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종일 다산신도시가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기사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다산신도시가 실검에 오른 이유는 택배 때문입니다. 다산신도시에 지어진 새로운 아파트 단지는 요즘 지어지는 대부분의 아파트처럼 지상주차장이 없습니다. 지상주차장을 없앤 지상에는 공원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지상주차장을 없앤 대신 모든 차량은 지하에 주차할 수 있게 지하 주차 공간을 마련해서 지하에 주차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문제는 택배차량입니다. 지상주차장이 없어도 소방차나 구급차 같은 응급차량을 위해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서 택배 차량이 다니면서 택배를 배송했습니다. 그런데 지상 공간에 택배 차량이 다니면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 입주민들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았습니다.

택배 기사들은 난감해졌습니다. 입주민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다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지하 주차장 입구 높이가 2.3m로 대부분의 택배차량의 높이인 2.5m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택배 차량이 지하로 내려갈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제기하자 입주민들은 아파트 입구 주차장에 택배 차량을 세우고 손수레를 끌고 직접 배송하거나 2.3m보다 낮은 저상 화물차를 구입해서 배송을 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택배 기사들은 손수레로 아파트 단지를 왔다갔다하면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이 아파트 때문에 저상 차량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아파트 입구에 택배를 놓고 알아서 찾아가고 안되면 반품 처리 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싸움 구경하는 기자 

'단지 내 택배 차 안돼'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 MBC 기사

이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 기사는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요즘 새로 지어진 아파트들 중에 많은 아파트들이 겪고 있는 갈등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치가 생각보다 큽니다. MBC는 이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을 취재해서 보도했습니다. 


택배 기사 입장을 전하고 동시에 입주민들의 이야기도 담은 흔한 리포팅 기사입니다. 양쪽의 입장을 단순하게 전하고 가치 판단을 넣지 않는 리포팅 기사죠. 양쪽의 입장을 전했지만 여론은 택배 기사들로 향했습니다.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을 악마로 생각하는 듯한 댓글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저도 기사를 보고 입주민들의 이기주의가 보기 좋지는 않네요. 하지만 입주민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지상에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쾌적한 아파트,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 놀 수 있는 아파트를 생각했는데 막상 입주해보니 택배 차량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것이 보기 좋지 않겠죠. 어쩌면 택배 기사도 입주민도 모두 피해자가 아닐까요? 이 다신신도시 택배 대란의 해결책은 간단하고 원인도 간단명료합니다. 


지상에 주차장을 없애고 만든 지하 주차장으로 택배 차량을 다니게 하면 됩니다. 다산신도시 아파트는 지하에 무인 택배함이 있어서 오히려 택배 기사님들이 근무하기 더 편한 아파트입니다.


그러나 지하 주차장 높이가 2.3m 입니다. 택배 차량이 대부분 2.5m 이상입니다. 따라서 지하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해결 방법은 택배 기사가 2.3m 이하의 저상차량을 구입해서 배송을 하거나 현재처럼 아파트 입구에 택배를 놓고 가면 노인 택배 또는 부녀회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집까지 배송해 줄 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상차량 구입은 택배 기사들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이고 화물칸 안에서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작업을 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불가능한 조치입니다. 그래서 다산신도시 같은 갈등을 겪고 있는 아파트들이 아파트 입구에서 집까지 배송해주는 노인 택배나 부녀회가 사람을 고용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MBC 기사가 조금만 깊게 생각했다면 이 택배 대란 문제는 이 다산신도시만의 문제가 아닌 것을 인지하고 다른 아파트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취재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택배 대란의 근본 원인은 지하주차장의 제한높이 2.3m입니다. 저 높이만 3m로 높여도 택배 배송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됩니다. 그런데 왜 2.3m로 높이 제한을 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런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mbc 뉴스는 그 이유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단순 리포트였고 취재 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도 좀 더 깊이 있는 기사를 쓰는 것이 좋은 언론사의 기본 행동 아닐까요? 


원인을 찾아보는 기자 

궁금했습니다. 지하주자창 높이가 왜 2.3m 일지 궁금했습니다. 알아보니 입주민 대부분이 승용차 소유자라서 승용차 높이에 맞추다 보니 2.3m로 지어진다고 하네요. 저 아파트 입주민 트럭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분들도 계시고 택배 기사님도 계실텐데 트럭 소유자는 천상 야외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문제는 택배 차량입니다. 택배 차량은 2.3m 높이의 지하 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관련 건축법에 따르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2.3m 이상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법 자체가 문제죠. 건축법을 바꿔야 합니다. 택배가 일상이 된 나라에서 2.3m는 택배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나 어울리는 높이입니다. 특히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는 택배 차량이 편하게 들어갈 수 있게 최소 2.5m 아니 3m 정도로 넉넉한 높이로 만들게 해야 합니다. 그럼 해결이 됩니다. 

