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스토리였던 영화 '기억의 밤'

by 썬도그 2017. 11. 30.
반응형

장항준 감독의 팬입니다. 장항준 감독은 그 어떤 감독보다 재미있습니다. 유재석도 인정한 입담으로 개그맨을 웃기는 감독입니다. 전작인 <라이터를 켜라(2002년)>은 한국 영화 전성시대에 나온 잘 만든 코미디 영화로 지금봐도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작 <불어라 봄바람>은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후 장항준 감독은 <위기일발 풍년빌라(2010년)>과 큰 히트를 쳤던 <싸인(2011년> TV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 쪽으로 장르를 바꿉니다.  한국 장르 드라마의 기원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던 드라마 <유령>, <쓰리데이즈>, <시그널>의 극본을 쓴 김은희 작가의 남편이기도 한 장항준 감독이 2017년 영화 <기억의 밤>으로 복귀를 했습니다.

장항준 감독 팬이지만 솔직히 <기억의 밤>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볼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볼 영화도 없고 마침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는 '문화의 날'을 맞아서 팬심으로 영화 <기억의 밤>을 봤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스토리를 담긴 영화 <기억의 밤>

영화를 보면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와! 스토리 오지고 지리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스토리가 엄청납니다. 영화의 시대 배경은 1997년입니다. 진석(강하늘 분)은 가족과 함께 새집으로 이사를 옵니다. 아빠, 엄마, 형 유석(김무열 분)과 함께 새로운 집을 보면서 아주 즐거워 합니다. 형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엘리트 청년입니다. 안타깝게도 1년 전에 교통 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접니다. 

3수생인 진석은 형 유석과 함께 방을 방을 씁니다. 건너 방이 있지만 전 집주인이 나중에 짐을 빼겠다면서 그 방은 절대 열어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떠났습니다. 잠시 동안만 형과 함께 방을 쓰는 것이라는 말에 방을 같이 쓰는 것에 대한 불만은 사라집니다. 그런데 그 절대 열어보지 말라는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립니다. 


신경 쇠약이 있는 진석은 자꾸 문이 잠긴 방이 신경 쓰입니다. 그날도 잠긴 방에 관심을 보이다가 형과 함께 집 근처 언덕에 올랐다가 아빠 전화를 받고 내려간 형이 납치를 당하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렇게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하고 형 유석이 돌아오기만 기다립니다. 그렇게 납치범의 전화를 기다리던 중 놀랍게도 납치 19일 만에 형 유석이 돌아옵니다. 안타깝게도 형 유석은 19일 동안의 기억이 사라졌습니다. 

험한 꼴을 당한 건지 납치된 기억만 사라진 형은 평소처럼 동생 진석을 살갑게 대합니다. 그런데 납치된 후 돌아온 형 유석이 밤마다 집을 나갑니다. 처음에는 신경 쇠약으로 꿈과 현실이 헛깔린 것인가?라고 생각하고 넘겼지만 또 다시 형이 밤에 나가기에 몰래 형의 뒤를 쫓습니다. 그런데 다리를 절던 형은 다리도 절지 않고 모범생과는 너무 다르게 담배도 피고 쌍소리도 합니다. 게다가 납치 사건으로 집에 왔던 형사들을 부하 다루듯 대하는 형의 놀라운 모습에 진석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19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해리성 장애'인지 형 속에 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모습에 진석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런데 형만 그런게 아닙니다. 우연히 엄마가 전화 통화하는 모습을 엿듣게 됐는데 엄마도 형과 한통속 같습니다. 이 집안 자체가 이상합니다. 믿고 살았던 가족인데 자신만 빼고 가족에 무슨 비밀이 있나 봅니다. 

가족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생각이들자 진석은 맨발로 집 밖으로 나가는 진석을 막는 아빠를 밀치고 근처 파출소에 가서 자초지종을 말합니다. 당연히 경찰은 진석을 피해망상자로 봅니다. 77년 생인 진석은 경찰에게 자신이 21살이라고 말하자 경찰들은 비웃음을 내비칩니다. 지금은 2017년이라고 말하고 TV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를 보여줍니다. 관객석에서는 탄식이 나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요? 1997년으로 시작한 영화는 갑자기 20년이 지난 2017년으로 점프를 합니다.

이후 영화는 놀라운 이야기를 펼칩니다.


영화 <기억의 밤>은 강력한 반전이 있습니다. 이 반전은 전혀 예상을 못한 반전입니다. 스릴러 영화나 기억에 관한 영화를 많이 본 분들은 예상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그 반전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반전의 깊이가 크고 넓습니다. 그래서 영화 <기억의 밤>은 스포주의령이 내려진 영화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 영화의 줄거리 소개를 초반 1시간 에서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1시간은 강력한 반전이 펼쳐지면서 장탄식이 수시로 나옵니다.

