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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본 시리즈보다 더 재미있게 본 스타워즈 외전 '로그원'

by 썬도그 2016.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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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는 해외에서는 대박이 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큰 흥행을 하지 못합니다. 이에 한국 정서와 맞지 않다느니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막장 드라마라서 그렇다느니 하는 여러가지 분석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국에서의 흥행 부진은 오리지널 3부작의 개봉 시기가 참 이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급의 역습'은 극장 개봉도 하지 않고 TV로 개봉하고 개봉 시기도 큰 터울이 있어서 고정팬 층이 두텁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지나 오리지널 3부작을 다 챙겨 본 사람들과 프리퀄 시리즈인 에피소드 1~3부가 모두 개봉하면서 어느 정도 팬층이 두터워졌습니다. 그리고 2015년 개봉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나름대로 320만이라는 흥행 성적을 거두어서 선방을 합니다. 

솔직히 스타워즈 시리즈의 명성이나 해외 반응에 비하면 국내 관객들의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뜨겁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 중간에 올라타기를 거부하는 관객들도 많고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공간이 아닌 가상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우주 대전쟁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화려한 액션 보다는 정치 이야기 , 족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지루한 모습이 많았죠. 특히 프리퀄 3부작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정치와 족보 이야기가 가득해서 지루했습니다. 스타워즈가 왜 흥행을 했을까요? 스타워즈는 선과 악의 구도가 뚜렷한 영화라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착한 연합군(반군)과 나쁜 제국군의 선과 악의 대결 구도라서 스토리를 이해하기 편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이 간단 명료한 선악 구도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이게 참 불만이었습니다. 이 불만을 헐리우드가 알았는지 아주 간단 명료 또렷한 영화를 만들었네요


스타워즈 시리즈의 외전 <로그 원>

스타워즈 영화가 또 나온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개봉한 지 1년도 안 되서 또 나오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예고편을 봤는데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와 다른 영화네요. 먼저 광선검이 나오지 않습니다.  스타워즈의 핵심인 제다이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고편이 너무 재미있더군요.

새로운 스타워즈 영화는 <로그원>입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세계관과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외전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스타워즈 에피소드4 :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의 이야기입니다. 외전이기 때문에 곁가지 이야기라서 그런지 주인공이 제다이가 아닌 그냥 평범한 인간입니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가 연합군과 제국군 사이의 제다의 대결이 도드라졌다면 이 외전에는 광선검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광선검을 사용하는 제다이는 '다스베이더'입니다.  따라서 광선검 싸움이 아닌 민병대 수준의 연합군과 정규군 같은 제국군 간의 전투를 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다이 사이의 족보 따지기와 정치적인 스토리가 제거된 선과 악이 또렸한 스토리가 담긴 영화입니다. <로그 원>의 최대 강점은 복잡하지 않는 스토리입니다. 이렇게 스토리를 단순화 시킨 후에 액션에 집중하다 보니 쾌감은 좀 더 진화했습니다. 


데스스타의 행성 파괴 무기를 둘러 싼 이야기를 담은 <로그원>

<스타워즈 에피소트4 : 새로운 희망>에서 가장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은 달처럼 큰 거대한 우주선인 제국군의 데스스타가 소형 우주 전투기의 레이저 포  한 방에 터지는 모습이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니 별처럼 큰 우주선이 레이저 포 한 방에 터진다? 누가 설계 했는지 정말 멍청한 설계입니다. 그나마 다른 외계인을 다룬 영화들이 약점에 쏜 미사일 한 방에 터지는 모습에 원래 외계인은 우주선 설계를 개판으로 하는 게 트랜드인가보다 했습니다. 

이런 조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로그원>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제국군의 한 중간 간부가 과학자인 '겔렌 어소(매즈 미켈슨 분)'을 찾아와 행성을 한 방에 파괴할 궁극의 무기인 '행성 킬러'제작에 참여하라고 협박을 합니다. 이에 어소는 딸 진 어소를 피신시키고 제국군을 따라갑니다. 15년이 지난 후 '진 어소'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제국군에 잡혀서 강제 노역을 하고 있다가 연합군에 의해 구출이 됩니다. 반면, 아버지 겔렌 어소는 행성 킬러 무기를 개발 완료합니다. 


