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월드

블로그 주제를 꼭 정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왜 그래야 하는데!

by 썬도그 2015. 12. 4.
반응형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100가지, 꼭 먹어야 할 100가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가지라는 수사를 싫어함을 넘어서 혐오합니다. 죽기 전이라는 공포 마케팅 용어를 써가면서 꼭 해봐야 하는 것들을 소개하는 이 수사는 자신의 취향을 남에게 아주 협오스럽게 강요를 합니다. 

죽기 전에 남의 취향 대로 살아라는 소리 밖에 더 되나요?
남이 좋다고 하는 그 여행지, 그 영화,  그 음식과 책 보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읽은 내가 만든 취향이 더 소중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일반화된 리스트가 있긴 하지만 그런 리스트 맹신하지 마세요. 어차피 모든 룰은 모든 개인에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이름이 다르고 부모가 다르고 태어나서 자란 환경과 친구가 다르듯 우리 각자는 개인마다 각자의 취향과 성격과 인격이 있습니다.

때문에 꼭 해야 할 ~~ 라고 하는 글들은 그냥 참고만 하면 됩니다. 


내가 한 마디 할께요. 저기 6가지 중 난 3개를 안해요. 그럼에도 방문자 하루 1만 5천 이상옴. 한 마디로 반이상이 틀림. 그렇다고 뻘글이라는 소리는 아님. 다만 일반화하기 무리가 가는 사항이 많아요. 반박글 써봐야겠네요

Posted by 썬도그 on 2015년 12월 2일 수요일

어제 이 글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저 글에 대한 제 생각은 아주 많이 달랐습니다. 분명 저 글은 참고 할 만한 글이 맞습니다. 다만, 꼭 해야 할~~~ 이라는 단어 선택은 잘못 되었네요

왜냐하면 저 6개 중에서 무려 3개 이상이 제가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방문자 숫자는 많습니다.
다른 부분은 제가 하지 않지만 딱히 반박할 것은 없다고 해도 첫 번째인 이것저것 다하는 잡 블로그 NO! NO!는 반박을 해보겠습니다.




잡 블로그를 운영하지 말라는 이유는 뭘까?


저는 어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을까요? 제 블로그 카테고리나 블로그 명인 '사진은 권력이다'만 보면 사진관련 블로그로 느껴집니다. 사진, 사진작가, 카메라, 사진전시회, 사진문화에 대한 글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전 사진에만 관심 있는 것은 아닙니다. 

IT와 문화, 영화, 도서, 이슈, 정치, 사회, 여행, 미술 등등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블로그는 종이 신문처럼 스펙트럼이 꽤 넓습니다. IT신문이 아닌 종합 일간지 같은 스타일이죠


그래서 포털 '줌'에서 저를 IT블로그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여행 블로그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여행 글을 거의 쓰지 않았음에도 여행 블로그 분류를 합니다. 어떻게 봐도 좋습니다. 그게 다 저이니까요. 

사진, IT, 문화, 사회로 압축할 수 있는 제 글쓰기 주제는 2007년 초기 보다는 많이 가지치기를 한 것이 저 정도입니다. 
뭐 시간만 더 있다면 건축이나 철학 등등 다양한 글을 더 쓰고 싶지만 여유가 되지 않아서 쓰지는 못합니다. 

전 여러 방면의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주제로 글을 씁니다. 그래서 사진 관련 글이 좋아서 구독했다가 자신과 정치색이 맞지 않아서 떠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이 블로그는 나를 위한 블로그이고 내 또렷한 정치색을 바꿀 이유도 숨길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여러 이야기가 담기니 자신이 원하는 글만 골라 읽으라고 말씀을 드리긴 합니다. 

다방면의 글을 쓰는 블로그를 잡블로그라고 합니다. 
솔직히 폄하적인 단어죠. 그러나 딱히 대체할 단어도 없어서 그냥 잡블로그를 사용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블로그 할 때 한 가지 관심 주제만을 담으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해야지 지식의 대한 깊이가 깊어진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그 지식에 대한 깊이가 깊어지죠. 문제는 그 지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어질까요? 이 세상에는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는 블로거가 9할 이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 블로거의 글도 읽어보면 딱히 전문가의 글이라고 느껴지는 글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블로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농도가 옅어진 것도 있지만 유명한 블로그 글이라고 해도 그 깊이가 아주 깊은 글은 거의 없더군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PC통신 시절의 글들이 깊이가 더 깊었다는 느낌마저도 드네요. 이런 생각도 살짝 드네요. 대중들의 지식에 대한 깊이가 얕아졌기 때문에  전문 블로그의 글들도 대중 영합적으로 쉬워지고 지식이 얕아졌다는 느낌도 듭니다. 

한 분야에 대한 글을 꾸준하게 쓴다고 해서 그 블로그의 지식의 깊이가 깊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말 손에 꼽을 몇몇 블로그만 빼면 대부분의 한 분야에 대한 글을 쓰는 블로그들의 글이 깊이가 깊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차라리 전문가가 블로그 운영하는 게 더 깊이 있는 글을 쓸 것입니다. 대부분의 유명 블로거도 관련 일을 하면서 적는 글이 굉장히 깊이가 있죠

물론 제 블로그 글들은 90%의 글은 가벼운 글입니다. 다만, 사진 문화에 대한 글은 다른 분들이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차별성도 있고 좀 더 깊이가 있습니다.

