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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야구에 대한 길라잡이 야구가 10배 더 재미있어지는 55가지 이야기

by 썬도그 201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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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는 최고 인기 구단이지만 지난 11년 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꿈과 같은 가을 야구를 했습니다. 
가을 야구에서 허망하게 탈락했지만 그럼에도 이 애증의 야구 구단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전반기의 허탈한 모습을 지나 양상문 감독 부임후에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3일 간의 놀라운 역전승 특히 어제의 역전승은 짜릿했습니다. 하이라이트를 돌려 보고 또 돌려보면서 신바람 야구를 지켜봤습니다. 


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프로 스포츠입니다. 1982년 출범해서 30년 지난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최근에는 여성팬들이 늘면서 그 인기는 더 커졌습니다. 초기의 저질 관객 문화는 사라지고 지던 이기던 응원 자체에 큰 의미를 둔 성숙한 응원문화 그리고 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축제 분위기의 응원 문화는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야구광입니다. 야구 자체도 잘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보는 즐거움으로 야구의 재미를 즐기고 있습니다. 
야구는 룰이 좀 복잡한 스포츠입니다. 기본적으로 안타를 치고 달리고 공을 받아서 수비를 하는 간단한 경기 같지만 수 많은 작전과 변수가 많아서 꼴지 팀도 1위 팀을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수 이게 참 중요하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더블 플레이가 되기도 하고 빚 맞은 안타로 결승점이나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도 합니다. 

여기에 타자와 야수의 심리 게임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야구를 멘탈 게임이라고도 합니다. 이 야구를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야구의 뒷이야기나 야구 룰과 야구의 변천사를 아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책이 '야구가 10배 더 재미있어지는 55가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건이라는 스포츠 신문 기자입니다. 야구 초창기부터 2천년 초까지 야구 기자로 활약하면서 야구에 대한 무궁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야구의 본질적인 재미를 분석하면서 시작합니다. 야구는 디테일과 변수가 많은 스포츠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야구 해설가로 변신한 박재홍이 한 일화를 소개 했는데 투수의 팔뚝 힘줄을 보고 저 투수가 커브를 던질 것인지 직구를 던진 것인지를 잡아내서 안타를 쉽게 칠 수 있었다는 일화는 야구가 얼마나 정교하고 분석적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다음날 이를 간파한 상대팀이 투수들에게 긴팔을 입고 출전하라고 했다고 하죠

야구는 0.5초 만에 투수의 손끝에서 떠난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옵니다. 이 0.5초에 수 많은 작전과 타자와 투수의 대결이 일어납니다. 이 책은 수 많은 야구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저자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중 몇몇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역대 왼손투수 최다승(363승 245패)에 빛나는 워런 스판은 1980년대 어느 날 워싱턴에 있는 미국 의회의사당에 섰다. 워런 스판은 의원들을 상대로 유명한 연설을 했다. “야구는 실패의 경기입니다. 야구에서는 가장 잘 치는 타자도 65%를 실패합니다. 연단에 있는 저도 팀의 한 시즌보다 더 많은 경기를 졌습니다. 의원 여러분은 야구 선수들보다 더 많은 성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야구는 실패를 기본 전제로 깔고 하는 경기다. 그래서 변수가 너무나 많다. 오늘 100 : 0으로 이긴 팀도 내일 0 : 1로 질 수 있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드문 일이다. 큰 점수차는 곧 실력차다. 약한 팀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점수차가 좁혀질 뿐 이기지는 못한다. 그러나 야구는 다르다. 실패의 경기이기에 아무리 약팀이라도 어지간하면 3할의 승률은 보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타자도 5할을 치지 못했다. 3할을 치면 잘했다고 인정받는다. 어떤 스포츠도 30%의 성공 확률에 칭찬하지 않는다. 30%의 성공 확률로 인정받는 경기는 오직 야구뿐이다.

<야구가 10배 더 재미있는 55가지 이야기 24페이지 중 일부 발췌>

야구는 실패의 연속입니다. 실패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야구입니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타자도 10번 나와서 3번 정도 밖에 안타를 치지 못합니다. 또한, 뛰어난 투수도 방어율 1점대를 넘어서 혼자 9회까지 던진다고 해도 1점 이상은 내줍니다. 

이는 변수 때문입니다. 잘 던져서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아도 점수를 낼 수 있는 것이 야구이기 때문입니다. 변수가 참 많은 것이 야구입니다. 그래서 운칠기삼이 스포츠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그 기삼이 중요한 것이 야구죠. 그 3을 제대로 준비한 팀이 성적이 좋고요. 또 하나의 야구의 매력은  응사에서 칠봉이가 인용한 뉴욕 양키즈의 포수였던 요기 베라가 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야구는 끝나봐야 압니다. 

