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이 말은 유명한 소설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입니다. 여기서 B는 Birth D는 Dead이고 C는 Choice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이 쌓인 것이 인생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는 명언입니다.

우리가 우리이게 하는 정체성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하고 쉽게 생각하는 것은 몸이죠. 그리고 우리의 성격이나 성향, 취향, 사상과 행동 양식을 말하는 영혼도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이 영혼은 내가 남에게 말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 행동과 선택과 삶의 방식을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합니다. 

내가 주말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지 않고 하루 종일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것을 선택하면 나는 열정적인 생활사진가가 됩니다. 이렇게 내 선택은 나를 대변합니다. 영화 주인공에 감동하고 탐복하는 것은 주인공의 대사와 함께 위기의 순간,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지켜보고 이타적인 선택을 하면 주인공에 감동하지만 이기적이고 악마같은 선택을 하면 그 주인공은 악당이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선택을 합니다. 내 선택이 쌓이고 쌓이면 그게 내 인생이 됩니다. 그런데 이 선택 중에 후회하는 선택들이 많습니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흔한 선택 후회를 합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 전혀 없을리 없겠지만 최선의 선택을 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확률을 낮추는 것이 삶의 지혜일 것입니다. 

인간은 하루에 150개의 선택을 합니다. 이 선택을 좀 더 잘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 '이기는 선택'입니다. 



8가지의 생각 도구를 통해서 최적의 선택으로 이끄는 책 '이기는 선택'

저자 권오상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박사이자 트레이더였고 경영학교수였다가 지금은 금융감독원 연금금융실장입니다. 다방면이라고 하기 힘들지만 공학과 경영에 대한 식견이 대단한 분인 듯하네요. 

이 책의 소제목을 보면 '최고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8가지 생각 도구'라고 적혀 있습니다. 요즘은 책 제목 보다 소제목이 어떤 책인지를 한 문장으로 담고 있어서 책 선택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소제목처럼 이 책은 우리가 하는 수 많은 선택을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하는 8가지 생각 도구를 소개합니다. 그 도구는 확률, 기대값 극대화, 게임이론, 옵션, 배트나 같은 선택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선택 도구를 소개합니다. 



그렇다고 이 '이기는 선택'이라는 책이 대놓고, 확률, 기대값 극대화, 게임이론, 배트나를 챕터 제목과 소제목에 소개한 것은 아닙니다. 8장으로 된 챕터 제목은 1장, 평균적으로 만사형통이라는 생각, 2장 애인이 변심하지 않을 확률을 알 수 있을까? 등의 상당히 흥미로운 제목으로 치장하고 있습니다.

소제목은 더 흥미롭습니다. 콜라 한 병 추가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 100억 원짜리 강아지 고양이, 우성 대안과 최대손실의 극소화, 비스마르크 해전에서의 대학살, 야구의 4할 타자는 왜 멸종되었나 등의 일상언어가 가득한 소제목으로 선택 도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진입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가 다분한 흥미로운 제목들이죠.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어떤 선택 도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것인지 미궁에 빠지는 경우가 꽤 있네요. 

또한, 저자가 어떤 주장을 하는 지는 알겠는데 그게 잘 정리된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저는 저자의 경험에 녹여든 에피소드가 참 마음에 들고 그런 에피소드를 좀 더 많이 풀었으면 했는데 이게 나왔다 안 나왔다 중구난방입니다. 차라리 저자의 경험담을 싹 제거하고 최대한 쉬운 설명을 하던지 아니면 저자의 경험을 좀 더 길게 풀어서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선택 도구는 그렇게 어려운 도구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선택 도구에 설명을 하다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성형 수술을 받는 사람이 증가하는 이유'라는 글을 읽어보면 '외모지상주의' 때문에 성형이 증가한 것이 아닌 성형의사와 낮은 가격이라는 공급량이 늘어서 성형이 늘었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놓더군요. 문제는 저자가 그 자신의 주관에 대한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제가 아는 선택 도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는 책이라서 처음 듣는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읽어 봤습니다. 패널티킥 어디로 차야 돼?라는 글은 꽤 흥미롭네요. 몇몇 흥미로운 내용과  좋은 선택 도구를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경영과 확률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잘 읽혀지지가 않습니다. 

이는 저자가 눈 높이를 높게 잡았다기 보다는 뚱한 결말을 너무 자주 냅니다. 에피소드 선택이나 책의 챕터 제목과 소제목은 상당히 잘 선택하고 좋은 에피소드를 많이 소개하지만 이걸 풀어내는 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아쉬움이 계속 느껴지네요.



그럼에도 좋은 내용도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행위를 하면 B라는 결과가 나온다는 선형적인 사고 방식 또는 잘못된 인과 관계의 판단 오류의 문제점을 소개하면서 시스템적인 사고를 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2차 대전 당시 전투기가 특정 부분만 총알 자국이 많은 것을 보고 그 부분에 대한 장갑을 보강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잘못 된 판단이었습니다. 피탄이 많이 당한  그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에 맞은 전투기들은 모두 추락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총알이 맞은 전투기는 없었던 것이죠. 오히려 총알 자국이 많이 난 부분은 총알을 맞아도 추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곳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정확한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 않고 선입견과 편협적인 시선은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선형적인 사고 방식이 아닌 숲을 보는 시스템 사고를 하라고 다그칩니다. 


좀 더 다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은 책이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선택 도구들은 곱씹어서 생각할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선택을 직감이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면 이 책에서 소개한 선택 도구를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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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koyeseul.net BlogIcon 책덕후 화영 2016.05.21 2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읽어보고 싶네요. 이 책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시스템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전제에는 공감합니다. 빈곤국가가 빈곤한 이유, 선진국이 잘사는 이유 등 거의 모든 경제적으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 시스템과 관련이 있죠.

  2.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6.05.23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차 세계대전 전투기 사례는 흥미롭군요
    우린 종종 그런 선택의 오류를 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