잡 블로그를 운영하지 말고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라는 이유는 블로그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검색 엔진에 대한 특성도 있을 것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같은 주제의 글을 계속 쓰는 블로거의 글을 검색 엔진이 가중치를 주는 알고리즘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이유로 한 가지 분야에 대한 글을 쓰라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제 블로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잡스럽게도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쓰는데 검색 엔진이 특별히 차별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것은 있습니다. 여러가지 주제로 글을 쓰면 검색엔진이 스팸블로그로 인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블로그를 왜 운영하려고 하나요? 자신이 쓰고 싶을 글을 쓰고 싶어서 한다면서요.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꼭 1개만 있나요?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의 특징은 잘하는 것이 아니라서 수시로 변합니다. 영화를 좋아했다가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여행에 홀릭 했다가 또 언젠가는 자동차에 홀릭하게 되기도 하죠. 이렇게 수시로 좋아하는 것이 변하는데 주제를 정해 놓고 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냥 쓰면 됩니다. 그냥 자기가 관심 가지는 모든 것들을 쓰면 됩니다. 
오히려 주제를 1,2개로 정해 놓고 쓰다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글이 자신의 블로그 주제와 다르면 글 쓰기를 주저하게 됩니다.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도 무시 못합니다. 



쓰다보면 색이 드러나게 된다

한 사진작가가 강연에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진을 좋아하는데 어떤 사진을 좋아하는 지 모른다고 하소연을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에게 사진작가는 일단 사진을 많이 찍어보세요. 하루에 1장 이상씩 찍고 6개월 후에 다시 절 찾아오세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6개월 후에 그분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들고 사진작가를 찾아갔습니다. 사진작가는 사진을 쭉 훑어 보면서 사진에 담긴 피사체를 살펴 봤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말했습니다. 쭈욱 보니 골목 사진이 가장 많네요.  골목 사진을 좋아하시는 듯한데요. 

그냥 쓰고 쓰다 보면 자신이 뭘 좋아하는 지 어떤 쪽에 관심이 있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쪽 글을 더 많이 쓰게 되죠. 따라서 주제를 정하고 시작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주제는 정해도 되고 안 정해도 됩니다. 저 같은 경우가 그랬습니다. 솔직히 전 사진 관련 블로그 운영하려고 시작했습니다. 사진작가에 대한 글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려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잡 블로그가 되었죠. 

그렇게 쓰다 보니 이제는 사진, 문화, 영화, 도서, IT, 이슈, 사회 등으로 좁혀졌습니다. 
오히려 사진에 대한 색채가 강한 블로그 명인 '사진은 권력이다'가 제 블로그를 한 방향만 보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으면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써도 됩니다. 굳이 한 분야에 얽매이는 글 보다는 보다 다양한 글을 쓰면 글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습니다. 

블로그는 개인의 공간인데 특정 분야의 글만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직업처럼 잘하는 하나만 하라고 하는 것 아닐까요?
블로그가 직업은 아니잖아요. 쓰다 보면 알아서 잘 쓰고 좋아하는 글만 쓰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제를 여러개로 정하면 방문객이 안 온다고요? 아닙니다. 그 사람이 뛰어난 필력이나 다양한 지식을 자신만의 색으로 잘 포장해서 전달한다면 그 독특한 색을 찾아서 알아서 옵니다.

무지개는 7개의 색이 모여야 아름다운 것이지 한 가지 색(주제)로 담는 것이 아름다운 것일까요?



잡 블로그 운영하면 좋은 점


경영학자이자 작가인 '피터 드러커'는 젊은 시절 3~4년 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라고 해도 꾸준하게 공부를 했고 그렇게 해서 실로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되면 어떤 것이 생길까요? 그건 바로 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반발 이상 앞서 나갈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올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전문가가 지배하는 세상의 편협스러움을 깨는 책입니다. 이 책은 책 제목처럼 깊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지식을 아우르는 통찰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여러 방면의 책을 통해서 지식을 쌓다 보면 이 지식이라는 것이 하나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 분야에서 쓰는 용어만 다를 뿐 비슷한 개념들이 꽤 많다는 것이죠. 물론, 정밀하게 따지면 똑같지는 않습니다만 비슷한 요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지식을 쌓으면 다른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서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 써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이게 없습니다. 그러니 매번 창의 창의 하지만 창의력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니 남이 개발한 기술을 좀 더 싸고 빠르고 좋게 만드는 가공업만 잘하는 나라 아닙니까. 

잡 블로그 운영하면 그게 좋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쓰면 그 주제들이 서로 잘 링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주제들이 시너지 효과도 내죠. IT블로거는 시사, 이슈에 대한 글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영화 블로거는 카메라 관련 글을 쓰지 않습니다. 뷰티 블로거는 건축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틀에 맞춰서 글을 쓰다 보니 다른 분야의 글을 금기시 합니다. 

이렇게 한 분야의 글만 쓰면 비슷 비슷한 블로그가 됩니다. IT블로그 카테고리를 보세요. IT블로그 랭킹을 보면 
2009년 경에 고착화된 랭킹이 그냥 그대로 있습니다. 한 분야에 대한 주제의 글을 꾸준히 쓴다고 해도 이미 유명해진 블로거를 뛰어넘기 쉽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 방문객 숫자 체크하면서 저품질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다가 스트레스만 받다가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거나 그만둡니다. 그냥 쓰고 싶은대로 쓰세요. 유명해지지도 않았는데 미리 유명해질 것을 걱정하면서 주제를 정하고 써야 합니까? 그건 나중에 고민해도 됩니다.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 쓰세요.

차라리 다양한 책을 읽고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다방면의 소양을 넓히는 것이 더 좋은 투자가 아닐까 하네요. 궤도에 오른 후에 어디로 갈지 할 걱정을 이륙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블로그 제목이 좀 걸리긴 하지만 보세요. 제 블로그 제목이 '사진은 권력이다'라고 하지만 절 IT블로거로 아는 분들 많습니다.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게 정답은 아닙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 블로그 운영에 정답은 없습니다. 오히려 저런 글을 비판적으로 보는 그 삐딱한 시선이 블로그의 색을 더 풍부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