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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서비스 종료 불안감에 떨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거들

by 썬도그 2016.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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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덕분에 꾸준하게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간 매일 1~2개 이상의 포스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티스토리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티스토리가 네이버 블로그 보다 좋은 점은 꽤 많습니다.


1. 다양한 플러그인

먼저 다양한 플러그인입니다. 다양한 플러그인을 사용해서 다양한 편의와 효과를 누를 수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편의 기능이 있지만 티스토리 보다는 못합니다. 다만, 이 플러그인 기능이 2007년 당시만 해도 매달 새로운 플러그인이 소개 되었지만 다음이 인수 한 후에 애드센스 코드 쉽게 넣는 플러그인 말고는 딱히 새롭게 추가된 플러그인이 없습니다.

서버 불안과 해킹 때문이라고 하기엔 기존의 플러그인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카카오가 티스토리 운영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네요.


2. 외부 글쓰기가 가능한 API

티스토리는 에버노트나 다양한 외부 글쓰기 툴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사용하지 않지만 이 기능을 이용해서 글 쓰는 분들도 꽤 있더군요. 


3. 글과 사진을 백업해주는 백업 기능

네이버 블로그의 백업 서비스는 PDF파일로 백업을 해줍니다. 이건 백업이 아닙니다. 그 PDF파일로는 다른 블로그 서비스나 워드프레스 같은 곳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한국은 유독 사용자들이 올린 글과 사진에 대한 백업 서비스에 인색합니다. 싸이월드가 그랬고 네이버 블로그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티스토리는 다릅니다. 백업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4. 외부 광고를 이용해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는 구글 애드센스 같은 외부 광고를 붙여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많은 분들이 티스토리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하단에 광고를 붙일 수 있지만 네이버가 제공하는 광고만 붙일 수 있고 수익 지수도 낮아서 티스토리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티스토리 백업 기능 종료

2007년 티스토리에 안착해서 운영한 지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돌이켜보면 티스토리에 대한 기대와 희망과 즐거움이 있던 시절도 있고 화나고 짜증 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2007년 ~ 2011년까지가 티스토리의 전성기이자 즐거움을 제공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는 매년 티스토리 유저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사용자의 의견 청취를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당시 다음 직원들의 열린 생각들은 많은 감동을 줬습니다. 그러나 2012년 경부터 서비스가 뒤로 후진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유저 간담회를 하지 않더군요. 게다가 플러그인도 추가로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많은 불만이 쌓여가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알았죠. 다음이 티스토리에 대한 애정이 없구나! 여기에 카카오와 합병을 하면서 티스토리는 더 찬밥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티스토리 일부 기능 종료 사전 안내(트랙백, 데이터 백업, BlogAPI)

라는 공지를 통해서 티스토리의 장점 중 2개를 한 방에 날려버렸습니다. 트랙백 기능이야 많이 쓰지 않고 스패머들만 즐겨 이용하기에 종료 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러나 원격 글쓰기기인 블로그API 기능은 티스토리의 장점을 지우는 행동입니다. 그래도 이해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쓰지 않고 그냥 직접 글쓰기로 쓰면 되니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백업 기능 종료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티스토리가 백업 기능을 종료하는 이유는 2013년에 복원 기능이 종료 되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고 누적 데이터 증가로 원활한 백업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해서 종료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종료의 변명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백업 기능은 티스토리의 핵심 기능이기에 종료에 대한 반감이 무척 큽니다. 

또한, 2013년 복원 기능을 종료한 것은 스팸 블로그가 블로그가 폐쇄되면 블로그에 올린 사진과 글을 백업 받아서 새로운 계정의 티스토리에 올리는 일이 반복되자 복원 기능을 제거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부 스팸 블로그의 행동을 관리자들이 새로운 기능이나 장치로 막지 못하고 복원 기능을 잘 이용하는 일반 블로그의 불편함까지 야기하면서 일방적으로 폐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복업 기능 종료를 핑계로 백업 기능 종료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참 어설픈 변명이죠. 물론, 서버 부하 등의 문제 때문도 있기에 크게 문제 삼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백업 기능 종료는 티스토리의 주요 기능을 셧다운 시키는 아주 중차대한 일입니다. 

먼저 백업 기능이 종료되면 불가능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티스토리에 올린 글과 사진을 싸들고 워드프레스 같은 대체 서비스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업 기능이 종료되면 이사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티스토리가 백업 서비스 종료에 대한 대책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관리하기 귀찮으니까 종료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다 티스토리 서비스 자체를 종료하는 건가?

