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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SNS의 폐해와 개인정보 수집의 문제점을 고발한 영화 더 써클

by 썬도그 2017.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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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SNS에 대한 폐해가 뉴스가 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퍼거슨파는 SNS는 시간의 낭비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SNS가 무슨 죄냐면서 사용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입니다. SNS는 시간의 낭비가 아닌 사용하는 사람이 잘 쓰면 되는 것이지 SNS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물을 마셔도 뱀은 독을 만들지만 소는 우유를 만듭니다. 

그럼에도 SNS를 오용하고 남용하고 안 좋은 일에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쌀을 지푸리게 됩니다. 그 SNS의 폐해와 SNS 기업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에 비판을 가한 영화가 <더 써클>입니다


세계적인 SNS 기업 써클에 입하하게 된 메이

메이(엠마 왓슨 분)은 아픈 아버지를 모시면서 사는 효녀입니다. 수도국에서 임시직인 고객 상담을 하면서 고단한 하루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다니는 써클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을 받고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지릅니다. 

그렇게 무사히 입사를 통과한 후 세계적인 SNS인 '트루 유'를 운영하는 써클에 입사합니다. 써클은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거대한 캠퍼스 갖춘 회사입니다. 복리후생이며 연봉이며 모든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그렇게 업무를 배우기 시작하는데 아버지가 아픈 모습에 그늘이 져 있습니다. 

그렇게 우울해 하던 어느 날 팀장이 와서는 왜 SNS를 운영하지 않으냐고 지적을 받습니다. 사생활을 담은 SNS를 운영해야 당신이 누구인지 모든 직원과 세상 사람들이 안다면서 SNS를 운영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습니다. 그렇게 SNS 세상에 발을 담그고 SNS를 통해서 다른 직원들과 네트워크가 형성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님과 화상 채팅을 하다가 집에 있는 사슴뿔로 만든 샹들리에를 촬영해서 SNS에 올립니다. 친구 머서가 만들어준 사슴뿔로 만든 샹들리에라고 자랑스럽게 소개를 하죠. 그러나 이 사진으로 인해 머서는 졸지에 사슴 사냥꾼으로 몰리게 되고 살해 협박까지 받습니다.

이에 머서는 메이네 회사에 찾아와서 화를 냅니다. 메이와 머서의 말다툼을 다른 직원들이 촬영해서 SNS에 올려 버립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죠. 기승전결과 맥락을 따지거나 상대방 말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판단해서 마녀 사냥을 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더 써클>은 이런 일상에서 발생하는 SNS 폐해를 잘 그리고 있습니다.

시의성이 무척 높은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메이는 SNS 필화를 겪지만 크게 반성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밀은 거짓이다

써클의 CEO인 베일리(톰 행크스 분)은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비밀은 거짓이다"라는 신조 아래 사생활이 깨끗하려면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휴대용 네트워크 카메라 '씨체인지'입니다.

씨체인지는 아주 작은 카메라로 벽과 몸에 쉽게 부착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으면 법을 잘 지키고 뛰어난 도덕성을 발휘한다면서 씨체인지를 전 세계에 싼 가격에 보급합니다. 실제로 메이는 이 '씨체인지'에 큰 도움을 받아서 목숨을 구합니다.


밤에 몰래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배와 충돌해서 바다에 빠집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구조 헬기가 바로 와서 메이를 구합니다. 부표에 붙여 있던 '씨체인지'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이 메이가 빠지자 바로 신고를 했고 메이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합니다.

이 일이 있는 후 베일리 CEO는 메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메이의 사생활을 모두 '씨체인지'를 통해서 공개를 하자고 제안을 하고 부모님 치료까지 도와주는 회사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인지 메이는 이 제안을 받아 들입니다. 그렇게 메이는 순식간에 SNS 유명인이 됩니다.


 영화 <트루먼쇼>의 트루먼처럼 메이의 모든 것이 전 세계 사람에게 중계가 됩니다. 트루먼과 다른 점은 트루먼은 자신의 사생활이 방송 되는 지 몰랐지만 메이는 자신이 결정한 것이 다릅니다. 그렇게 메이의 사생활은 사라지게 됩니다. 보통 사생활을 침해 받으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고 메이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상하게 CEO 베일리 이상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써클의 사용자가 80%가 넘는다면서 써클 ID를 투표에 연동시키면 투표에 들어가는 재정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을 하고 그걸 실행합니다. 여기에 써클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현재 위치와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소울서치'까지 만듭니다. 메이의 폭주는 큰 사고로 멈추게 됩니다. 