연합군은 이 겔렌 어소를 보면 생포가 아닌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릴 정도로 증오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갤렌 어소의 메시지를 가지고 전향한 제국군 화물선 조종사가 귀순을 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 제국군 조종사는 겔렌 어스의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귀환하는데 쏘우 게레라(포래스트 휘태커 분)를 만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쏘우 게레라는 연합군 편이지만 급진주의자라서 연합군에서도 골치 아파하는 존재입니다. 귀순한 제국군 조종사가 어떤 메시지를 가져왔는 지를 알아 보기 위해 쏘우 게레라와 안면이 있는 '진 어소'를 탈출시킨 연합군은 자유의 몸의 대가로 쏘우 게레라와 만나서 조종사의 메시지를 알아 보라고 명령합니다. 그렇게 '진 어소'는 아버지가 행성 킬러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떠난 후 자신을 키워준 쏘우 게레라를 만납니다. 제국군을 배신한 조종사를 통해서 15년 만에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홀로그램 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그 홀로그램 메시지에는 행성 파괴 무기를 개발하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과 함께 데스스타를 한 방에 날릴 약점을 담았습니다. 영화 <로그원>은 이 데스스타의 약점을 담은 설계도를 탈취하려는 연합군과 그걸 막으려는 제국군간의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아주 영리합니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서 가장 부실한 부분이었던 한방에 데스스타가 터지는 아킬레스건을 잘 매꾸는 내용입니다. 다음 편에는 걸어다니는 거대한 AT-AT가 덩치에 비해서 무기가 상당히 부실한 비효율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으면 합니다. ㅋㅋㅋㅋ


2차 세계 대전의 향기가 느껴지는 간단 명료 짜릿한 영화 <로그원>

단순한 것이 미덕인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선과 악이 뚜렷한 영화가 오히려 미덕인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건 몰랐지? 이건 몰랐을거야? 식의 의무적 반전을 우겨 넣은 영화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도 그렇고 첫 영화는 선과 악이 극명한 영화라서 좋아했는데 다음 편에서는 절대 악인 다스베이더가 루크 스카이 워커에게 "내가 니 애비다"라는 말에 맨붕이 일어납니다. 쇼킹은 한데 명징한 선악 구도가 아닌 족보 타령을 하는 것 같아서 좀 짜증도 났습니다.

프리퀄 3부작이 그래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뭔 족보 이야기 정치 이야기를 지겹게 하는지 좀 짜증이 나더군요. <로그원>은 제다이 간의 족보 이야기가 없습니다.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훔치려는 연합군과 뭔지 모르지만 뭔가 훔치려는 연합군 게릴라를 막으려는 제국군의 대결을 담고 있습니다. 마치 80년대 인기 미드였던 <게리슨 유격대>의 향기가 물씬 나네요. 


해변가에서 전투! 내가 바라던 생경한 전투 

제다이 주인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광선검 대결은 나오지 않습니다. 유일한 제다이인 다스베이더가 자신의 위험을 드러내기 위해서 사용할 뿐 광선검 대결은 없습니다. 그런데 광선검이 사라져서 더 재미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광선검으로 레이저 빔을 받아치는 모습이 짜릿하긴 한데 제다이와 일반 병사의 레벨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런지 흥미롭지 않습니다. 또한, 대규모 전투 장면이 있어도 워낙 CG를 많이 사용해서 크게 와 닿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프리퀄 3부작의 액션 장면들이 대체적으로 지루했습니다.

<로그원>은 다릅니다. 후반 클라이막스에 펼쳐지는 에매랄드 빛 해변가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지구의 한 해변가를 연상시켜서 짜릿했습니다. 이름 모를 우주 행성에서 싸우는 것이 아닌 지구의 열대 해변가에서 X윙이 날고 거대한 AT-AT가 해변가를 걸어다니는 모습 자체가 큰 즐거움을 줍니다. 이겁니다. 이게 진짜 미래의 전투, 우리가 원하는 전투입니다. <로그원>은 광선검 대신 마치 먼 미래의 지구에서 전투를 하는 느낌을 제대로 전해줍니다. 여기에 핵폭발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폭발 장면은 핵무기가 터지는 장면 이상으로 놀라움과 슬픔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로봇 K-2의 활약과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존경심

<로그원>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다른 듯 닮은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 유명한 스타워즈 테마와 비슷한 노래가 나오는 듯 하다가 딴청을 피웁니다. 이건 스타워즈 외전이지 스타워즈 시리즈가 아니야라고 암시를 하는 듯 하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링크 되는 점이 많습니다.

