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 예보가 없었기에 그냥 지나가는 눈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여의도 MBC 건물을 지나는데 함박눈이 내리네요. 그냥 그칠 눈이 아닌 것 같아서 기상레이더 자료를 찾아보니 서울 하늘에 눈 구름이 가득하더군요. 눈이 오는 사진을 찍기 쉽지 않습니다. 눈이 잘 오지 않기도 하고 눈이 오더라도 방진 방적 카메라가 아니면 장시간 촬영하기 쉽지 않습니다.
마침 카메라 가방을 메고 나왔고 카메라 가방에는 캐논 풀프레임 DSLR인 EOS 6D MARK2가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서 눈 오는 여의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눈이 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눈이 오는 사진을 잘 찍으려면 눈을 잘 담아야 합니다. 눈을 잘 담으려면 배경이 어두운 곳을 찾아야 합니다. 흰 도화지 위에 하얀 물감을 칠하면 잘 보이지 않듯이 배경이 하얀 곳을 촬영하면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두운 배경을 찾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촬영하면 눈이 가득한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둘러 보니 공사하는 건물이 어두운 색이라서 그곳을 향하고 촬영했습니다
여의도 한강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얼음 위에 눈이 쌓여서 하얗게 변한 한강과 강 건너편 건물도 회색으로 변해서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에 눈이 담기지 않아도 눈오는 여의도 한강 둔치는 낯설지만 아름다웠습니다. 눈이 와서 그런지 관광객도 찾아온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눈이 오면 크게 춥지 않습니다. 눈이 녹으면서 춥지 눈이 올 때는 그렇게 춥지 않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한강이 얼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눈이 쌓였습니다.
개기월식도 흔한 풍경이 아니지만 눈 내리는 한강 풍경 보는 것도 흔한 풍경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걸 사진으로 담는 것도 흔하지 않죠.
캐논 풀프레임 DSLR EOS 6D MARK2의 노출 조정을 했습니다. 이렇게 하얀 색이 가득한 풍경은 자동 노출계가 평균의 함점에 빠져서 회색으로 만듭니다. 따라서 설경이나 눈 내리는 풍경은 노출을 +1스텝 정도 올려서 촬영해야 제대로 된 하얀색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이 자동 노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이 나왔으면 하네요. 언젠가 카메라에도 인공지능이 탑재 되어서 GPS 위치와 날씨와 피사체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되면 아! 지금 눈이 내리고 있구나 또는 저건 눈이구나 아니면 설경이구나를 인지하고 자동으로 적정 노출로 변환해주는 날이 오겠죠.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노출 +1 스텝 올려서 촬영해야 합니다.
2620만 화소 인 육두막(EOS 6D MARK2)의 디지털 줌으로 얼음 위에 떠 있는 새를 확대해 봤습니다. 확대를 해도 선명하게 보이네요. 육두막은 샤프니스가 좋아서 확대해도 사진이 흐리멍텅하지 않네요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이 신조어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합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참 많습니다. 때로는 행복 강박증이 행복을 저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은 분명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죠. 그럼 우리 주변의작은 고마움에도 행복하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면 어떨까요?
이런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면서 작은 행복을 느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다기 보다는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행복이 대부분입니다. 행복이 정량화 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행복을 느낀다면 행복의 총량은 한정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나 행복은 물질이 아닌 감정이기에 총량이 있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만들면 됩니다.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사물에서 공간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찾거나 만들면 됩니다.
사진 찍다 보면 소확행을 많이 느낍니다. 발 밑을 스쳐 지나가는 들꽃을 오래 보면서 들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매일 지나가는 그 골목에서 그 가게에서 아름다운 각도로 떨어지는 햇빛이 찰랑일 때 행복을 느낍니다. 일상에서 원더를 찾는 노력! 그게 소확행이 아닐까요?
카메라를 들고 걸으면서 행복을 카메라에 주워 담았습니다.
마포 대교 밑에 흐르는 행복을 담았습니다.
눈이 좀 잦아 들었습니다. 강이 거대한 들판으로 변했습니다. 사진만 보면 걸어서 건너가고 싶을 정도네요
하얀 강!
서강대교를 지나 갈 때 눈 발이 굵어졌습니다. 함박눈이 서강대교를 점묘화로 만드네요
많지 않은 사람들이 한강에 나와 있었지만 설국으로 변한 한강에서 사진 찍는 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본 것을 공유하는 행복도 소확행이라면 소확행이죠. 그러고 보면 카메라는 행복의 도구입니다.
작은 미소를 머금고 서강대교 밑을 지났습니다.