어제도 5대 3으로 지고 있던 LG트윈스는 패색이 짙었습니다.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는 그림 같은 최형우의 수비에 걸려서 아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8회 오지환이 떨어지는 공을 툭 건드린 것이 운 좋게도 안타가 되었고 이것이 빌미가 되어서 8회에 6점을 내면서 대역전극을 펼칩니다. 축구나 농구 같은 경우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극적인 역전이 쉽게 나오기 힘듭니다. 그러나 야구는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후반의 대역전이 많이 일어납니다. 이게 짜릿하죠. 

그래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 묘미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야구는 공 하나 하나를 같이 지켜보고 공 하나에 대한 수 많은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모두가 감독이라고 하죠. 시간을 가지고 분석을 바로 바로 하기에 누구나 야구 감독처럼 평가하고 지켜 볼 수 있습니다.  


야구가 10배 더 재미있어지는 55가지 이야기는 LG트윈스가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한 배경을 수비가 좋아졌다고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팀의 이야기라서 집중해서 읽었는데 그 말이 참 공감이 갑니다.

LG트윈스는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붕괴된 마운드에 있다고 생각해서 거물급 투수들을 FA시장에서 데리고 오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부상과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LG트윈스의 문제는 투수보다는 수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좋은 투수를 데리고 오거나 신인 선수를 뛰어난 투수로만 데리고오다 보니 오히려 내야진이 약해졌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2년 전 LG트윈스 야구를 보면서 고등학교 수비 실력을 보면서 한 숨이 나오더군요. 타격과 투수는 신체적인 조건과 노력보다는 기본적인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수비는 연습을 하면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LG트윈스는 수비가 정말 약했습니다. 외야에서 홈 보살 능력을 갖춘 수비수는 이진영 밖에 없고 내야의 핵심인 키스톤 콤비인 유격수와 2루수의 콤비 플레이도 허술했습니다. 

얼마나 어이 없는 실수를 많이 했는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손주인이 LG트윈스로 이적하면서 손주인과 오지환 키스톤 콤비는 아주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줍니다. 수비의 안정이 LG트윈스의 안정적인 성적을 이끕니다. 하지만, 현재도 LG트윈스의 내야 수비는 9개 구단 중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고정 된 포지션이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내야진은 많은 실수를 합니다. 

저자는 80년대 초반의 야구 풍경과 현재의 풍경까지 아우르면서 많은 야사를 들려줍니다. 
연봉 협상할 때 고스톱을 치면서 했다는 일화나 경기 후 이동하는 구단 버스 안에서의 풍경과 예전 야구 선수들과 현재 야구 선수들의 달라진 점 등 흥미로운 야구 이야기를 많이 꺼내 놓습니다. 야구 선수들이 높은 몸 값을 받게 되자 팀 보다는 자기 몸 사리는데 더 열중이고 팀의 승리보다 개인 기록을 중시하는 모습 등에는 쓴소리를 합니다. 반면, 야구 관중 문화의 발전은 칭찬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홈플레이트의  몸쪽, 가운데 바깥쪽 이야기입니다

홈플레이트를 삼등분 했을 때 한가운데 1/3은 타자의 영역, 몸쪽 1/3은 투수의 영역, 그리고 바깥 1/3은 타자와 투수의 경쟁 공간이다. 홈플레이트의 주도권은 투수와 타자 가운데 누가 그 1/3 경쟁 공간을 차지하느냐에 있다

<야구가 10배 더 재미있어지는 55가지 이야기 중에서>

오늘부터 야구를 볼 때 투수들이 몸쪽 승부를 어떻게 하는지, 바깥쪽에서 승부를 하는지를 유심히 보면 아주 흥미로울 것입니다. 몸쪽은 타자가 치기 힘들지만 몸에 맞는 볼을 던질 수 있고 타자가 큰 부상을 입으면 투수도 선수 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기기 때문에 던지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그걸 극복하고 몸쪽을 잘 던지는 투수들이 대투수들이 많습니다. 

특히, 한국 야구는 몸쪽 스트라이크를 더 잘 잡아주죠. 그래서 외국인 타자들이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하는 한국 투수들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나 봅니다. 이 책은 야구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어서 추천하는 책입니다. 다만 저자가 배구 기자를 했는지 배구와 야구를 섞어서 비교 하는 모습은 거북스럽네요. 억지로 껴 맞추는 듯한 이야기는 지루하기만 합니다. 

그걸 제외하면 흥미로운 야구 초창기와 현재까지의 다양한 한국 프로야구의 이야기와 그라운드 안과 밖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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