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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우주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김을 작가의 갤럭시

by 썬도그 201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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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있어서 그나마 현대미술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과천 현대미술관은 공간의 크기며 쉴 곳으로는 딱 좋지만 너무 멀어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기본적으로 유료 관람입니다. 대기업들이 큰 돈을 지원하긴 했지만 땅값 때문일까요? 관람료가 4,000원 내외로 좀 비쌉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는 무료 개방합니다.

이런 정책은 무척 좋네요. 또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정책이 있어서 전국 대다수의 국공립 미술관 및 박물관이 무료 개방되며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의 영화를 5,000원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문화가 있는 날'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갔습니다. 하루 종일 무료 개방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김을 작가

작년에도 이런 방식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매년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은 좀 독특합니다. 밀실에서 회의를 통해서 올해의 작가상을 뽑는 게 아닌 총 4명의 작가를 후보로 선정한 후에 한 명을 선정합니다.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작가는 김을, 백승우, 함경아, 믹스라이스(양철모, 조지은)입니다. 이중에서 올해의 작가상은 믹스라이스가 받았습니다. 믹스라이스는 좀 안면이 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금천예술공장'이라는 레지던시에서 작품 활동을 한 믹스라이스는 마석 가구공장 같은 이주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곳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는 작업과 이주에 대한 주제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 이 김을 작가에게 주고 싶어요. 워낙 거대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잊혀지지 않네요. 뭐 사실, 현대 사진처럼 작품 규모가 크면 좀 더 가치를 쳐주는 것도 있잖아요. '안드레아스 거스키' 작품이 비싼 이유가 작품의 크기가 크기 때문도 있죠. 작품 하나가 전시회 벽면을 가득 채우는 3미터 짜리가 많아요. 물론, 제가 작품 보는 눈이 뛰어난 것이 아니고 대중의 눈으로 보면 큰게 더 가치 있게 보이잖아요. 게다가 작품이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있습니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1전시장에 들어서서 코너를 돌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마어마하네요. 크기가 안드로메다급입니다. 


갤럭시라는 이 작품은 별처럼 많은 것들이 떠 있고 가운데 나선형 은하를 옆으로 누윈 모습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드로잉을 담은 액자가 만든 모자이크 작품 같은 거네요. 



액자들을 들여다 보니 드로잉과 일러스트 그림이 가득합니다. 액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네요


<영화 미스터 터너 한 장면>

이 다닥다닥 붙은 액자를 보니 19세기 미술 전시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미스터 터너>는 그 당시 미술 전시 풍경을 보여줍니다. 지금같이 벽에 눈 높이에 맞게 일렬로 드문드문 붙이는 방식은 현대적 미술관인 화이트 큐브가 나온 이후 디스플레이 방식입니다. 



액자 하나 하나를 들여다 봤습니다. 그림들이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네요. 



그림들이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그림이 아닌 작품도 있습니다. 그림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세상? 심오하네요



여기 정답이 있네요. 생각은 깊게 그림은 대충! 딱 그거네요. 김을 작가가 전 여자 작가인 줄 알았습니다. 그것도 30대의 작가일 줄 알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1954년에 태어난 남자 작가네요. 이력도 흥미롭습니다. 원광대 금속공예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귀금속 디자인 전공입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었네요. 사실, 김을 작가에게 화가라는 명칭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실로 다양한 작품을 만드니까요. 조각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데 미술가라는 지칭이 가장 어울릴 듯합니다. 그럼에도 드로잉 작가라는 칭호가 가장 어울릴 듯합니다. 2001년부터 '장기 드로잉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1년에 1천 점이라는 다작을 목표로 합니다. 마치 제가 하루 1개 이상의 포스팅을 쓰는ㄴ 1일 1포스팅 또는 2포스팅을 목표로 하는 것과 비슷하네요. 

사실, 제가 포스팅을 많이 할수록 포스팅 퀄리티는 무척 떨어지죠. 그러나 제가 꾸준히 하는 이유는 이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제 삶의 대한 기록이자 세상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김을 작가는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만 목표를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네요. 

 

우주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갤럭시 작품 뒤에는 '트와일라잇 존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직접 올라가 봤습니다. 


김을 작가가 수집한 것들이 굉장히 많네요. 하나의 오브제들이죠. 이 오브제들이 뭉치고 맥락을 찾으면 새로운 의미가 탄생할 듯 합니다. 




2층에는 김을 작가의 아틀리에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작업 환경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개의 창문이 있는데 그 창문너머를 보니 



우주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올해의 디스플레이 상을 주고 싶네요. 그림이 별처럼 떠 있네요.  전시회는 2017년 1월 15일까지 하니 시간 날 때 들려보세요.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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