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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서울시청에 마련된 강남역 사건의 추모공간

by 썬도그 2016.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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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서 이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천박한 나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감정 싸움이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한 숨이 나오네요.  


강남역 10번 출구에는 화장실에 갔다가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당한 20대 여성에 대한 사회적 공분은 아주 컸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의 분노는 공분이 되었습니다. 그 공분은 포스트잇에 담겨서 강남역 10번 출구를 가득 채웠습니다. 

서울시는 비가 오는 예보가 있어서 이번 주 월요일에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포스트잇을 모두 떼어서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시민청으로 옮겨 왔습니다. 그리고 추모 열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포스트잇에는 많은 분들의 의견과 명복을 비는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남자 분의 글도 여자 분들의 글들이 있었습니다.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들의 분노의 글도 많이 봤습니다. 
일부 남자들이 이번 강남 살인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들이 여성혐오 범죄라고 지목하는 것에 난감해 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이에 여성혐오가 아니라면서 극구 말리는 모습도 있습니다. 분명, 여성들이 여성혐오를 멈추라는 시선 속에는 남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인으로 보는 시선도 있겠죠. 그러나 여성들이 이 한국 사회를 살면서 느끼는 울분과 불안을 생각해 본다면 그런 여성들의 불편한 시선까지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여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죽었을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닐 것입니다.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고단함을 우리 사회가 너무 무시하고 모른척 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요? 



혐오가 아니라 평등을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 의견도 귀담아 들어야죠. 사실, 우리가 페미니즘을 여성을 우대하는 생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생각이지 여성 우대 생각이 아닙니다. 그런데 곡해해놓고 애먼 화를 냅니다.




남성들에 대한 분노의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추모의 글이 많았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뉴스에 전해지던 강남역에서 멱살 잡이를 하고 분홍 코끼리가 도발을 하고 도망가는 생쇼가 일어나는 모습에 혀를 찼는데 정작 글 내용들은 차분한 것이 많네요


다 담지 못한 포스트잇은 스크랩북에도 붙어 있었습니다. 또한, 시민청에 방문한 분들도 직접 글을 써서 붙일 수 있습니다.


추모 공간은 크기 않았지만 충분히 이 사회의 공분을 다 담을 정도였습니다


몇몇 유의미한 글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정말 20년 전만 해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환영받지 못할 때가 많았죠. 그때는 말도 못하는 인권유린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공분을 터트릴 수 있는 것도 큰 변화죠. 

더 변해야 합니다. 양성 평등으로 간다면 더 변해야 합니다. 



아! 이 문장은 충격이자 울컥하게 되네요. 제도 사람에 대한 혐오가 심하고 분노가 치밀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제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저 사람도 엄마 아빠가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라는 그 사람 이외의 부분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분노가 사라집니다.

24년입니다. 긴 시간입니다. 그걸 파괴할 이유도 권리도 없습니다. 


남녀평등이 아닌 인간평등입니다. 여성혐오라고 말하기 전에 남성혐오하지 맙시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일부 남성들이 이번 강남역 살인사건에 불편해하는 이유입니다.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여성들의 시선이 담긴 글이 보이네요

'강남 살인남 보다 더 무서운 건, 여성들의 불안에 공감하기 앞서 "내가 속한 성별을 모욕하지마" 말하는 당신입니다'

가장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여자들과 남자들의 사고 구조가 얼마나 틀린지도 알 수 있습니다. 남자는 논리가 우선이지만 여성은 공감이 우선입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너의 불안과 공포와 분노에 공감한다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응사에서 나정이 퀴즈가 그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따로 글을 써봐야겠네요. 


제 마음을 대변하는 글귀가 있네요. 어쩌면 남성 여성 편가르기 보다는 우리 모두 여성으로서 남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수단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다르니까 틀렸다 문제다라는 현재의 시선은 다 부질없고 못난 짓입니다.

따라서 여성들이 신체가 남성보다 약해서 가지는 불안고 공포를 보듬어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애써 외면했던 우리 사회도 이번 사건으로 각성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따져보지도 않고 여성 혐오 살인이 아니다라고 너무 단정지어서 말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그 고단함을 남성은 물론 같은 여성들도 많이 알았으면 합니다. 또한, 남성들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힘든지도 여자 분들이 많이 아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알면 됩니다. 우린 같은 인간이잖아요. 화성에서 오고 금성에서 온 외계인이 아닌 지구에서 태어난 인간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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