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는 문화시설이 턱 없이 모자릅니다. 이렇다할 갤러리도 많지 않지 않습니다. 영화관도 없었다가 2000년대 중반에 씨티렉스가 생기면서 1개가 생겼습니다. 금천구 자체가 구로구에서 분리된 구이고 작은 구라서 인구도 적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육군도하부대가 떠난 자리에 거대한 아파트 숲이 생기면서 인구도 늘고 가산디지털단지가 IT산업의 메카가 되면서 활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가산 아울렛 단지는 마리오 아울렛과 W몰, 현대아울렛 등 다양한 의류 쇼핑몰이 많아 지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가산디지털단지는 주말이나 평일 출퇴근 시간에 지옥철로 변했습니다. 이 가산디지털단지의 터줏대감이자 대표적인 쇼핑몰인 마리오 아울렛 3관에 서울 서남부에서 가장 큰 서점인 '영풍문고 마리오아울렛'이 생겼습니다.
가산 마리오 아울렛 3관 6층에 생긴 <영풍문고>
가산 마리오 아울렛은 1,2관을 넘어서 3관까지 있는 대형 의류 쇼핑몰로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에서 내려도 되고 7호선 4번 출구로 나오셔도 됩니다. 조금만 걸으면 마리오아울렛 3관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6층에 영풍문고가 지난 3월 30일 오픈했습니다.
마리오 아울렛 3관은 가운데 엘스컬레이터가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엘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둥근 형태의 영풍문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천장은 노출형 디자인으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명은 전체적으로 어둡습니다. 책을 비추는 조명이 가득한데 이런 형태는 광화문 교보문고가 가장 먼저 선보였습니다. 이후 많은 대형 서점들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명을 살짝 어둡게 하는 이유는 책 읽기 편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마케팅의 화두는 '고객의 시간을 잡아라'입니다. 판매에 혈안이 되었던 마케팅이 판매 보다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1인 고객을 위해서 명당자리인 창가를 1인 테이블로 배치해서 최대한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는 커피 리필이 되지 않습니다. 더 오래 머물고 싶으면 커피를 더 사 먹으라는 눈치를 줍니다.
교보문고가 이런 타임 마케팅을 최초로 시도했습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꽤 긴 시간의 리모델링 시간을 거쳐서 서점보다는 도서관에 가까운 곳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조명을 어둡게 하고 책 읽기 편한 노르스름한 할로겐 조명으로 바꿨습니다. 또한, 조명을 책장 위에 달아서 책을 비추는 곳만 밝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서 책을 편하게 읽고 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편하게 읽고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었습니다.
그럼 누가 책을 사느냐고 하겠지만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집에 가져가서 읽고 싶은 분들이 생기고 그런 분들이 책을 삽니다. 교보문고는 리모델링 이후에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물론 안 좋은 점도 있습니다. 도서관처럼 변신하다 보니 책은 안 사고 책만 읽다 가는 분들이 늘다 보니 책들이 손 때가 잔뜩 묻은 책들이 나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훼손된 책은 교보문고가 부담하는 것이 아닌 해당 출판사가 교환을 해준다고 하네요. 교보문고는
'가산 마리오 아울렛 3관 6층에 있는 영풍문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조명이 노르스름하고 살짝 어두워서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가장 먼저 테이블 숫자와 의자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1인 테이블이 2개가 있습니다. 벌써 퇴근 길의 직장인들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네요. 사실 이 가산디지털단지는 20~40대의 젊은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약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이 계속 더 생기고 있어서 직장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다 할 도서관도 없고 서점도 없습니다.
