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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요즘 영화들이 보고 배워야 할 영화 '범죄도시'

by 썬도그 2017.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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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는 지난 10월 개봉해서 무려 687만명이라는 대박을 친 영화입니다. 순 제작비가 50억 밖에 안되는데 매출액은 무려 563억이나 냈으니 제작자는 물론 출연 배우와 스텝 감독 모두 환호성을 질렀을 겁니다. 여기에 위성락을 연기한 진선규는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까지 받아서 겹겹사가 났습니다. 이 영화가 왜 대박이 났을까요? 


오랜만에 보는 정통 형사 액션물 <범죄도시>

영화 <범죄도시>는  금천구 경찰서가 2007년 조선족 조폭 단체인 흑사파 30명을 소탕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2004년 조선족이 많이 사는 가리봉동 상가에 독사파와 이수파가 시장 상권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족 조직폭력배이지만 금천구 경찰서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의 손안에 있습니다.

두 조직 간의 칼부림이 일어나면 두 조직 두목을 다방으로 불러서 강제 화해를 시키는 등 경찰이 두 조직을 주물럭 거릴 정도로 폭력은 제어 가능 했습니다. 그러다 연변에서 장첸(윤계상 분)이 부하 2명과 함께 가리봉동에 옵니다. 장첸은 조선족을 상대로 고금리 사채업을 하는 조직으로 그 악랄함과 무자비함이 기존의 독사파와 이수파의 결이 다릅니다. 돈 안 갚으면 손목을 잘라 버리는 등 잔혹함이 조선족과 다른 두 조폭들을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장첸은 가리봉동 유흥상가를 접수하기 위해 독사파 두목을 죽이고 독사파를 집어 삼킵니다. 결국 이수파가 장악하고 있던 성인 오락실과 한국 조폭인 황사장이 운영하는 룸싸롱에서 칼부림이 나면서 주변 조폭들이 잔뜩 화가 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안 마 형사는 부하들과 함께 이 장첸과 그 부하들을 쫒기 시작합니다. 영화 <범죄도시>는 실제 조폭 사건을 모티브로 그들의 세력 확장 싸움과 검거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담고 있습니다.

반전이나 편집술과 이야기를 이용한 액션이 아닌 직선적이고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정통 형사 액션물입니다. 난 형사! 넌 범인! 그냥 잡는거야 같은 단순한 스토리가 영화에 집중도를 크게 끌어 올립니다. 최근 한국 영화들이 스토리를 꽈서 후반에 큰 반전을 넣는 영화들이 많은데 그런 영화들이 충격은 크겠지만 너무 많다 보니 피곤한 것도 있습니다. 조금만 딴 짓 해도 스토리를 이해 못하는 영화가 많다 보니 지루해도 집중해서 보게 되는 영화들이 많네요. 

반면 <범죄도시>는 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장첸을 잡는 단순한 스토리가 영화 속 캐릭터와 액션에 보다 집중하게 합니다. 솔직히 액션 영화에서 복잡한 스토리는 필요 없고 오히려 방해만 됩니다. 강력한 악당을 더 강력한 선한 주인공이 잡는 것을 보고 관객들은 통쾌, 상쾌해 합니다. 그런데 너무 스토리를 많이 넣은 액션물은 오히려 지루하기만 합니다. 

특히 형사가 주인공인 영화 중에는 스릴러 요소만 잔뜩 넣어서 볼 때는 조마조마하면서 봤지만 다 보고 나면 좀 찝찝한 영화들이 많은 가운데 영화 <범죄도시>는 불도저 형사의 활약이 잔뜩 담긴 선 굵은 액션 영화입니다. 요즘 영화들이 이런 직선적인 액션 영화인 <범죄도시>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ㅇ습니다. 관객들은 퍼즐 맞추러 영화관에 가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를 풀러 가는 사람들입니다. 주인공의 액션을 통해서 대리만족하려는 욕망이 많은데 영화 <범죄도시>는 이 욕망을 잘 풀어주고 있습니다.





올해의 캐릭터로 선정하고 싶은 마 형사

영화 <범죄도시>는 올해의 캐릭터라고 할 정도로 박력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형사입니다. 영화 <범죄도시>는 영화 초반부터 이 마 형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면을 소개하면서 이 형사가 얼마나 거침이 없는 지를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조선족 조폭이 칼을 휘두르자 증거물을 담는 비닐팩을 내밀면서 여기에 넣으라고 합니다. 또한 거대한 손바닥으로 한 방에 내리치는 장면 등 조폭들도 벌벌 떠는 형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 형사가 먼지 하나 나지 않는 형사는 아닙니다. 조폭들에게 용돈을 받고 접대를 받는 등의 적당히 타락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러나 범인 잡는 데는 거침이 없습니다. 마 형사를 연기한 마동석의 매력이 가득하게 담깁니다. 동시에 마동석의 한계도 보입니다. 연기력이 나쁜 배우는 아니지만 특정 감정의 연기가 좀 어색합니다. 마동석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마동석은 한국 영화의 대들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주조연을 넘나드는 마동석은 한국 액션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되었네요. 이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서 믿고 보는 배우 대열에 오를 듯합니다. 


