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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오예스청소년아동센터 사진반 전시회에서 온기를 느끼다

by 썬도그 2017.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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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한 분들이 무료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취미를 갖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추천하는 취미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면 좋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먼저 사진을 찍는 재미가 첫째죠. 세상을 나만의 시선으로 담은 잘 찍은 사진은 나를 만족하고 남을 만족시킵니다. 게다가 사진을 찍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이 걷게 됩니다. 자동차를 타고 사진을 찍는 분이라고 해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일단 외출을 해야 하고 외출 한 후 꽤 많은 걸음을 걸어야 합니다. 특히 거리 사진을 주로 찍는 분들은 더 많은 걸음을 걷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걸음은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입니다. 저도 사진 출사 나가면 최소 1만 보 이상을 걷게 됩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사색을 하게 됩니다. 매일 보는 사물도 사람도 색다르게 보게 하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사진 1장을 찍기 위해서 피사체를 오래 관찰하면서 바뻐서 스치듯 지나가는 피사체들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됩니다. 사진은 취미로 하면 관찰력이 높아집니다. 여기에 책도 많이 읽으면 그 관찰의 깊이는 더 깊어집니다. 사색의 도구이자 운동의 도구이자 기록 매체인 사진은 마음을 정화시키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비싼 카메라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스마트폰도 좋은 카메라입니다. 찍는 행위 자체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주 사진을 찍다보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깊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사진을 취미로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이미 많은 분들이 사진을 취미로 합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이 주는 효용이 더 높고 깊습니다. 그런 과정이 주는 재미와 함께 좋은 사진 결과물은 나를 위로해주고 내 마음을 구체화시킨 마음의 창이 됩니다. 


11월 30일부터 12월 4일 오늘까지 금천구청 옆에 있는 금나래아트홀 갤러리에서는 '오예스청소년아동센터'의 사진반 학생 8명이 찍은 사진전인 '꿈을 찍는 미래작가들'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잠시 들려봤습니다. 


8명의 청년 사진작가들은 백승우 사진작가의 지도 아래 1년 동안 사진 강의를 통해서 사진사와 카메라 다루는 법과 사진 찍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진들을 보니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오예스청소년아동센터는 사진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청소년아동센터입니다. 사진을 선택한 8명의 학생들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진들은 금천구 안에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금천구 학생들이니 금천구가 생활의 터전이자 일상의 장소죠. 등하교를 하면서 또는 휴일에 촬영한 사진들을 전시하네요. 사진 밑에는 사진 촬영할 때의 느낌을 담은 간단한 소개 글이 있었습니다.

이 사진이 참 좋습니다. 버스 안에 사선으로 내리는 햇빛이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외로움을 싣고 달리는 버스. 버스 창가는 작은 스크린이죠. 세상을 관조하는 작은 스크린,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이 작은 여행 다큐 영화 같습니다. 주연도 조연도 주제도 없는 여행 다큐입니다. 



사진들은 배우는 학생들이 촬영해서 그런지 성긴 모습이 있긴 합니다만 그 성김이 오히려 느낌 좋은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한번 이상 느끼는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비록 사진 촬영자의 감성이 관람자에게 오롯하게 전달되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만의 푼크툼(개인적인 정서)는 가득합니다. 그 마음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사진을 처음 배우던 때가 생각나네요. 카메라를 들고 멋진 사진을 찍겠다면서 열정만 가득했던 그 시절이요. 그런데 사진은 열정이 좋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사진들은 대체적으로 일상의 기록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교실 바닥에 떨어진 분필을 찍은 이 사진도 느낌이 좋네요



노란 가로등 사진도 꽤 많이 보이네요.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피사체에 대한 사진들이 많네요. 



금천구의 자랑인 벚꽃 나무 사진도 있네요. 사진 셀렉팅은 백승우 작가님과 학생들이 함께 투표를 하고 사진 품평을 해서 선정했다고 하네요. 아주 민주적인 방식입니다.



2개의 돌이 마치 친구와 서 있는 내 모습 같다는 학생의 소개글에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저녁 노을을 함께 보는 친구가 생각나네요. 동반자는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사진을 보면서 예쁘고 멋진 것만 담으려는 모습을 떠올려봤습니다. 탐미적인 사진만이 정답일까?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운 사진도 아름답지 않을까? 사진이 즉각적인 반응이 좋은 매체이기도 하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린 수 많은 사진들을 1초에서 2초 정도 보고 스크롤을 내려 버리는 우리들. 더 멋지고 더 맛있게 보이고 더 아름다운 풍경을 찍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학생들이 꽤 진득하게 봐야 발견할 수 있는 이런 일상의 아름다움을 투영해 봤습니다.

뭐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나를 치장하는 사진이 아닌 나를 치유하고 나를 돌아보고 나를 생각하는 사진이 주는 즐거움을 우리는 너무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쪽에는 사진 강의 풍경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미래의 사진작가들이 이렇게 태어났네요. 사진의 즐거움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진을 통해서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성장의 도구로 활용했으면 하네요. 


사진 찍기는 친구도 만듭니다. 같은 행위를 하면서 느끼는 점을 서로에게 말하고 토론하다 보면 사진이 주는 가치 이상의 재미와 즐거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또 하나의 사진찍기의 재미죠. 전시회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행복한 사진 찍기 계속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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