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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율 저하에 큰 영향을 준다?

by 썬도그 2018.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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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함을 넘어서 국가 붕괴의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2006년 한국의 출산율은 1.13명으로 OECD 평균 1.65명보다 낮았습니다. 이 당시에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저출산 대책을 엄청나게 내놓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한국의 출산율은 1.05까지 떨어졌습니다. 2명이 결혼해서 아이 1명만 낳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면 인구는 급속도로 떨어질 겁니다. 여기에 결혼을 안 하는 비혼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OCED 하위권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도 꼴찌 수준입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 나라는 미래가 밝을 수 없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출산 문제를 미리 겪은 일본처럼 일자리가 넘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저출산은 국가 경제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맞벌이 부부들과 여성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 워라벨 정책과 각종 저출산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출산율이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잘못 된 것 아닐까요?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율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Birth Rates Dropped Most in Counties Where Home Values Grew Most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질로우닷컴의 기사는 우리에게 저출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위 기사에 따르면 2008년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로 촉발된 세계 금융 위기는 전 세계 경기를 크게 위축시켰습니다. 경기 침체되자 미국의 출산율을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12명이었는데 2010년에는 여성 1인당 1.93으로 출산율이 떨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회복되면 출산율도 회복될 것이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금융 위기가 회복되었음에도 미국 출산율은 2016년 1.82, 2017년 1.76으로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경기가 회복되었고 지금 미국 경제는 다시 활황기로 접어들고 있는 모습인데 왜 출산율은 더 떨어질까요?

그 이유를 가치관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는 미국의 젊은 사람들이 많은 아이를 낳지 않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가 실시한 평생 아이를 몇 명 낳고 싶습니까?라는 설문 조사에서 여성은 2.3명, 남성은 2.2명으로 젊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덜 낳자라는 생각은 높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의 자녀에 대한 가치관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시선은 바르지 못합니다. 

이에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질로우닷컴은 자신들이 집계한 미국의 주택 가격 변동과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가 발표한 출산율의 데이터를 비교해서 주택 가격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주택 가격과 출산율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주택 가격이 높아질수록 출산율은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아기를 낳기 전에 내 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첫 아기를 낳기 전에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25~29세의 미국 성인들은 대부분 자기 집을 갖지 못하고 결혼을 합니다. 

2010~2013년 사이에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미국인들의 평균 연령은 32.5세였습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연령이 35.2세로 약 3살이 더 올랐습니다. 이는 주택 가격 상승 때문입니다. 주택 가격이 올라서 더 많이 벌어야 하기 때문에 구입 연령이 3살이나 올랐습니다. 한편 여성이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연령도 2010년에는 27.7세였는데 2016년에는 28.7세로 1살이 늘었습니다. 

질로우닷컴은 2010~2016년 기간 동안 미국의 카운티당 주택 가격 상승과 25~29세의 여성 출산 비율이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 상승률이 큰 카운에서는 20대 후반 여성의 출산 비율이 하락하고 주택 가격 상승률이 적은 카운티에서는 출산 하락률이 높지 않거나 출산율이 소폭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체 평균을 보면 다른 카운티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으면 카운티의 출생률은 1.5%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의 페어팩스 카운티는 주택가격이 2010년보다 2016년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17%였고 출산율은 8.2% 감소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몬트레이 카운티는 같은 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37%나 상승했고 출산율은 11.7%로 감소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할 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관 관계는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욕 등 미국 서부와 북동부에서 다른 지역보다 강하게 관측되었습니다. 반면 텍사스와 애리조나 같은 미국 남부와 남서부 지역은 평균 출산율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분석은 상관 관계이지 원인과 결과인 인과 관계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출산율 변화에는 수 많은 인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내용은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하지만 출산율 저하에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없지만 상당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률을 총 5단계로 분류하고 출산율 저하 비율을 그래프로 만들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연두색이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습니다. 그 다음이 녹색, 하늘색, 파란색, 군청색으로 군청색이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습니다. 

왼쪽 세로 줄은 출산율입니다. 보시면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은 연두색은 지난 6년간 출산율 저하가 5.4%로 출산율 저하가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군청색은 무려 13.4%나 출산율이 낮아졌습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한국처럼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주탁 가격 상승률이 8.7%였고 2018년에는 6.5%로 조금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하락하거나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출산율이 높아질까요? 질로우닷컴은 그건 확인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분명 주택 가격과 출산율은 상관 관계가 높습니다. 

한국을 돌아보죠. 불경기에도 한국의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하자 지방 주택 및 아파트 가격을 하락세로 접어 들었지만 서울은 오히려 더 크게 올랐습니다. 지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또는 약간 하락세에 접어 들었지만 지난 1~2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미친 듯이 올라 버렸습니다. 

서울시 출산율은 한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0,84명입니다. 2010년 이후 7년 연속 꼴찌입니다. 이에 서울시는 육아, 보육 지원을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서울시민들이 아기를 낳지 않는 이유는 높은 주택 가격 때문이 아닐까요? 주택을 구입을 하던 전세로 살던 월세로 살던 집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서울시 전세 가격은 아파트 구매 가격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나게 올랐죠. 그래서 갭투자까지 생겼습니다.

지금은 전세 가격이 훅훅 잘 빠지고 있습니다.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 결혼하고 전세로 시작하는 신혼 부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높은 주택 가격, 전세 가격이 서울시 출산율 꼴찌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서울시는 저출산 문제를 보육, 육아에만 집중하지 말고 서울시 아파트, 주택 가격 안정화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주택 가격 안정화에 대한 큰 고민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전임 시장인 이명박 전 시장처럼 대놓고 아파트 가격 올려주겠다. 싹 밀고 아파트 빨대 꽂아주겠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주택 가격 안정화의 큰 틀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아파트 가격 폭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짝 거품이 있어야 맥주 맛이 좋듯 살짝 거품은 있어야죠. 하지만 거품이 너무 심하면 맥주 맛도 떨어지고 헛배만 부릅니다. 따라서 서울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낮추거나 서서히 서서히 떨어지게 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개발도 너무 도심 위주, 강남 위주로 하지 말고 서울이라는 큰 도시 구석 구석을 살기 좋게 만들면 같은 서울시 안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많게는 5배에서 10배까지 차이나지 않게 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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