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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네이버 뉴스 댓글 문제의 해결책은 명성 기반 댓글 기능

by 썬도그 2018.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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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국내 검색 점유율 70%가 넘는 검색의 제왕입니다. 다음이 검색 점유율 끌어올리기를 포기한 상태에서 거의 독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 높은 시장점유율은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인들이 검색하면 찾아가는 녹색창 네이버는 최근 댓글 알바 이슈가 터졌습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네이버 실시간 검색창에 '옵션열기'라고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 뉴스 댓글 중에 '옵션 열기'로 시작하는 댓글들이 검색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옵션 열기'라고 시작하는 댓글들이 많이 검색되었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서 같은 내용의 댓글을 복사해서 네이버 뉴스 댓글창에 붙여넣기 하는 과정에서 '옵션열기'까지 복사해서 빚어진 촌극입니다. 자신이 직접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어떤 조직에 의해서  같은 내용의 댓글을 일사분란하게 붙여 넣다가 발생한 일입니다.


여론의 바로미터가 아닌 여론 조작의 도구가 된 네이버 뉴스 댓글

뉴스를 포털에서 소비하는 요즘 포털 뉴스 댓글은 여론을 담은 그릇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역할을 잘 하는 뉴스 카테고리도 있지만 적어도 정치 기사 뉴스 댓글은 여론를 담는 그릇이 아닌 여론의 쓰레기장이 되었습니다. 

저와 정치 성향이 다른 댓글이 많이 달리고 공감수가 많다고 여론의 쓰레기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와 의견이 달라도 그 자체로는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만 어떤 여론을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조작을 한다면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이죠. 



북한, 연일 펜스 방한 행보 비난…"역겨운 대결 광대극" 뉴스기사 댓글



"북한이 원하면 대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진의 뭘까'(종합) 뉴스기사 댓글

비슷한 소재를 다룬 뉴스 기사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슷한 기사임에도 댓글 성향이 다릅니다. 네이버는 전통적으로 우익 성향의 댓글러들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그 성향이 더 짙어져서 푸른 일베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다음이 진보 성향의 댓글러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우익 성향의 댓글러들이 많이 이동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슷한 뉴스임에도 공감지수 높은 댓글의 성향이 극과 극으로 다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가 뭘까요? 다음은 진보 성향의 댓글러들이 많아서 어떤 뉴스기사 특히 정치 뉴스 기사는 진보 성향의 댓글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이유는 카카오톡으로 뉴스 기사를 퍼 날라서 엄지척이나 댓글을 달게 독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많은 분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합니다. 이 카카오톡에 같은 정치 성향의 단톡방을 만들거나 네이버나 다음 카페에 뉴스 기사를 올린 후에 뉴스 기사에 댓글과 엄지척!를 눌러달라고 독려합니다. 

이런 뉴스 기사 관리 세력들로 인해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은 여론을 담는 그릇이 아닌 여론을 호도하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사실 이 뉴스 기사라는 것이 수백에서 최대 1만명 내외의 인원만 동원하면 인기 많고 공감지수 높은 댓글을 상위에 쉽게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우익과 진보 세력간의 싸움장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특정 뉴스 기사에 같은 성향의 댓글에 공감을 눌러달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일사분란하게 댓글을 달고 공감을 누릅니다. 이런 식이면 네이버 뉴스기사 댓글 기능을 삭제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물론 최근 다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의 뉴스 기사 댓글도 여론의 그릇이 아닌 여론의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은 이런 지경까지 되는데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네이버 대표가 뉴스 댓글 기능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집단적인 어뷰징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지난 수 년간 자행됐음에도 방관하고 있던 곳이 네이버와 다음입니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려면 차라리 댓글 기능을 없앴으면 합니다. 


명성 기반의 댓글 기능을 도입해라!

