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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재미가 2시간 침묵하다가 5분만 인상 깊은 영화 침묵

by 썬도그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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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각종이 울리던 2018년 1월 1일 0시에 전 영화 <침묵>을 봤습니다. 손익분기점이 200만이 넘는 영화인데 50만명도 들지 않아서 크게 망한 영화입니다. 영화 <침묵>은 예고편을 봐도 딱히 끌리는 영화는 아닙니다. 최민식이 나오지만 박신혜나 류준열, 이하늬 모두 티켓 파워가 딸립니다. 게다가 영화가 스릴러인지 드라마인지 구분도 안 갑니다. 그럼에도 가끔 <침묵>을 재미있게 봤다는 분들이 있어서 호기심에 봤습니다. 


조용한 법정 드라마 <침묵>

영화 <침묵>은 2013년 국내에 개봉한 홍콩 영화 <침묵의 목격자>가 원작입니다. 방금 <침묵의 목격자> 예고편을 봤는데 영화의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침묵의 목격자>는 진실을 찾는 과정에게 초점을 맞춘 듯한 박진감 넘치는 영화로 보이는데 반해 리메이크 작품인 <침묵>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법정드라마입니다. 

임태산(최민식 분)은 태산그룹의 CEO로 연인 가수 유나(이하늬 분)와 함께 가정을 꾸미려고 하지만 딸 미라(이수경 분)이 유나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세 사람이 알콩달콩 살기에는 미라가 유나에 대한 분노심은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미라는 엄마를 지우고 새로운 여자를 들인 아버지까지 미워하면서 돈지랄을 열심히 하는 전형적인 재벌 2세의 개차반 행동을 합니다. 유나는 친해지고 싶지만 거리감이 있는 미나에게서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유나가 있는 클럽에 갑니다. 미나는 유나에게 과거에 촬영한 전남친과의 잠자리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합니다. 이에 화가 난 유나도 막말을 하면서 서로 죽일 듯이 서로에게 폭행과 폭언을 던집니다. 주차장에서 실강이가 일어나고 그날 저녁 유나의 사망 소식이 속보로 뜹니다. 


정황상 임태산의 딸 미라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그러나 미라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언제 나갈 수 있냐고 사태 파악을 못한 듯한 이야기를 합니다. 철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아버지 임태산이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지만 아버지에게 쌍욕을 날립니다. 


그렇게 미라는 유나를 죽인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 재판을 받게 되고 이 미라를 최희정 변호사(박신혜 분)가 변호를 합니다. 처음에는 별 다른 목격자도 없어서 미라가 범인으로 지목되는 듯합니다. 그러나 1시간이 되도록 정말 지루한 이야기만 펼쳐집니다. 



재미까지 침묵한 영화 <침묵>

영화 참 못 만들었습니다. 영화가 재미가 있어야 끝까지 보지. 이 영화는 영화 중반이 지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누가 범인인지 궁금하게 하기 보다는 영화 전체가 임태산(최민식 분)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법정 드라마는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 하는 호기심이 있어야 하는데 이 호기심이 거의 없습니다. 임태산이 영화 전체를 하드캐리하다보니 누가 범인인지 왜 죽였는지 크게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검사나 변호사라는 캐릭터는 거추장스럽기까지 합니다. 모든 캐릭터가 임태산 회장을 꾸미는 액세사리로 느껴집니다. 법정 드라마의 스릴은 사라지고 임태산의 말과 행동만 보이고 보게 되네요. 

배우 최민식의 연기아 정평이 나있고 흥미롭지만 누가 배우 연기만 보려고 영화를 볼까요? 연기를 빛나게 하는 사건 사고와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모노 드라마를 보는 느낌입니다. 너무 재미없어서 페이스북에 하소연을 썼더니 이 영화는 후반에서 터지는 영화라는 소리에 다시 꾸역꾸역 봤습니다. 


후반의 반전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반전

스토리에 구멍이 참 많습니다. 먼저 유나 팬클럽 회장이 불법 CCTV를 달았고 그 불법 CCTV가 사건 현장을 녹화했다는 설정부터 점 어설픕니다. 게다가 이 팬클럽 회장을 연기한 류준열이 영 어색합니다. 이상하게 류준열은 어떤 영화에서는 연기가 농익어 보이지만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영화 <침묵>에서는 영 어색하네요. 이 팬클럽 회장의 등장으로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팬클럽 회장이 불법 녹화한 사건 현장 녹화 동영상을 들고 검사측 증인으로 서려고 하자 임태산 회장은 적극적으로 막아서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영상에 유나 살인범이 담겨 있을 듯 합니다. 이후 영화는 급속도로 빠른 이야기 전개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큰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 반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반전이어서 그런지 전 대충 짐작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쉬운 예측은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반전 영화가 많고 반전이 있는 영화 자체가 스포가 되어버려서 그런지 이 영화도 반전을 예상하고 보면 재미가 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그 반전이 주는 메시지의 힘은 좋습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좋지만 그걸 느끼기 위해서 2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

전체적으로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 왜 관객이 적게 들었는지 영화 스스로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감독을 보니 <해피 엔드>, <사랑니>, <모던보이>를 만든 정지우 감독이네요. 감수성 높은 영화들을 잘 만드는 감독이고 이 영화도 박진감 있는 연출이나 스토리 진행 보다는 시종일관 잔잔하게 진행합니다. 문제는 그 잔잔함이 지루함으로 연결이 됩니다. 그렇게 후반 반전이 밝혀지고 영화는 임태산의 마음 속을 담은 듯한 영상으로 끝이 납니다. 

2시간 동안 그냥 시큰둥하게 보다가 영화 마지막 시퀀스에서 살짝 마음이 움직입니다. 구슬픈 첼로 음악을 배경으로 임태산의 거대한 마음을 담은 장면은 거인의 힘을 느끼게 합니다. 그럼에도 추천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최민식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영화 <침묵> 재미도 침묵, 최민식을 뺀 나머지 배우들도 침묵하는 듯한 영화입니다. 모노드라마 같은 모습이 너무 아쉽네요.

별점 : ★★

40자 평 : 침묵어린 연출이 재미까지 침묵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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