뭐 사실 직장인들이 책 읽을 시간이 어딨냐고 하겠지만 출 퇴근 시간에 책을 읽는 분들도 많고 필요한 책은 읽습니다. 그러나 이 유동인구 많은 곳에 작은 서점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영풍문고가 그 숨통을 틔워주네요
테이블에는 전원콘센트와 USB 포트가 있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다른 쪽에는 편한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팬시 제품과 IT 가젯을 파는 공간도 있습니다. 마우스, 핸드폰 케이스, 블루투스 스피커, 이어폰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책장 사이에도 이런 테이블 공간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휴게 공간이 꽤 많네요. 이런 트랜드는 최근 대형 서점의 트랜드이고 그래서 살 책이 없어도 잠시 들려서 책을 기웃거립니다. 다만 여전히 온라인에서 사는 것이 10%라도 더 싸다기에 매장이 아닌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쇼루밍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영풍문고가 어떤 대책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휴게공간이 참 많아서 좋네요
작은 케익 카페도 있습니다.
꼭 책 읽어러 올 필요는 없습니다. 옷 쇼핑 하다가 잠시 휴식이나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찾아와도 됩니다.
중간에 큰 1인 테이블이 있어서 혼자 쇼핑하는 분들에게도 좋네요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세대는 10살 이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1년에 읽는 책 권수를 성인이 따라갈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책 많이 읽고 책 소비도 많이 하기에 서점들은 아동코너를 항상 만듭니다. 영풍문고 가산마리오아울렛점도 아동 공간이 있습니다. 아동용 장난감과 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편하게 놀 수 있게 놀이 공간도 있네요.
매대는 고정형으로 되어 있고 그 위에 책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책장을 더 많이 넣어서 더 많은 책을 넣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공간 자체가 커서 그런지 책장은 벽 쪽으로 밀고 가운데 공간은 매대로 배치했습니다. 포토샵CC 2018 책을 구매할까 해서 도서 검색대에서 책을 검색해보니 책이 없네요. 책 권수는 많아 보이는데 정작 찾는 책이 없으니 좀 짜증이 나네요.
뭐 개장 첫날이라서 그렇겠죠. 다음 주에 또 들려봐야겠습니다.
베스트셀러 코너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읽을 책 없으면 베스트셀러를 보고 구매를 했는데 요즘은 조금만 인기 있어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과거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계속 오르는 등 베스트셀러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넛지도 오래된 책인데 저자가 노벨경제학상 탔다고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네요.
이렇게 방송 탔다고 유명인이 추천했다고 별 중요하지도 않는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모습에 베스트셀러를 참고만 할 뿐 책 구매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또한 책도 근처 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는 시대라서 안 사는 것도 있고요. 책 값도 그래요. 책 값도 도서 정가제 시행 후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서(최근에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책 구매를 거의 하지 않게 되네요. 작년에 산 책이 2권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영풍문고는 책을 정가에 판매합니다. 요즘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보고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는 쇼루밍을 많이 하고 저도 그런 사람 중 한명입니다. 이런 쇼루밍족을 잡기 위해서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보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교보문고에서 10% 싸게 구매를 한 후 카운터에 가면 책을 10% 싸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영특한 교보문고입니다.
그러나 영풍문고는 이게 없는 것 같네요. 책을 제 값 다 주고 사야 하는 모습이네요. 이런 것은 좀 개선하면 어떨까 하네요. 영풍문고는 예스24와 손을 잡고 중고서적을 매입합니다. 이 마리오아울렛 영풍문고는 아직 하지 않지만 곧 여기도 다 읽은 책을 매입하는 매장이 될 듯 하네요.
오픈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만 오픈 이벤트가 조악하네요. 모든 구매 고객에서 포스트잇 증정하고 어린이 고객을 위한 풍선 아트와 할머니가 들여주는 동화이야기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 서남부에서 가장 큰 오프라인 서점이 생긴 것은 무척 좋고 지나가는 길에 자주 들려봐야겠습니다.
구매 이벤트도 좀 확대했으면 합니다. 알라딘이나 예스24는 3만원 이상 구매고객, 5만원 이상 구매고겍에서 노트나 파우치나 독서대를 주는 행사를 1년 내내 하는데 오프라인 매장의 임대료나 인건비 때문에 어렵다고 해도 오픈 초기에는 좀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