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Z 세대라서 로봇 만화를 주로 보고 자랐습니다. 청년이 된 후 TV를 보니 칼라 풍선을 뒤집어 쓴듯한 한 가지 색깔의 옷과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헬멧을 쓴 아동용 액션 활극을 방영하더군요. 흔히 말하는 전대물입니다. 이 전대물은 3인 이상의 히어로로 구성된 팀이 지구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는 내용을 품고 있는 장르입니다. 

이 전대물 장르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한 장르입니다. 솔직히 단색의 옷을 입고 헬멧을 쓴 모습 자체가 유치함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유치함 덕분에 아이들의 슈퍼 히어로이자 엄마 아빠들의 지갑 강탈러가 됩니다. 그런데 이 유치한 외형과 달리 전대물을 1편 이상 섭취해 보면 생각보다 재미가 꽤 좋습니다. 특히, 협동이라는 팀웍이 재미의 기본 베이스가 되다 보니 각 히어로들의 특징과 함께 팀웍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인기 있는 이유도 많은 슈퍼 히어로들이 거악을 제거하기 위해서 협업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영화로 재탄생한 파워레인저 : 더 비기닝>

90년대 초 일본의 전대물인 파워레인저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 <마이티 몰핀 파워레이저>입니다. 이 작품으로 파워레인저는 한국과 일본과 같은 동북아시아 아이들의 친구를 넘어서 전세계 아이들의 친구가 됩니다. 영화 <파워레인저 : 더 비기닝>은 이 미국판 파워레인저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전대물 답게 간단 명료합니다.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선악이 확실하게 구분되어진 스토리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신생대 지구가 펼쳐집니다. 이 신생대 지구에서 외계인이 서로 싸웁니다. 지구를 지키려는 외계인과 파괴하려는 사이의 결전 끝에 악한자도 선한자도 모두 봉인이 됩니다. 

영화는 유망한 고등학교 미식 축구 선수인 제이슨(데이커 몽고메리 분)이 대형 사고를 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사고를 친 제이슨은 스카우터의 손길이 끊어지고 보호 감찰 신세가 됩니다. 제이슨은 사고를 치지만 심성은 고와서 왕따를 당하는 자폐증이 있는 빌리(RJ 시일러 분)를 폭력의 손길에서 구해줍니다. 그렇게 제이슨과 빌리는 친구가 됩니다. 빌리와 제이슨은 근처 황금 광산에서 보물을 찾기 위해 발파를 했는데 그 발파로 허물어진 광산에서 영롱한 파워레인저 돌을 발견합니다. 이 발견에는 3명의 친구가 함께 했습니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색의 파워레인저 돌을 집어 든 10대 소년 소녀들은 광산 보안 요원에 쫓기자 자동차를 몰고 도주를 합니다. 도주 과정에서 열차와 자동차가 충돌해서 죽을 줄 알았던 소년 소녀들은 다음날 멀쩡하게 깨어납니다. 영문을 모른 채 깨어난 소년 소녀들은 자신이 슈퍼 파워를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된 후 광산에서 다시 만납니다. 

5명의 소년 소녀들은 광산 지하에 있는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을 발견합니다. 이 우주선 속에서 신생대 시절에 사망한 조던이 예전에 엘로우 레인저였으나 배신을 하고 지구를 파괴하려는 '리타 레풀사'가 깨어나서 골다르와 크리스털을 손에 쥐게 되면 핵폭탄 1만개의 위력을 가지게 된다면서 리타를 막아야 한다고 항변을 합니다.

처음에는 이 10대 청소년 5명은 거부하지만 악몽과 같은 미래를 강제로 본 후 마음이 바뀝니다. 그렇게 레드, 핑크, 블루, 옐로우, 블랙으로 이루어진 고교생 파워레인저 팀이 만들어집니다.


10대 루저들의 의기투합

<파워레인저 : 더 비기닝>은 여러가지 키워드가 있지만 핵심 키워드는 10대입니다. 먼저 주인공 5명이 모두 고등학생입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모두 아픔을 간직한 루저들입니다. 자폐증, 동성애자, 사랑의 시련, 사고뭉치, 아픈 어머니를 모시는 우울과 불안이 가득한 청소년입니다. 

