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 관련 책이 수 없이 많은 가회동의 작은 아지트입니다. 현대카드 소지자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 도서관입니다. 그곳에 들렸다가 잠시 작은 전시회를 봤습니다.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는 1층에 작은 전시 공간이 있는데 가끔 흥미를 돋우는 전시회를 합니다. 



<디자이닝 위드 데이터>전시회는 2014년부터 뉴욕 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하는 전시회로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는 전시회입니다. 작년에 새로운 시각이라는 전시회를 했고 올해는 <디자이닝 위드 데이터> 전시회를 합니다. 

뉴욕 현대미술관에 있는 데이터 시각화 작품 15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Rewiring the spy>


이 전시회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데이터 시각화'전시회입니다. 우리는 많은 데이터 사이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행동하는 모든 루틴이 데이터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모아서 내 행동 또는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삶을 재디자인을 할 때 이용하는 것이 '빅데이터'입니다. 한국은 빅데이터 빅데이터 노래만 불렀지 실제로 크게 활용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인정하는 가장 유용한 빅데이터 서비스는 '왓챠'입니다. 왓챠는 내가 평점을 매긴 영화를 바탕으로 앞으로 개봉할 영화나 안 본 영화 중에 내 취향과 비슷한 영화를 추천하는데 이는 내가 생성한 데이터를 취합해서 내 취향을 분석해서 아주 정확하게 취향저격합니다. 왓챠 덕분에 영화 취향이 비슷한 사람에게 영화 추천을 받지 않고 왓챠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데이터는 수치화 된 정보이기에 그래프 같이 눈에 보이게 하기 쉽습니다. 데이터가 눈에 보이면 우리는 그 데이터의 의미를 단박에 깨닫죠. 이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시각 의존도가 높은 인간의 한계이자 장점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간이 얼마나 시각에 의존하는지는 해변가에 떠내려온 시리아 난민 꼬마의 참혹한 시신을 담은 사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그때 사진기자가 그 모습을 촬영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시리아 난민들은 고통 속에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근시한적인 시선으로 사람들은 삽니다. 눈에 보이면 믿고 충격 받고 눈에 안 보이면 존재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죠

이걸 역으로 잘 이용하는 것이 언론이죠. 사실을 왜곡할 때 가장 쉽고 강력하게 쓰는 것이 사진입니다. 사진이 진식을 담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닙니다. 사진은 때때로 진실을 담을 뿐이지 사실을 왜곡할 때도 많이 활용됩니다. 




<Mapping the Internet>

위 작품은 2003년 이라크 전 당시의 인터넷 이라크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 지도와 2013년 이라크의 인터넷 접속 지도를 시각화 한 작품입니다. 2003년 지도를 촬영하지 못했네요. 2003년에는 칠흙같이 어두운 곳이었지만 지금은 활발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넷 접속 지도만 가지고도 황폐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접속점은 하나의 인간이 여러 단말기 앞에 있다는 표시이자 인간이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죠


<History Flow>

위 작품은 사용자들이 직접 내용을 만들어가는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 백과 단어 중에 낙태와 초콜릿을 시각화 한 작품입니다. 녹색이 낙태이고 초콜릿이 분홍색입니다. 두 단어는 큰 차이가 있죠. 낙태는 사회적 논란이 첨예한 단어이고 초콜릿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즉 낙태는 경성 단어이고 초콜릿은 연성 단어입니다. 세로줄은 수정선이 변경되거나 갱신된 정보의 시작점을 나타내며 그 선의 길이는 변경된 내용의 길이를 나타냅니다. 가로는 시간의 흐름순입니다. 

위 표를 보면 예상대로 가치 판단을 요하는 낙태에 대한 논란과 토론이 활발하네요. 세상 복잡함의 대부분은 이 가치 판단을 요하는 일이죠. 과학을 제외한 종교, 도덕, 윤리 등등 하나의 사안을 놓고 판단이 각자 다른 것들 때문에 우리는 전쟁을 하고 싸우고 협력을 합니다. 나와 가치 판단이 다르면 얼마나 헐뜯고 싸우는데요. 그렇다고 야! 닥치고 가치 판단 같은 거 하지 말라는 '논리실증주의'자들을 옹호할 수 없습니다. 

그런 싸움 속에서 더 큰 가치를 만드는 것이지 시끄럽다고 싸우지 말라는 양비론자들은 그냥 길가에 있는 돌댕이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니까요. 

 

<Wind Map>

미국에서 부는 바람을 시각화 한 작품입니다. 




<PIG 05049>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PIG 05049입니다.
Christien Meindertsma는 네덜란드의 한 마리의 돼지에게 PIG 05049라고 명명합니다. 그리고 이 돼지가 죽어서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책으로 담았습니다. 


돼지의 부위를 소개하고 그 부위가 고기로 다가옴을 넘어서 수 많은 우리의 일상용품으로 다가옴을 시각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책을 들여보니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들도 보이네요. 예를 들어 콜라겐 주사는 돼지로부터 오는 것이죠. 그래서 여자들이 돼지 껍데기에 콜라겐이 많다고 돼지 껍데기 좋아하잖아요



그러나 예상 못한 제품도 있습니다. 마시멜로우에도 돼지의 성분이 들어가네요



다 살펴 본 것은 아니지만 가장 특이했던 것은 맥주입니다. 


돼지 피부에서 추출한 콜라겐이 다시 젤라틴이 되고 이게 탄닌산이  됩니다. 이 탄닌산은 유기물로 맥주의 향과 거품을 좋게 한다고 하네요.  총 185개의 상용 제품으로 활용되는 돼지, 돼지 입장에서는 지구에서 태어난 것이 불행스러운 일입니다. 돼지, 닭, 소에 대해서 우리는 감사해야 하는데 어떤가요? 돼지가 철판에서 춤을 추고 나 잡아 먹어주세요!라는 애교를 떠는 광고를 볼 수 있죠.

단 하루 만이라도 육식의 날을 지정해서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소,돼지, 닭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육식의 날을 지정하면 오히려 육류 소비량이 급증하는 날이 될 것 같네요. 육식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가 육식을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육식을 덜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육식을 쉽게 하는 이유가 돼지나 닭, 소의 어느 부위인지 모르 정도로 심하게 가공을 해서 먹을 때 약간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된 것이 요즘 육류 소비의 한 단면입니다. 




이 작품은 침팬치가 담겨 있네요. 이 작품을 가까이 보면 인간 게놈 유전자 코드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붉은 점이 있는데 저 붉은 점이 침팬치와 인간이 다른 DNA라고 하네요. 그럼 나머지 DNA는 똑같냐? 네 인간과 침팬치는 98.77%의 DNA가 유사합니다. 


데이터를 시각화 한 전시회를 다 보고 돌아보니 가장 흥미로운 작품에 투표하는 공간이 있네요



아! 어떤 작품이 인기 있는 지를 데이터 시각화 하자는 것이네요. 기발한 발상입니다. 눈에 보이면 사람들이 믿고 따르고 흥분하잖아요.  볼을 집어서 넣어주면 끝


누가 1등을 했을까요? 네 돼지 작품입니다. 저도 8번에 쏙~~~



<Cinema Redux : Vertigo>

다 보고 나오면서 본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흥미롭네요. 영화 현기증을 한 장 한 장 사진으로 만들어서 이어 붙인 작품입니다. 롤 필름을 쫙 펼쳐 놓은 듯한 작품이네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항상 시각적 만족감이 높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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