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바라보는 눈은 좌 와 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좌파와 우파라는 양 날개가 한 나라를 이끌어갑니다. 한쪽 날개가 부러지거나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으면 달릴 수는 있어도 날 수는 없습니다. 경제를 바라보는 눈도 2가지가 있습니다. 시장에게 경제를 맡기라는 시장만능주의자들인 '시카고 학파'와 정부가 경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 학파'가 있습니다.
우파들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작은 정부'를 추구하죠. 대표적으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레이거노믹스라는 작은 정부를 외쳤고 '이명박 정부'가 이 '작은 정부'를 추구했습니다. 정부가 작을수록 기업에 대한 규제가 줄어들어서 기업하기 좋아지기 때문에 기업이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은 그 온기가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우파들의 기본 경제 방침입니다. 이 시선은 '시카고 학파'와 맞닿아 있습니다.
반면 좌파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자본의 폭주를 막을 수 있고 정부의 관리 아래 시장만능주의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경제 양극화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선은 성장보다는 복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미국이 시장만능주의자들의 거대한 실패의 결과인 '경제공황'을 겪은 후 '수정 자본주의'를 주장한 사람이 케인스입니다. 그래서 좌파들은 이 케인스 학파의 주장을 좋아합니다. 시카고 학파와 케인스 학파는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계속 되는 겨루기를 할 것입니다.
시카고 학파의 시선이 가득한 <문답으로 이해하는 시장경제원리 99>
전경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약자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을 대변하는 단체입니다. 특히, 대기업을 대변하기로 유명하죠. 이 전경련에서 설립한 곳이 '자유와창의교육원'입니다. 이곳에서 첫 번째로 만들어낸 책이 <문답으로 이해하는 시장경제원리99>입니다.
소개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시선을 가진 책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시카고 학파라는 시장주의적인 시선으로 담은 책입니다. 따라서, 경제를 양쪽의 시선이 아닌 한쪽의 시선으로만 바라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책이 아니라 우파의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균형 잡힌 책이 시중에 나와 있긴 합니다만 너무 좌파의 시선으로만 담긴 책들도 많죠.
따라서, 한쪽의 시선만 담긴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지만 틀린 것도 다르다라고 주장할 때 좌파건 우파건 심한 비판을 받게 됩니다. 이 책은 틀린 것은 틀렸다라고 말하는 책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의 부정부패, 도덕성 결여 등의 기업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초빙교수이자 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이자 연세대 전직 교수였던 '정구현'입니다.
경력이 꽤 화려합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장'은 경제계의 큰 손이기도 하죠.
이 책 <문답으로 이해하는 시장경제원리 99>는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학생들이 자주 질문하는 경제에 대한 원리를 풀어낸 책입니다. 책 제목만 봐도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경제 원론서, 기초서들은 경제라는 말을 쓰지 시장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시장경제라는 단어를 씁니다. 즉, 시장에게 맡기면 경제는 알아서 잘 돌아간다는 시장만능주의의 시선을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99는 99개의 문답으로 이루어진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문답으로 이루어진 경제입문서입니다. 따라서, 내용은 무척 쉽습니다.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나누고 99개의 문답을 담고 있습니다.
시장과 가격, 기업, 산업과 노동, 정부의 역할, 성장과 분배, 한국의 시장경제, 세계경제의 변화, 시장경제의 미래로 꽤 광범위하게 경제 현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질문들은 시의성이 꽤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가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이 질문과 대답은 대부분 원론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뭐 저야 경제에 대한 책도 꾸준히 읽고 경제 뉴스를 보고 경제 기사를 꾸준하게 봐서 그런지 대부분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제 막 경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는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서두에도 말했지만 이 책은 철저하게 기업의 시선, 우파 정부의 시선만 담겨 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시선이 아닌 점을 인지하고 읽어야 합니다.
저자의 시장만능주의 시선을 통해서 한국 기업들이 한국의 대기업 경영자와 우파 정부가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제가 경제 활력을 더 떨어뜨린다는 시선이나 인천국제공항을 민영화해야 하는 이유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선은 옳고 그름이 아닙니다. 또한, 정답이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서 있는 입장에서는 우파의 주장이 옳고 좌파의 주장이 옳다가 가치판단을 할 뿐이죠.
책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경제는 시장에게 맡기고 정부는 뒤로 빠져라입니다. 정부의 개입이 오히려 시장 경제를 방해하거나 족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게 맡겼더니 경제가 살아난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정부의 적극 개입을 통해서 경제가 되살아 난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사안 별로 하나의 시선이 정답이다 오답이다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런 시선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아쉬운 점은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문답식으로 이용한 느낌도 가끔 들게 합니다. 보통,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할 경우, 자신의 가치 판단을 넣는 것은 알겠는데 그 가치 판단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판단은 독자 각자의 몫이죠. 그런데 가끔 보면 이게 옳다! 이게 맞다 식으로 적은 것은 아쉽네요. 이런 계몽주의적인 글은 요즘 잘 안 읽힙니다. 또한,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가 빈약합니다.
따라서 책을 99개의 질문이 아닌 50개 정도만 잘라서 담고 하나의 질문에 보다 많은 사례나 예시를 들어서 저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했으면 좋은데 각 단원마다 좀 급하게 마무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좋은 점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무상급식과 보육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보육 예산이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문제 때문이죠. 부담이 모호하다 보니 교육청과 정부 지자체가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각 사안 별로 정부와 지자체와 교육청이 각각 단독 책임을 지는 방법으로 해결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책이 경험 많은 경제학자의 혜안이 꽤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새겨 들을 만한 내용들이 있네요.
친기업, 친시장 경제입문서입니다. 시장에게 경제를 맡기는 것이 이 험난한 저성장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정말 많은 경제 현안들을 저자의 시선으로 담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같은 사회 문제도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풀어냅니다.
또한, 근 미래의 경제전망과 세계경제와 동아시아 경제 등에 관한 광범위한 경제 현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쉬어가는 경제이야기에서는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시장경제 즉 시장이 주도하는 경제원리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은 시장경제로 성장한 나라입니다. 물론, 관치 경제의 장점도 단점도 다 겪었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어떤 식으로 이 경제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요즘입니다. 경제위축기에 더더욱 또는 그래도 시장과 기업이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해답인지 아닌지는 계속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 고민에 대한 시장경제학자의 대답이 가득 들어있는 책 <문답으로 이해하는 시장경제원리 99>입니다.
책 내용 일부를 보시려면 네이버 포스트에서 연재하는 <문답으로 이해하는 시장경제원리 99>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베가북스로부터 도서를 무상 증정 받아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