이런 네이버 뉴스 댓글의 문제점을 실명제로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네이트가 실명제 뉴스 댓글제를 실시했지만 네이버 뉴스 보다는 낫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실명제를 한다고 두려워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죠. 또한 닉네임 제도라고 해도 문제가 되는 댓글을 수사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명제는 그냥 또 다른 닉네임과 다를 게 없습니다. 실명이라고 해도 어차피 전 그 사람을 잘 모르니까요. 다음 뉴스처럼 댓글을 단 사람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그 사람이 쓴 이전 댓글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는 제도가 더 낫겠죠. 네이버는 댓글러가 자신의 과거 댓글을 노출 시킬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 쓴 댓글을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안은 명성 기반 댓글입니다. 

페이스북은 많은 이웃들과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뉴스 기사를 링크해서 소개하면 다양한 반응이 나옵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댓글을 보면 서로 댓글을 달면서 의견 교환을 합니다. 의견 교환을 하다가 틀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의 의견 교환을 통해서 조율할 수 없는 시선은 넘기고 모르는 정보를 취득하거나 합의 할 것은 합의를 합니다. 전형적인 토론의 과정입니다. 이렇게 길게 토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읜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댓글들이 달립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는 반사회적 행동을 더 쉽게 하지만 누군가가 보고 있다면 그 반사회적 행동을 멈추거나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술에 잔뜩 취해서 오줌이 싸고 싶은데 근처에 화장실이 없으면 아무도 안 지나가는 곳에서 노상방뇨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지나가면 잠시 움찔하고 몸을 더 숙이면서 싸죠. 부끄러움을 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 그 모습을 보면 오줌이 쑥 들어갈 겁니다. 

다음 날 어제 xxx가 길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하더라는 소문이 동네에 쫙 퍼지면 그 사람은 명성에 큰 지장을 받습니다. 우리는 아는 사람 앞에서는 행동을 조신하게 합니다. 잘못하면 자신의 명성에 영향을 주니까요.

페이스북은 명성 기반의 SNS입니다. 트위터도 있긴 하지만 트위터는 익명성이 더 높습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폐쇄적인 모습은 있지만 자신의 명성을 기반으로 인맥을 구축합니다. 그래서 싸움도 적게 일어납니다. 자신의 명성이라는 신용 자산을 기반으로 하기에 신용 자산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의견을 피력할 때도 부드럽게 합리적으로 표현합니다. 물론 페이스북에도 개망나니 같은 댓글을 다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거의 없습니다. 

표현의 자유다 뭐다! 하면서 익명성을 강조하지만 한국에서 익명성이 주는 효용보다는 불쾌함을 유발하는 지수가 더 높습니다. 이 익명 기반의 댓글의 좋은 점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익명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현재 익명 기반의 댓글을 유지하고 있는데 신용 자산을 쌓아 올리게 한 후 신용 자산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댓글을 다는 명성 기반으로 바꾸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명성을 쌓기 까지의 과정에서 권력이 생길 수 있고 댓글러 사이의 레벨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네이버나 다음이 명성 기반 댓글 기능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 계정으로 접속해서 댓글을 달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SNS 기반으로 접속하는 댓글러는 거의 없습니다. 전 이 기능을 더 확대하거나 강제적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아니면 최소 자신이 쓴 이전 댓글들을 보게 하는 기능이라도 도입했으면 합니다. 또한, 하루에 댓글 달 수 있는 글의 개수와 양을 정하는 종량제 및 공감도 하루에 100개 이상 못 넘게 하거나 쿨타임 같은 시간 제한을 두는 등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제 제안도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민을 심각하게 해봤으면 합니다. 솔직히 네이버가 다음이 뉴스 댓글의 분란을 수 년 전부터 알고 있음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이제와서 사회 문제가 되니까 고민하는 행태는 억지로 대책 마련하는 모양새입니다. 

댓글 시스템을 악용하는 어뷰징이 많으면 바로 바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너무 방치를 했습니다. 검색 알고리즘은 그렇게 자주 바꾸면서 뉴스 댓글 기능은 왜 이리 느리게 변화하는지요. 또한 뉴스 편집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언론이 아니다라는 식의 책임 회피도 문제가 있습니다. 

여론을 형성하는 거대한 힘을 가진 네이버와 다음!  사회적 영향력이 높다는 것은 권력을 가졌다는 소리입니다. 그 권력의 크기만큼 책임감도 느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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