한강수상구조대 건물에 배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한강이 얼어서 배구 움직일 수 없습니다.
둔치 옆 자전거 도로로 올라섰습니다. 검은 아스팔트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니 굵은 눈발이 확실히 잘 담기네요
여의도에 있는 서울마리나입니다. 요트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겨울이라서 요트 탈 일이 없죠.
눈 내리는 마리나. 눈이 더 거칠게 내립니다.
눈이 더 탐스럽게 많이 내렸지만 방진 방적 기능이 있는 캐논 풀프레임 DSLR EOS 6D MARK2는 카메라 걱정 없이 설경을 마음껏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생활 방수가 되어서 편하게 촬영했습니다. 렌즈는 물기가 묻으면 좋지 않기에 렌즈 후드로 렌즈로 향하는 눈을 막았습니다.
1/400초
그런데 눈이 내릴 때 눈이 흩날리는 것과 정지된 눈을 촬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 잘 아시겠지만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셔터스피드 몇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바람의 강도나 눈의 크기에 따라 또 다르니까요. Tv 모드(셔터스피드 우선 모드)로 돌린 후에 1/400초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시면 눈이 멈춘 듯 보입니다.
105mm ,f 11, 1/25초
위 사진은 1/25초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시면 눈이 날리는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1/25초 이하로 내리면 사진이 흔들릴 수 있기에 1/30초 이상이 좋습니다. 이는 렌즈마다 다르긴 합니다. 제가 사용한 렌즈는 EF 24~105mm L렌즈입니다. 위 사진은 105mm에 놓고 촬영했습니다. 보통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찍기 위한 최소 셔터스피드는 1/렌즈 mm입니다. 예를 들어서 24mm 화각에서의 최소셔터스피드는 1/24초 이상으로 찍어야 합니다. 105mm면 1/105초인데 이런 셔터스피드는 없기에 1/120초 이상으로 촬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 1/25초로 촬영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 좋은 카메라여야 하고 셔터를 누를 때 손떨림을 최소화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손떨림을 최소화 하려면 광학뷰파인더를 바라보고 양손을 삼각대 형태로 만들어서 몸에 밀착하면 몸이 작은 삼각대 역할을 합니다. 또한, 셔터를 누를 때 숨을 들이 마셨다가 내쉰 후에 숨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면 흔들림이 덜합니다. 사격하고 똑같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없거나 손떨림 방지 기능이 부실한 카메라는 1/렌즈 mm 이상의 셔터스피드로 촬영해야 합니다.
105mm ,f 7.1, 1/60초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면서 눈 날림을 조절해 보세요. 설경을 찍는 소확행입니다.
50mm ,f 4.0 1/160초
이날 촬영한 사진을 보니 1/160초 이상이면 눈이 멈춘듯한 사진으로 담기네요
70mm ,f 4.0 1/250초
85mm, f 18, 1/13초
85mm에서 1/13초까지 흔들림 없이 잡아 주네요. 캐논 EOS 6D MARK2는 동영상 촬영시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데 사진도 손떨림 방지가 꽤 좋네요.
철교 위를 지나는 지하철도 담아 봤습니다.
자리를 옮겨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국회의사당은 국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국회에는 귀빈을 맞이하기 위한 사랑재가 있습니다. 한옥 건물로 최근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한옥의 처마의 어두운 부분과 눈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국회의사당에는 국회도서관이 있습니다. 여기도 일반에게 개방된 도서관으로 국내 논문이 가득합니다. 또한, 과월호 잡지와 최신 잡지와 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노트북으로 공부 하기도 편합니다. 시설이 아주 좋아서 자주 애용하는 곳입니다. 국회도서관에서 몸을 녹이다가 다시 나오니 눈발이 더 굵어졌습니다.
여의도 공원입니다. 프로펠러 수송기가 놓여져 있습니다. 여의도 공원은 예전에는 여의도 광장 그 이전에는 여의도 공항이었습니다. 여의도 공항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요인들이 저 수송기를 타고 내렸습니다. 서울시가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수송기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소복소복 내리는 눈 내리는 풍경을 2시간 동안 담았습니다. 정말 사진 찍기는 소확행입니다. 사실 이 날 근심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픈 가족 때문에 한숨 속에서 사는 요즘인데 사진 찍는 동안은 잠시 그 고통을 잊었습니다. 사진이 못 나오건 잘 나오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진 찍을 당시에 뭔가를 주시하고 관찰하고 담고 이동하고 다시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고 어떻게 담을까 생각하고 다시 이동하고 다시 생각하고 촬영하고 하는 그 과정이 저에겐 작지만 큰 확실한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