대한 음모를 밝혀가는 과정의 호기심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 뒤의 테리우스>는 수목 드라마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나간다면 10% 시청률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1~4회까지 보지 않고 5회부터 봤는데 푹TV에서 1~4회까지 다시보기로 다 봤습니다. 꽤 볼만한 드라마 <내 뒤의 테리우스>입니다. 특히 KIS 아줌마 요원들의 활약이 너무 기대됩니다. 코믹과 첩보를 잘 조율한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POOQ(푹)에서 내 뒤에 테리우스 15 ~ 16회 다시보기


<POOQ(푹)에서만 공개되는 미공개 영상>

지상파3사와 JTBC 같은 종편의 모든 방송을 다시보기 할 수 있고 심지어 93년 방영한 <마지막승부>도 볼 수 있는 POOQ(푹)는 본방을 사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지운 VOD 및 실시간 TV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TV를 PC 모니터로 보는 1인 가구나 IPTV를 보지 않으면서도 스마트TV로 보는 분들에게 앱을 설치해서 볼 수 있습니다. 유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1만원 이하의 월정액으로 모바일, PC, TV 등 편한 디바이스로 볼 수 있어서 좋네요. 

게다가 일본 드라마도 볼 수 있네요. 보고 싶었던 <중쇄를 찍자>도 볼 수 있네요. 중쇄를 찍자도 다 보고 리뷰를 써봐야겠습니다. POOQ(푹)에서는 TV에서 제공하지 않는 영상인 미공개 영상도 제공합니다. NG 장면이나 촬영장 분위기를 담은 영상으로 드라마 밖의 풍경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POOQ(푹)는 그냥 지상파 방송을 유료로 보는 VOD 서비스 인줄 알았는데 지상파 말고도 다양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드라마를 보면서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피드백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청감상평을 담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는 것은 좀 아쉽네요. 이 부분만 추가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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