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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밝은 대출광고를 보는 듯한 영화 원라인

by 썬도그 2017.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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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임시완)는 가난한 대학생입니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은행권에서 대출 받기 힘든 사람도 쉽게 대출해주는 불법 대출업체에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불법 대출업체에 찾아갑니다. 불법 대부업체는 민재를 멋진 슈트를 입히고 서류를 조작해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대출을 받습니다. 서류 조작으로 받은 대출금 일부를 불법 대부업체에게 수수료로 줘야 하는데 민재는 그걸 먹고 튑니다.


그러다 대부업체에 걸립니다. 민재의 뛰어난 사기술을 보고 스카웃 제의를 한 대부업체 대표 석구(진구 분)는 민재에게 민대리라는 직함을 주고 불법 대출업체의 생리와 작업 대출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그렇게 민재는 조폭유망주였던 기태(박종환 분)과 함께 뛰어난 설득술로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받기 시작합니다. 


불법 대부업체의 브레인인 석구와 행동대장인 지원(박병은 분)은 이런 민재를 지켜보다가 민재가 기어오르자  지원이 따끔하게 한 마디를 해줍니다. 
그렇게 민재의 뛰어난 활약에 밀려난 송차장(이동휘 분)은 매일 구박을 받고 삽니다. 그러다 석구가 가지고 있는 비밀장부를 훔치기 위해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불법 대부업체를 신고합니다. 

그렇게 빼낼 것 같은 비밀장부는 행동대장인 지원의 손에 넘어가게 되고 지원은 저축은행 만들기 위해서 공동 대표인 석구와 결별을 합니다.
지원은 석구의 비밀장부를 이용해서 거액의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이에 같은 브레인 계열인 석구는 민재에게 백업해 놓은 비밀장부를 제공하면서 자동차대출, 보험대출, 전세대출만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비밀장부를 넘겨줍니다.


그렇게 민재는 독립해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큰 돈을 법니다. 이에 행동대장인 지원은 이 민재를 견제하기 위해서 직접 찾아가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엔진인 인터넷 카페 계정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민재는 복수를 꿈꾸게 됩니다.


2005년 작업 대출 활황기를 배경으로 한 사기극 <원라인>

참 재미있는 게 같은 사람이라도 차려 입은 복장이 다르면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공사를 하기 위해서 작업복을 입고 학교에 방문을 할 때는 뚱하게 보던 선생님이 며칠 후 양복을 입고 찾아갔더니 반갑다면서 보자마자 악수를 청하시더군요. 그 모습에 이래서 어른들이 차려 입은 행색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를 제대로 느꼈습니다.

불법 대부업체는 이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합니다. 멀끔하게 슈트를 입고 대출을 받으러 갔더니 일사천리로 대출이 이루어집니다. 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상가 임대를 하기 위해서 부동산을 돌아 다니다 보면 차려 입은 행색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인간의 얄팍한 심리를 드러내는 모습을 스치듯 잘 담았지만 이 영화 <원라인>은 여러모로 약점과 아쉬운 점이 무척 많습니다.

먼저 대출라는 소재입니다. 대출 하라는 스펨 전화와 메일을 자주 봅니다. TV를 틀거나 포털 동영상 광고를 보면 대부분이 대출 받으라는 광고입니다. 제가 신기하게 느끼는 것은 대출 받아서 고통받는 사람이 천지삐가리인데 광고 속 대출 받는 사람들의 표정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입니다. 물론, 광고라서 일부러 밝게 담은 것도 있지만 현실과의 괴리감이 큽니다. 

영화 <원라인>은 이 괴리감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먼저 대출의 생리를 잘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서 대출의 원리, 불법 대출의 생리에 대한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고 시작해야 하는데 불법 대출을 받고 그걸 사기치고 사기치는 과정만 가득합니다. 영화 후반에 대출의 어두운 면을 담긴 하지만 너무 늦게 드리운 그 어두움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2005년이라는 점과 그 당시 활황하던 작업 대출 분위기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 제가 흘려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초반에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폰을 쓰는 모습에 대부업체들은 신분 노출 때문에 2G폰을 쓰나 했네요. 이렇게 2005년 묻지마 대출이 횡횡하던 시절 배경에 대한 장황스러운 설명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 <원라인>은 대출이라는 소재를 이용했지만 사기드라마로 보여집니다. 실제로 영화 <원라인>은 흔한 사기 복수극으로 보여집니다. 문제는 다른 영화와 달리 영화 소재 자체가 공감대를 이끌기 힘든 대출을 소재로 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불법 대출이 나쁘다는 것을 압니다. 저 같이 고지식한 사람은 이런 불법 대출로 승승장구하는 주인공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런 불편함은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주인공이 돈을 벌면 벌수록 누군가는 큰 고통을 받는 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 영화는 이런 죄책감이 전혀 없습니다. 영화 후반에 죄책감에 대한 씻김굿을 하지만 그게 씻기지가 않습니다. 또한, 결말도 공감이 가지 않네요. 죄를 짓는 행동을 계속 하는데 주인공에 대한 지지나 공감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2005년 경 크게 유행했던 작업 대출에 대한 내용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모로 이 영화는 약점이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꽤 좋습니다. 임시완의 약간 오버하는 듯한 연기 말고 다른 배우들의 진득한 연기들은 꽤 보기 좋네요. 


밝은 대출 광고를 보는 듯한 영화 <원라인>

대출 광고만 보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입니다. 대출을 마치 공짜 돈이 생긴다고 생각하는지 너무나도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영화 <원라인>이 딱 그 느낌입니다. 대출 받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이질감이 가득합니다. 왜 이런 소재를 택했을까요? 대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을 영화에 담기도 하지만 그게 주된 시선이 아닌라서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주인공이 어떻게 감느냐(사기 치느냐)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범죄물을 다룰 때는 주인공이 나쁜 짓을 해도 그걸 후회하고 잘 마무리하는 과정이 있어야 개운한 맛이 있는데 이 영화 <원라인>은 그것도 없습니다. 어두운 소재를 밝게 그린 생각의 전환은 좋지만 빛과 어두움을 너무 극명하게 분리해서 보여주는 점은 아쉽네요

별점 : ★★

40자 평 : 밝은 대출 광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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