법을 고쳐야 합니다. 언론사가 법이 문제라고 지적을 하고 여론을 형성해서 국회와 정부에 압력을 넣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mbc뉴스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후속 심층 취재가 나올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아쉽네요. 법은 그렇다고 치고 저 아파트를 설계한 사람도 문제입니다. 좋은 건축가라면 택배가 일상이 되고 택배 차량이 대부분 2.5m에서 3m 내외인 것을 감안한다면 지하 주차장 높이를 3m 정도로 지었겠죠. 그러나 그렇게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몇몇 분들이 공사비 아끼기 위해서 2.3m에 맞춰서 지었다고 하는데 단 몇cm 높이 올린다고 공사비가 엄청나게 올라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런 갈등으로 들어가는 인건비가 더 들어가지 않을까요? 전 설계자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근처에 다른 단지들은 지하주차장 높이가 높아서 이런 문제가 없다는 택배 기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들이 다 지하 주차장 높이를 2.3m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저 아파트를 설계하고 시공한 시행사와 시공사가 문제라고 봅니다. 



제 생각을 그대로 담은 한겨레 기사가 있네요. 이런 게 제대로 된 기사죠. 원인을 찾고 그 문제 해결책을 담아내고 여론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방향으로 이끌어야죠. 쌈 구경 같은 기사는 문제 해결 보다는 감정 배설 역할만 합니다. 이런 지하 주차장 높이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곳이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 뿐이 아닙니다. 이미 전국 지상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자 문제입니다. 그럼 정부가 나서서 법을 고치고 설계자가 설계할 때 제대로 해야 합니다. 문제 원인이 해결이 되지 않으니 최근에 지어진 다산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문제가 되는 것이죠. 이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이런 아파트가 계속 지어지고 계속 택배 대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감정의 배설장이 된 포털 댓글 


네이버 뉴스를 잘 보지 않습니다. 댓글을 읽어보면 10년 전 야후 코리아 뉴스 댓글을 보는 느낌입니다. 극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이 쓴 토악질 같은 댓글들이 가득해서 잘 안 봅니다. 그럼 다음 댓글은 읽을 만 하냐? 네 그나마 낫습니다. 특히 보수 일간지들이 쓴 기사 밑에 근본 원인을 적은 댓글들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나 다음 뉴스 댓글도 감정의 방향, 성향이 다를 뿐 감정의 배설의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가끔 포털 뉴스 서비스가 필요한가? 포털 뉴스 댓글 기능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요즘은 그냥 인터넷 화장실 같은 느낌입니다. 

위 댓글은 근본 원인을 찾아본 한겨레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양쪽의 입장을 전하고 원인 해결을 담았는데 기사를 읽은 것 같지 않은 댓글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합리적 비판이 아닌 그냥 입주민들을 악마로 보고 쓴 댓글이네요. 요즘 기사 다  안 읽고 댓글 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냥 내 감정을 쏟아내기 위해서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라는 직업은 일반인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일반인이 궁금해서 물어보면 대답하지 않아도 기자가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만큼 기자는 많은 정보를 쉽게 취할 수 없고 기자라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기자들은 그런 정보를 취합해서 옳은 방향으로 여론을 이끌기 보다는 싸움이 나면 싸움이 난 원인을 찾지 않고 누가 몇 대 때리고 누가 몇 대 맞았는 지에 대한 현상만 중계합니다. 

이러다 보니 언론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 결론을 내놓고 그 결론에 부합하는 정보만 취사 선택해서 기사를 쓰는 기자와 언론사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상단에 소개한 MBC라는 언론사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기사만 그렇지 좋은 심층 취재 기사도 많이 냅니다. 다만 MBC이니 더 바라는 것이 많아서 비판을 했습니다. 조중동과 온갖 경제지나 연합뉴스, 뉴시스 등등의 보수 언론사는 비판할 가치도 없습니다. 부끄러움이 남아있어서 길가에서 똥을 싸는 사람에게 비난을 해야지 길 한 가운데서 똥을 싸는 체면과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무시하는 게 낫습니다. 

좀 더 깊이 있는 기사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기자가 기레기가 아닌 기자 선생님이 되었던 시대가 다시 왔으면 하네요.

썬도그
하단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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