10대들은 완벽한 존재들이 아닙니다. 루저가 아니더라도 10대 자체가 불안과 두려움의 연속입니다. 이런 불안과 두려움과 아픔을 간직한 청소년 5명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훈련을 합니다. 그런데 왜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했을까요? 원작을 전혀 보지 않아서 원작도 10대가 주인공인지는 모르겠지만 10대가 주인공인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젊은 층을 타켓으로 한 것으로 알 수 있죠. 

<파워레인저> 시리즈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장난감 가지고 노는 나이의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시리즈입니다. 이러다 보니 시리즈 자체가 스펙트럼이 넓지 못합니다.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영화는 10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여기에 어른들 입맛도 맞추기 위해서 동성애 같은 소재를 넣어서 관람 연령대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12세 관람가입니다. 어차피 전체관람가 영화라고 해도 아이들끼리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 아이들만 좋아하는 전체관람가를 버리고 부모님들도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다시 10대 이야기로 돌아와보죠. 5명의 루저들은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다 보니 야영을 통해서 서로에 대한 비밀을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이런 과정을 어디서 많이 봤죠.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하면서 자신의 속내나 비밀을 말하는 10대들의 통과의식과 같은 모습이 보여집니다.

전제적으로 10대가 가지는 불안과 공포, 다툼과 협동과 우정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핵심 이야기는 10대 루저들의 지구 구하기입니다. 울분을 지구를 구하는 쾌감으로 승화시키는 영화입니다. 



생각보다 드라마가 길었던 <파워레인저 : 더 비기닝>


5명의 지구의 용사들이 그냥 뭉치면 재미없죠. 각자의 스토리를 입혀서 각 캐릭터를 구축한 후에 모이거나 모인 후에 각 캐릭터의 생명을 심어줄 스토리를 넣어야 합니다. <파워레인저 : 더 비기닝>은 이 과정을 굉장히 정성을 들여서 넣습니다. 전 전반부에 5명의 지구의 용사들이 모이는 과정과 훈련 과정이 나오고 후반부에 본격 전투가 일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드라마를 구축하는 시간이 깁니다.

지구의 용사들이 아머를 입고 본격 전투가 펼쳐지는 시간은 영화가 상영한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입니다. 드라마가 길지만 이 드라마가 지루하거나 재미 없지 않습니다. 5명의 용사들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단단하게 잘 담았습니다. 간간히 유머와 액션과 감동 코드를 전해주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서서히 끓어 올리다가 본격 액션을 시전합니다.


짜릿한 30분간의 화려한 액션

그 유명한 파워레인저 노래가 나오면서 5명의 지구의 용사들은 지구를 파괴하려는 악당을 무찌르기 위해서 질주를 합니다. 모두 각자가 타는 공룡 모양 등의 탈 것을 타고 질주합니다. 이 장면에서 시사회를 보러 온 아이들이 참 좋아하네요. 물론 저도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라서 그런지 파워레인저 용사들의 쫄쫄이복 같은 아머도 근사합니다. 단색인 쫄쫄이 복이 아닌 하이그로시한 유니폼 같은 아머를 입고 악당과 대결을 합니다. 육박전을 잠시 보여준 후 다양한 탈 것을 타고 황금 거대 괴물과 전투를 합니다. 


시가지에서 펼쳐지는 이 전투는 화려함 그 자체입니다. 특히 아이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로 화려함이 좋네요. 특히 5인의 지구의 용사가 합체해서 거대한 로봇이 되어 거대 황금 괴물과 싸우는 액션은 클라이막스입니다. 


아주 빼어난 액션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다른 영화와 달리 거대한 팬덤이 있는 영화입니다. <파워레인저>를 보고 자란 지금의 20,30대 분들과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화입니다. 저 같은 마징가Z 세대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아마 부모님들은 좋아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보채서 보러갈 확률이 더 높을 듯 하네요. 얘들 영화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액션이나 스토리를 좀 더 올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틴에이저 영화라고도 느껴지네요. 이런 이유로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것 같네요. 아이와 엄마 아빠 모두 충족시킬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나면 쿠키 영상도 있으니 꼭 챙겨보세요. 


별점 : ★★★☆
40자 평 : 평화, 정의, 우정, 희생, 사랑으로 뭉친 10대 지구 용사의 간단 명료 짜릿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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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04.19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톰 세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