후반의 반전 스토리는 전반부에 펼치진 이야기의 의뭉스러움 점을 서서히 펼쳐줍니다. 영화 초기에 나온 수 많은 떡밥들을 논리정연하게 소개합니다. 제가 올해 최고의 스토리를 가진 영화라고 극찬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스위스 시계처럼 정교한 스토리를 갖춘 영화이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 영화들이 개연성은 어디다 쌈싸먹었는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부끄러움도 없이 천연덕스럽게 밀어 부치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무리 영화라도 그렇지 어느 정도 말이 되야 영화를 볼맛이 나는데 최소한의 개연성도 없는 영화들이 너무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이 <기억의 밤>은 전반부에 깔아 둔 떡밥들을 모두 회수하면서 명확하고 정확하게 그 장면들을 설명합니다. 놀라운 짜임새가 있고 빈틈이 없으면서도 놀라운 반전을 담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전 이 <기억의 밤>을 올해 최고의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놀랍도록 뛰어나고 정교한 스토리는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자 재미 요소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미장센과 음악

그러나 아쉬운 점도 동시에 보였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영화 톤이 어설픕니다.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라서 톤이 어두운 것은 이해한다고 해도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화면의 완성도는 무척 아쉽네요. 여기에 액션 장면에 대한 연출도 아쉽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음악입니다.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시각의 힘이 낮은데 반해 음악은 너무 과도한 느낌이 강합니다. 영화 음악이 조악하다고 할 정도 아쉽다고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설픕니다. 

이 좋은 스토리에 이 정도의 때깔로 밖에 못 뽑아 낼까 할 정도로 촬영과 음악은 재촬영을 하고 싶을 정도로 아쉽습니다. 또한, 영화 초반 너무 인위적인 쪼임은 영화에 대한 거북함을 유발합니다. 


김무열의 재발견

김무열에게는 미안하지만 티켓 파워는 '강하늘'이 더 높습니다. 저 또한 강하늘에 대한 기대가 더 컸습니다. 그런데 <기억의 밤>은 강하늘을 보러 갔다가 김무열을 보고 온 영화였습니다. 김무열의 후반 연기에 동공이 커질 정도로 김무열의 연기는 다소 지루해질 수 있었던 영화 후반을 꽉 잡아줍니다. 물론 강하늘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강하늘은 항상 평균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이고 이 <기억의 밤>에서도 자기 역할을 아주 잘 합니다. 


많은 가정이 파괴되었던 IMF의 뒷모습을 담은 <기억의 밤>

워낙 스포에 큰 영향을 받는 영화라서 영화에 대한 스토리를 덜 듣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듣더라도 이 글에 담은 것처럼 앞 부분만 듣고 봐야 합니다. 영화 전반부는 정보 통제를 통해서 수 많은 궁금증을 끌어냅니다. 저 형이 왜 저러지?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하는 궁금증을 이용한 스릴러로 진행하다가 후반에 모든 비밀이 풀리면서 영화는 1997년에 일어난 일을 조명합니다.

이 1997년은 IMF 사태가 일어난 해이죠. 수 많은 기업이 부도가 났고 많은 가정이 파괴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정이 있을 정도로 그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영화 <기억의 밤>은 단순 스릴러물이 아닌 시대상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런 전환이 급작스럽거나 인위적이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전환이 됩니다. 영화 후반은 슬픈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 이런 2가지 톤을 가진 <기억의 밤>을 무척 좋게 봤습니다. 

액션과 음악과 화면톤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감히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가 가진 스토리가 무척 뛰어나고 좋습니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스토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입소문만 제대로 나면 이 영화 흥행에 큰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늘, 김무열의 연기가 이런 슬픈 이야기에 큰 힘을 줍니다. 

마치 잘 만들어진 미드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요? 최근 극장가에 볼만한 영화가 없었는데 영화 <기억의 밤>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최소한의 리뷰만 보고 영화를 볼 권을 권해드립니다. 장항준 감독의 변신도 놀랍습니다. 코미디 영화 잘 만드는 감독이 이제는 스릴러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 되었네요. 잘하는 것보다 자신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던 장항준 감독. 1년 동안 가다듬은 시나리오가 빛을 발하는 영화 <기억의 밤>입니다.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점점 잊혀져 가는 IMF에 대한 이야기를 온 가족이 나눴으며 하네요. 영화를 다 보고 나온 후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서 한 참을 생각하고 생각했네요. 가족에 대한 깊은 질문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네요

별점 : ★★★★

40자 평 : IMF의 슬픔을 뛰어난 스토리로 소개한 엄청난 반전을 품은 영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