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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미술작품

20대들은 왜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에 열광하는 것일까?

by 썬도그 2016.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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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진 갤러리와 미술 갤러리를 다녀봤지만 대부분은 썰렁합니다. 해외 유명 사진작가나 화가의 유료 전시회는 미어터지지만 갤러리 사진전은 큰 인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대림미술관은 다릅니다. 대림미술관은 항상 미어터집니다. 더 놀라운 것은 20,30대 관람객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시회가 확 땡기는 것도 아닙니다. 철저하게 젊은 취향,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셀럽들의 전시회를 자주 많이 합니다. 여기에 화려함을 무기로한 전시회도 많습니다. 작품의 가치? 작가의 인기? 이런 것도 있지만 철저하게 대중 취향적인 전시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패션 사진전이나 유명한 셀럽들이 촬영한 사진전 또는 최근에 뜨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의 사진전 등을 합니다. 
대림미술관 앞에 긴 줄을 서서 관람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바로 옆 류가헌 사진갤러리는 썰렁한데 왜 여기는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다른 갤러리들이 보고 배울 것은 없을까? 하니면 젊은이들의 허세인가? 라는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되네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알겠죠. 아니 대림미술관은 잘 알고 있을 듯합니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가 된 대림미술관이 최근에 한남동에 '디뮤지엄'을 개관했습니다. 


디뮤지엄은 대중교통을 타고 가기에는 접근성이 아주 좋지 않네요.


옥수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합니다. 한남동 자체가 언덕이 많아서 걷기도 좋지 못합니다. 부촌이라서 거대하고 비싼 갑부집이 많긴 하지만 딱히 여행코스로 좋은 곳은 아닙니다. 차라리 이태원 이쪽과 경리단길이 그나마 낫긴 한데 한남동 디뮤지엄 주변은 별로네요. 

그래서 더 삭막해 보이는 공간에 있어 보입니다. 


디뮤지엄은 건물 벽에 거대한 걸개 그림을 붙여 놓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이 변하네요. 



버스가 있기에 관광버스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뮤지엄 셔틀버스네요.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을 하루에 4차례 왕복합니다. 대림미술관 전시회 관람하고 그 표를 버스 탈 때 제시하면 무료로 한남동 디뮤지엄까지 데려다 주네요. 이런 연계 서비스는 아주 좋네요



평일날 찾아갔는데 대림미술관처럼 20대 분들이 대부분이네요. 뭐가 있기에 대림미술관은 20대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었을까요? 한 신문 기사를 보고 페이스북의 이웃분의 댓글처럼 20대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인스타그램 때문이라는 소리가 많네요. 

인스타그램에 대림미술관 사진 올리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저도 놀란게 디뮤지엄에 도착한 후에 대림미술관 태그를 달고 올렸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하트가 척척척 주루룩 올라가는 모습에 크게 놀랐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어? 보통 20~30개 하트를 받는 제가 70개 이상을 받은 것을 보니 핫플레이스는 핫플레이스인가 봅니다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이 대림미술관은 관객 분포도가 20대가 75.4% 30대가 18% 그리고 40대가 3%일 정도로 철저하게 젊은이들의 놀이터입니다. 맞아요 놀이터, 놀이터 개념을 심은 것이 대림미술관입니다. 전시회들도 보면 정통 전시회라기 보다는 주류에서 벗어난 또는 곁가지 문화를 20대들 취향에 맞게 포장해서 선보여서 인기가 많은 것도 있습니다.

칼 라거펠트 전시회가 대표적이죠.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촬영한 사진전은 그 사진이 유명하기 보다는 칼 라거펠트 본인이 더 유명합니다. 그 모습이 마치 연예인이 촬영한 사진전에서 사람들이 사진은 안 보고 유명 연예인에게 싸인을 받는 모습과 비슷하죠. 

그래서 많은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대림미술관의 이런 색다른 시도를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정통 전시회도 아니고 젊은 취향의 파티 같은 전시회를 좋게 보지 않았지만 엄청난 인기를 끄는 모습에 우리가 틀린건가?라는 각성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대중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대중을 무시한 전시회도 성공할리도 없고 돈을 또 무시하기도 힘드니 쓴소리를 내던 기존의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대림미술관을 벤치마킹하고 있네요. 

대한극장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받은 디뮤지엄 입장권을 내밀고 입장을 했습니다. 


전시회 명은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입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빛을 소재로 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빛을 소재로한 전시회는 많았습니다. 



그런 빛을 소재로 한 전시회와 더 낫다고 보기는 힘드네요. 그냥 평이한 전시회입니다. 



유료 전시회라고 하기에는 딱히 즐길 것이 많은 것도 놀라운 것도 없습니다. 빔프로젝트를 이용한 조형예술과 시각예술을 결합한 형태의 전시회가 대부분인데 제가 이쪽을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냥 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무료 전시회보다 낫다고도 하기 힘드네요.






유일하게 탄성을 자아낸 2개의 작품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빛의 터널을 만들고 음악에 맞춰서 빛이 반응하는  툰드라의 'My Whale'작품이 가장 멋지네요. 이 작품도 빔프로젝트 매핑효과를 이용한 작품입니다.




구부러지는 백라이트를 이용한 작품은 IT기술을 접목한 작품 같아 보입니다.  




RGB램프를 이용해서 다양한 색 그림자를 만드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천장에 달린 색 램프가 3가지 색 달콤한 그림자를 만드네요. 그러나 이것도 뭐 80년대 과학관에서 보던 작품입니다. 



오디오 비주얼 아티스트인 올리비에 랏시의 Onion Skin이라는 작품도 소리가 들리고 거대한 화면을 이용해서 그런지 아주 강렬합니다. 총 9개의 빛 예술작품을 다 보고 나오면서 느낀 것은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평이합니다. 딱히 뛰어난 아이디어도 놀라운 효과도 없고요. 그러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사진 찍기에 무척 좋다는 것입니다. 사진만 보면 와! 보고 싶다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는 사진보다 못합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 찍으러 간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사진 찍기, 특히 셀카 찍기 좋은 미술관이 대림미술관이고 디뮤지엄입니다. 인스타그램 인기의 훈풍을 제대로 타는 미술관이 대림미술관이자 디뮤지엄이네요.



전시회 장을 나오면 팬시 제품도 판매하고 


작은 카페도 있네요.  현재 전쟁기념관에서 하고 있는 모네 전시회는 모네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모네 그림을 거대한 빔프로젝트로 벽에 투사하는 키치스런 전시회입니다. 그럼에도 주말이면 줄서서 입장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예술 작품 본연의 가치 보다는 셀카 촬영하기 좋고 눈이 호강하는 작품이 있는 전시회가 인기의 요인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런 모습을 보다가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셀카 촬영하기 좋은 사진전. 셀카 배경이 되는 사진을 전시회 가득 전시회 놓고 셀카를 촬영하면 작품이 완성되는 사진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셀카 촬영을 하기 위해서 미술관을 간다? 주객이 전도된 형상일 수 있지만 요즘 젊은 분들이나 저나 뭘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나를 꾸며주는 미술품이 예술품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가면 작품 옆에서 셀카를 찍는 것 아닐까요? 배경이 되는 예술품? 이것도 하나의 시대 트렌드가 아닐까 하네요. 쉽게 말하면 20대 취향 저격 갤러리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이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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