사생활 침해와 개인 정보 무차별 수집을 비판한 영화 <더 써클>

교실에 CCTV를 달자는 소리는 15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교실마다 CCTV를 달고 학교 곳곳에 CCTV를 달아서 교내 폭력을 막아 보자는 소리가 있었지만 선생님들이 사생활 침해라고 반대를 해서 무마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행되는 곳이 있죠.

바로 어린이집입니다. 어린이집은 CCTV가 다 있습니다. 그 CCTV를 통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폭력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CCTV의 효용성을 칭찬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그 CCTV 효용에 묻힌 것이 바로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사생활 노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감시할 수 있기에 선생님들이 몰래하는 폭력을 막을 수 있다면서 공공의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베일리의 생각과 마찬가지입니다. 베일리는 세상 모든 일을 카메라로 감시하면 부정한 일도 범죄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CCTV가 범죄를 줄이는데 큰 효과가 있을까요? CCTV는 어떤 행동이 일어난 후에 잡아내는데는 큰 역할을 하지만 행동을 맞지는 못합니다. 영국은 CCTV 보급률이 세계 최고입니다. 그런데 한 논문에 따르면 CCTV로 인해 줄어든 범죄율을 4~5%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4~5%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서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침해해도 될까요?

영화는 베일리가 사생활 침해에 대한 비판을 가볍게 넘어서는 모습이 한국의 풍경과 비슷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영화에서는 베일리가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수집한 개인 데이터를 자신의 사업의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크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에 대한 고통은 메이가 아닌 메이의 부모님을 통해서 살짝 비추면서 살짝 지나가는 풍경으로 담습니다.


<더 써클>은 사생활 침해에 대한 비판도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해서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는 모습에 더 큰 비판을 합니다. 실제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개인 정보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 수집합니다. 두 회사는 개인 식별을 할 수 없는 데이터만 수집한다고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누가 판별하며 누가 감시하고 있나요? 정작 스스로 감시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의 개인 정보 수집에 빗장을 거는 곳은 유럽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영화 <더 써클>은 모든 정보와 사생활의 공유가 가져오는 폐해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SNS가 문제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그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이는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기술을 거부하지 않고 그걸 역이용해서 멋지게 카운터펀치를 날려줍니다. 정말 통쾌하더군요.


소재는 좋은데 조악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아쉽다

소재는 아주 좋습니다. 시의성이 좋고 제 관심 분야라서 꽤 흥미롭게 봤습니다. 최근에 일어나는 SNS의 폐해도 담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 세상을 보면 마치 '디지털 콜로세움' 같습니다. 별거 아닌 일을 확대해서 떠벌리고 공유를 해서 필요 이상의 상처를 줍니다.

최근 일어난 시내버스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아이만 내리고 자신을 내리지 못했는데 버스 기사가 버스를 세워주지 않았다는 글에 우리는 시내버스 기사의 말도 CCTV를 확인하지도 않고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집단 린치를 가했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버스 기사는 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아이 엄마이게 비난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마치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의 싸움을 구경하는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결투 후에 한 검투사가 죽으면 다음 검투사가 올라오길 기다렸다가 또 박수를 치면서 좋아합니다. 새로운 인터넷 먹이를 찾아서 헤매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영화 <더 써클>에서 메이와 머서의 싸움을 말리지는 않고 그걸 찍어서 SNS에 올리는 행태를 보면서 한 숨이 나왔습니다. 지하철에서 길에서 개념 없는 행동을 하면 다가가서 그런 행동 하지 말라고 할 용기는 없고 불같은 정의심과 과시욕만 있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자신의 SNS에 올립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시나리오와 연출이 무척 좋지 않습니다. '트루 유' 개발자와 메이가 단박에 만나는 것도 메이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생활 노출로 괴로워하면서 그보다 더 나아간 극악의 빅브라더스를 만듭니다. 또한, 메이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는 사고도 너무 작위적입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 진행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이게 실화냐! 소리는 듣지 못해도 거짓 부렁도 정도껏 해야 먹혀 드는데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꽤 많네요. 그래서 호평보다 혹평이 많은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전 높은 시의성과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지적은 좋게 보이네요. 다만 빅브라더스의 폐해를 다룬 영화들이 많아서 소재의 신선도는 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현실 세계를 반영한 내용은 좋네요. SNS를 자주하는 분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개인 사생활을 저당 잡히고 보다 안전한 세상으로 가는 한국 사회. 베일리가 바라는 세상이 우리가 사는 세상 아닐까요?


별점 : ★

40자 평 : 개인 사생활 줄께 안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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