오늘 많은 티스토리 유저들이 불안의 목소리를 페이스북에 남겼습니다. 다른 기능도 아닌 백업 기능을 종료한다는 발표에 티스토리 블로거들은 이러다 티스토리 서비스까지 접는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수익을 내지도 못하는 티스토리가 카카오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쉽게 종료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티스토리는 국내 6위의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 서비스입니다. 포털 못지 않게 인기 많은 서비스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는 티스토리 팀이 브런치 팀으로 이동했다는 소리도 있더군요. 그러기엔 티스토리 운영 팀이 따로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방치가 낫습니다. 이제는 서비스를 하나 둘 씩 종료하네요. 

2015년과 2016년에 카카오는 많은 다음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특히,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종료는 다음(현 카카오)라는 기업에 대한 심각한 신뢰도 타격을 주었습니다. 저도 그 모습을 보면서 다음 서비스는 믿을만한 회사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게 한 둘이 아닙니다. 다음은 서비스 종료를 하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도 않습니다. 약속은 쉽게 하면서 지키지도 않습니다. 이런 회사를 누가 미더워할까요? 이러니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백업 서비스 종료에 크게 놀라고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회사 자체가 이상해졌습니다. 중소기업 상생을 핑계로 O2O 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실제로는 작은 IT기업들과 경쟁을 하는 졸장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업 자체도 성공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수익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주가는 계속 떨어지죠. 망조가 들었다는 말이 가장 적당합니다. 내놓는 서비스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험이 적은 CEO도 문제입니다. 카카오는 신뢰가 낮은 기업입니다. 이 낮은 신뢰에 인해 티스토리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될 것입니다. 


공짜로 쓰면서 불만이 많다고?

티스토리가 카카오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서비스라고 쉽게 버릴 수 있다는 말도 많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네이버 블로그는 네이버에 수익을 내주기에 운영되고 있을까요? 다음 카페는 네이버 카페는 수익이 촬촬 나와서 운영합니까?

많은 분들이 공짜로 쓰면서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이는 포털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포털은 다양한 콘텐츠를 갖춰놓고 장사를 하는 대형 쇼핑몰 또는 마트 같은 곳입니다. 

대형 마트에 건물만 있고 물건이 하나도 없거나 있어도 몇 종류만 있으면 사람들이 올까요? 안 옵니다. 똑같습니다. 포털만 있고 그 안에 읽을 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사람들이 찾아 올까요? 포털은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해서 블로그, 카페, 아고라, 브런치, 포스트 같은 다양한 포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서 사용자들이 직접 글과 사진을 올리게 부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해 놓고 사용자들을 끌어 모아서 광고 장사를 하는 것이 포털입니다. 

따라서 블로거들은 공짜로 서비스를 쓰는 것이 아닌 포털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납품업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공짜로 쓴다고요? 특히 티스토리는 인기 서비스입니다. 이에 다음은 외부 광고인 애드센스를 붙일 수 있게 지원을 해서 상생의 길을 모색했고 그게 큰 인기의 큰 역할을 합니다. 


샨새교 시절로 돌아갈 수 없나?

카카오가 티스토리를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다양한 플러그인 중에 유료 플러그인을 넣어서 수익 모델로 만들 수 있고 부분 유료화를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한 다는 것이 티스토리 하단에 일방적으로 광고를 냈다고 많은 비판을 받고 삭제한 것이 전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는 분들은 티스토리보다 단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사용하는 이유가 "네이버 서비스는 종료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라는 말을 합니다. 맞는 말이죠. 다음 같이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모습과 달리 네이버는 신뢰가 있어서 쉽게 종료 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면이 저도 부럽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블로그 한다고 하면 네이버 블로그 하라고 권합니다. 

이렇게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 카카오는 티스토리에 대한 신경을 전혀 쓰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카카오 CEO 임지훈의 키노트를 보면 CEO 머리 속에 티스토리가 있지도 않나 봅니다. 산새교 시절이 그립습니다. 티스토리 운영팀과 블로거 사이에 농담을 주고 받고 활기 넘치던 2008년 경이 그립습니다.  시대의 변화에도 블로그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블로그를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없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포스트, 카카오 브런치가 블로그와 유사한 서비스지만 검증이 끝난 서비스는 아닙니다. 

카카오의 미래 전략이 참 걱정이네요. 유저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도 알려고 하지 않는 기업의 미래는 밝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2017년 카카오의 미래도 좋아 보이지 않네요. 그 태도에서부터 균열은 생깁니다. 싸이월드가 왜 망했는 지를 카카오도 잘 알 것입니다. 그러나 안다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카카오가 제2의 SK컴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카카오의 낮은 신뢰도는 당장 회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처럼 뭘 하든 색안경 끼고 보는 시기로 접어든 티스토리 서비스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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