먼저 로봇입니다. R2D2, C3PO가 잠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하고 K-2라는 깐족거리는 로봇이 나옵니다. K-2는 제국군 안드로이드인데 연합군 대위가 재설정을 해서 조수로 데리고 다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나온 R2D2, C3PO나 BB-8보다 출연지분도 높고 역할도 좋아서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 중 가장 좋아하는 로봇입니다.  특히 K-2의 마지막 장면은 잠시 울먹거리게 하네요. 

1977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4 : 새로운 희망>바로 전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우주선들이 인터페이스들이 새로운 희망에 나온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버튼식 UI나 디스플레이 그래픽이 70년대의 조악한 그래픽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는 스타워즈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오마쥬이자 훼손하지 않겠다는 방증이겠죠.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와 연결점이 하나도 없으면 재미없겠죠. 그래서 <로그원>은 가면을 써서 가장 모시기 쉬운 다스베이더를 모셔옵니다. 다스베이더의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뿜어 냅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광선검을 뽑는 모습은 전율이 흐르면서 동시에 공포감이 느껴질 정도로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여기에 영화 마지막 장면에 깜짝 등장하는 인물도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의식한 점은 옥의 티

스타워즈는 일본의 사무라이와 중국의 기(포스)를 차용해서 만든 서양 사무라이 영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양의 기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로그원>은 이걸 넣어버립니다. 눈먼 수도승 같은 치루트(견자단 분)은 포스를 종교처럼 믿는 사람으로 막대기 하나로 적을 소탕합니다. 광선총 시대에 쿵후라니 좀 이질감이 느껴지네요. 그렇다고 뛰어난 쿵후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 끝까지 가장 이물감이 드는 캐릭터가 치루트입니다. 


헤비 어썰트 같은 베이즈(강문 분)이 그나마 들뜨지 않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줍니다. 이 두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모두 중국 배우입니다. 아시겠지만 최근 헐리우드 영화에 중국 배우들의 출연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당연히 중국 배우가 들어가야 하지만 중국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영화도 세계 2위의 중국 시장 눈치를 안 볼 수 없어서 투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도 견자량과 강문은 중국 관객층을 노린 노림수 캐스팅 같네요. 캐스팅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중국 배우를 조연으로 투입하면 제대로 된 역할을 줘야 하는데 너무 성의 없는 역할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로그원>에서도 견자단의 역할이 클 줄 알았는데 크지는 않고 불 필요한 캐릭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주 시대에 도사라니 약간 어색하네요


스타워즈 시리즈가 탄생하기 전에 거대한 희생이 있었다

유명 배우가 많이 나오는 영화는 아닙니다. 두 주인공을 연기하는  '펠리시티 존스'와 '디에고 루나'는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닙니다. 이는 스타워즈 오리지널 시리즈와 비슷하죠. 이 시리즈는 유명 배우에 의탁하기 보다는 스토리와 특수효과로 승부를 보는 시리즈이죠. 이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아는 배우가 한 명도 없는 영화는 문턱이 높아서 선뜻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SF 장르를 좋아하고 스타워즈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과 스토리에 집중하는 분들은 이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합니다. <로그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연배우들보다는 스토리와 액션에 집중을 합니다. 특히 <로그원>은 짜임새 있이 힘이 좋은 액션에 집중합니다. 


스토리는 눈물 겨운 희생을 담고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거대한 죽음의 별인 데스스타의 약점을 공격해서 파괴하는 장면이 있기 까지 어떤 거룩한 희생이 있었는 지를 눈물겹게 담고 있습니다. 전 후반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네요. 제다이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전 이런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굳은 의지도 참 보기 좋네요.  전쟁은 영웅들만 기록하겠지만 그 영웅의 이름 밑에는 많은 군인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이 <로그원>에서 인기 미드였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타워즈 본 시리즈보다 더 재미있게 본 <로그원>

어제 스타워즈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한 '레아 공주'를 연기한 '캐리 피셔'가 심장 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아침에 그 뉴스를 보고 안타까웠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또 다시 '레아 공주'가 떠오르네요. 스타워즈 본 시리즈보다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광선검은 나오지 않지만 연합군 VS 제국군이라는 간단한 대결 구도와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탈취하는 뚜렷한 목적과 거대한 희생이 한 편의 우주에서 치루어진 2차 대전 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별들의 전쟁 사이에 뿌려진 이름 없는 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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