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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익명의 사회 훔쳐보기 같았던 사진전 중간자

by 썬도그 2016.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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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도 갤러리들이 있긴 합니다만 점점이 흩어져 있어서 거의 가지 않습니다. 이 갤러리 같은 곳은 뭉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번 시내 나갈 때 몰아서 사진전이나 미술전을 감상하죠. 그래서 인사동을 자주 갑니다. 그러나 강남은 너무 흩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강남의 갤러리가 있는데 바로 스페이스22입니다. 이 스페이스22는 대안공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하고 위치도 좋고 규모도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후원이 좋거나 후원자가 아주 후한 인심을 보이고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감히 말하자면 강남 최고의 사진 전문 갤러리이자 대안공간입니다. 어제 강남에 갔다가 강남역 바로 옆에 있는 미진플라자 22층에 있는 스페이스22를 들렸습니다. 


특정 사진전을 보러 간 것은 아닙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들렸습니다.
2월 24일부터 3월 8일까지 이재훈 사진작가의 <중간자>라는 사진전을 하고 있네요. 



스페이스22는 공간이 참 넓어서 좋습니다. 






사진들을 아무 설명 없이 쭉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도시 풍경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바닷가 사진도 있고 공통적인 패턴은 없습니다. 하나 있다면 얼굴이 나온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는 마치, 세상을 훔쳐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익명의 사회라고 할까요? 서울과 경기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지만 이전보다 현저하게 적은 관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 지를 알기 보다는 회사 동료나 sns의 얇고 넓은 관계만 추종하죠. 

이렇게 더 가깝게 모여 살지만 마음은 더 멀어졌습니다. 이런 사회 풍속도는 점점 더 심해질 것입니다. 마을이라는 공동체가 사라지고 가족 단위로 뭉치고 있습니다. 가족도 예전보다 더 느슨한 관계가 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22에 오면 항상 먹는 500원 짜리 커피머신 커피를 먹으면서 작가의 작가 노트를 보니 사진전에 대한 내용 보다는 어떤 무더운 날의 촬영 노트만 적혀 있네요.  뭐가 중간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도 너도 아닌 중간에 있는 익명의 무리를 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창 밖 강남 풍경이 아름답다기 보다는 흉측해 보입니다.  거대한 콘크리트 묘비가 빼곡히 박혀 있는 모습이네요. 



그 묘비 속의 아늑함을 잠시 느꼈습니다. 실외보다는 실내 문화가 발달한 한국, 한국은 실내 강국입니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네요. 자세히 보니 데드풀의 섹시한 뒤태입니다. 정말 이 도시는 히어로가 필요한 가 봅니다. 
주변에서 쾌락을 얻기 보다는 쾌락 도구인 영화나 TV를 통해서 쾌락을 소비하는 사회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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