반면 윤계상은 연기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좀 더 가다듬었으면 합니다.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딱지는 떼었지만 좀 더 큰 배우가 되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윤계상이 연기하는 장첸의 카리스마는 잘 보여줬지만 장첸이라는 인물의 몰입도를 가끔 연기가 방해를 합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들은 좋았습니다. 처음 보는 배우들도 많았는데 모두 괜찮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진선규를 비롯 조재윤, 최귀화, 김성규, 허성태, 박지환, 허동원. 특히 박지환 배우의 연기는 아주 인상 깊네요. 


잔혹하기만 할 뿐 액션은 별 특색이 없는 액션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인 <범죄도시>는 잔혹한 장면이 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잠시 잠깐 나옵니다. 형사와 조폭 사이의 액션은 별 특색이 없습니다. 또한 액션이 화려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골목길에서 싸우는 액션은 현실감 있습니다. 화려함을 자제하고 최대한 현실적인 액션을 담고 있습니다.

액션 보다는 액션이 일어나기 전후의 대화나 행동이 더 재미있습니다. 마동석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액션의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카 체이싱이 있는 것도 아니고 폭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색다른 앵글을 몇 개 보여주긴 하지만 그런 화려하고 독특한 액션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마동석의 손바닥으로 때리기는 그 어떤 기교의 액션보다 통쾌하고 강력합니다. 

액션도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조선족을 이용하는 영화가 아닌 그들과 함께 한 영화 <범죄도시>

영화 <청년경찰>은 올해 최악의 영화였습니다. 별 1개도 아까워서 별 0개를 줬습니다. 청년경찰은 나쁜 영화입니다. 대림동을 범죄가 만연한 동네로 그리고 조선족을 범죄 집단으로 담았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담으려면 당위라도 있어야 하는데 조선족과 대림동을 소모품으로 사용했습니다. 게다가 영화 스토리 자체도 엉망진창입니다. 

반면 <범죄도시>는 조선족 조폭을 다루지만 선량한 조선족 상인들도 담고 있습니다. 가리봉동 조선족들의 상가에서 과도한 자릿세를 뜯어가고 칼부림까지 있자 금천구 경찰서 형사들이 선량한 조선족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조선족 조폭을 일망타진합니다. 따라서 조선족을 멸시와 증오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소시민이라는 시선으로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한 조선족 소년과 마 형사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서 조선족이 문제가 아닌 조폭이 문제라는 점을 확실하게 심어줍니다. 


이런 시선이 좋았습니다. 청년경찰 같이 조선족은 모두 조폭이 아닌 조선족 중 일부가 조폭이고 조폭을 제거해야 대상으로 담고 있습니다. 가리봉동에 사는 분들이 자꾸 조선족을 조폭으로 담고 있는 영화가 나오자 단체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시선을 덜어주고 있는 착한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범죄도시라는 제목으로 인해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서 적지만 금천구의 흉악 범죄 발생률은 24개 서울 자치구에서 10년 전에 3위에서 12위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아주 낮다고 할 수 없지만 범죄 도시는 아닙니다. 이게 다 마 형사 같은 금천구 경찰서 경찰들의 노력 때문이죠.


꽤 볼만한 영화지만 아쉬움도 많은 영화 <범죄도시>

선 굵은 스토리와 액션이 영화를 보고 스트레스 풀기 딱 좋습니다. 특히 영화를 하드캐리하는 마 형사의 매력은 오지고 지립니다. 그럼에도 영화가 전체적으로 투박합니다. 물론 이 투박함이 이 영화의 정체성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좀 더 세련되게 담을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많이 담깁니다. 예를 들어 강력반 형사의 삶이 두려워하는 신참 형사의 시선을 진하게 담지 못합니다. 

또한 시장 상인들과의 끈적임도 좀 약하네요. 좀 더 타이트하게 스토리를 짰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액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이 되는 액션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예전 같으면 평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워낙 요즘 한국 영화들이 재미 없는 영화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꽤 괜찬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아쉬움이 좀 있지만 웃음과 액션이 적절하게 잘 섞인 볼만한 영화 <범죄도시>입니다. 

40자평 : 오랜만에 보는 통쾌한 하드코어 형사 액션물, 마블리는 진리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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