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문화정보

한국 연극의 메카 대학로와 마로니에 공원

by 썬도그 2014. 7. 6.
반응형

대학로가 왜 대학로인지 모를 때 대학로에 처음 갔습니다. 그때가 92년도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대학 사진 동아리의 정기 출사지 중 하나였고 선배들에 이끌려 갔던 대학로가 처음으로 만난 대학로였습니다. 당시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많은 비둘기들과 술집에서 게워낸 시큼한 썩는 내, 그리고 현란한 연극포스터가 도배를 하는 수준으로 포스터가 많이붙어 있던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정말 무질서한 풍경이었지만 이상하게 생기가 넘쳤습니다.

아! 전통시장의 그 생기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전통시장과 다른 점은 주 이용 고객이 10대에서 30대 사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이 대학로를 요즘 다시 자주 찾게 되네요. 

대학로에는 마로니에 공원이 있습니다. 마로니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고 마로니에 공원이라고 하는데요. 마로니에라는 나무는 모르지만 이 어감 때문에 참 많이 사랑을 받았습니다.

90년대 초 빅히트를 쳤던 마로니에라는 그룹 이름을 들을 때 마다 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 생각났습니다. 마로니에는 프랑스 말입니다.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은 참 좋은 노래였어요.  요즘은 마로니에 같은 남성 혼성 보컬을 보기 힘들어요. 걸그룹, 보이그룹 같이 동성그룹만 많은데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남녀 합창이 항상 듣기 좋은데 요즘은 기숙생활 때문인지 혼성그룹이 안 보이네요



마로니에 공원 뒷편에는 아르코미술관이 있습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하면 인사동이 가장 많고 실제로도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전 주로 인사동으로 다닙니다. 그러나 대학로에도 많지는 않지만 미술관이 있습니다.

이 아르코미술관은 가장 대표적이죠. 규모도 크고 유의미한 전시회도 무료로 많이 합니다. 시설도 좋고 위치도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지금은 한 만화가의 전시회를 하고 있네요


대학로가 대학로인 이유는 예전에 이 대학로에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에 현재의 관악산 밑으로 이전을 하면서 서울대학교의 흔적은 살짝 남아 있습니다. 경성대학교로 시작한 서울대학교는 나이든 교수들의 친일 성향이 참 문제인 학교입니다. 

교정은 사라지고 그 옛 모습을 품고 있는 학교 미니어쳐가 있네요. 




아르코미술관과 비슷한 디자인의 건물이 마로니에 광장 왼쪽에 있는데 이곳은 아르코 예술극장으로 대학로의 랜드마크 건물입니다.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흥미롭게 하는 것' 이 명제는 항상 봐도 보기 좋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네요
인간이 먹고사니즘이  절대 철학이긴 하지만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 또 인간입니다.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요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누가 시킨 것이 아닌 스스로 우러나와서 하는 것이고 우리 인간은 유희가 기본 본능입니다

그 유희를 좀 더 발전 시킨 것이 예술인데 요즘 예술은 그들만의 유희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특히 현대가 붙은 예술들은 자신들 만의 세상으로 넘어가서 대중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합니다. 



대학로는 연극의 메카이자 소공연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작은 공연이 끊임없이 소개 되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공연 중 음악 공연은 학전소극장에서 1천 회  이상 공연을 했던 김광석의 공연이 아닐까 합니다. 

그가 살아 있을 때 찾아가서 봤어야 하는데 때 늦은 후회입니다. 당시는 여유도 없었고 돈과 여유가 있어도 이런 공연 보지 않고 술 퍼 마시던 시절이었죠. 



대학로은 많은 골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90년대나 지금도 이미지의 큰 변화는 없습니다. 여전히 공연장과 함께 술집과 향락업소들이 가득합니다.  다만 좀 더 늘어났다는 느낌이 크게 드네요. 여느 유흥가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 이런 모습으로는 대학로의 자생력은 높지 않습니다. 

대학로만의 정체성과 대학로를 가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젊은이들이 많은 유흥가? 그건 강남이 더 낫죠. 연극 공연장이 많은 대학로? 네 그게 맞겠네요. 대학로의 정체성은 이런 유흥업소가 아닌 공연장입니다. 



멋진 음식점들도 꽤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조금은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는 전국에서 불고 있습니다. 



2천년 대 들어서면서 하나의 건축 유흥업소, 카페, 술집들의 외형이 프랑스나 유럽의 카페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노천 카페가 많아지고 있고 술과 커피를 창가나 건물 밖에서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천카페 문화가 플아스 문화인데 이걸 그대로 한국이 흡수한 듯 합니다. 그런데 서울의 대기오염이 세계적인데 실외에서 커피를 마시고 술을 마시는 것이 보기 좋은지는 모르겠네요. 물론 80년대의 그 지독한 대기오염은 아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입니다. 이는 서울의 문제가 아닌 중국의 문제입니다. 중국 공장지대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시가 아무리 노력해도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로에서 공연장은 꽤 많은데 대부분 지하에 있습니다. 또한, 작은 소극장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에 잘 찾아야 합니다. 공연장 앞에는 길게 줄을 서 있는데 길게 줄을 선 공연들 대부분은 코믹 연극들이 많습니다. 보잉 보잉 같은 연극이 대표적이죠. 

연극도 장르도 다앙하고 소재도 다양한데 코믹 연극이 대중의 인기를 많이 끌고 있네요. 
대학로 뒷편으로 조금씩 들어가니 다양한 가게들이 많이 보이네요. 예전에 못 보던 곳입니다. 




대학로 뒷편에는 이화마을이 있는데 서울 최초의 벽화마을인데 그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대학로 앞길로 나와봤습니다. 대학로에는 방송통신대학 건물이 있고 그 앞에는 인공 하천이 있습니다. 이곳도 청계천의 영향을 받은 공간이네요. 요즘 여름 가뭄이라고 하는데 여기도 물이 바싹 말라 있습니다. 



길 한가운데 거대한 철공이 있는데 이런 조각품들은 대학로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옛 서울대학교 건물의 일부가 남아 있다고 엤는데 예술가의 집이 바로 그 건물이 아닐까 합니다. 전형적인 근대 건물이네요


대학로는 그냥 그런 건물들이 대부분이지만 몇몇 눈여겨 볼 건물이 있습니다.  월간 교양잡지 '샘터'건물은 담쟁이 덩굴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1970년 4월에 창간해서 이 험난한 세상을 견디고 있는 잡지입니다. 



가장 궁금했던 건물은 이 '대학로 예술극장'입니다. 건물 외부에 건물 보강공사나 리모델링 할 때 쓰는 철근 비계가 가득하네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비계 같은 것을 하나의 외형을 치장하는 아웃테리어로 이용하는 것 같네요.  마치 프랑스 파리의 퐁피드센터 건물 같은 느낌이 듭니다. 




먹꺼리가 빠지면 안 되겠죠. 테이크 아웃 가게가 많이 있는데 다른 곳에 비하면 신기하게도 노점상들이 안 보입니다.
노점상이 있긴 있는데 주로 대로 인도변에 있어요. 



건물들은 유럽의 한 도시를 뚝 뜯어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 많았습니다. 한글만 지우면 유럽의 한 도시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듯 합니다.



이 건물도 참 재미있는 건물입니다. 외모가 단아하고 차분한 게 눈에 확 들어옵니다. 기하학적인 차분함입니다



솔직히 대학로에 가면 소극장이나 공연장을 들어가지 않으면 이 대학로가 문화 예술의 거리라기 보다는 먹고 놀자 거리의 느낌입니다. 그러나 가끔 이런 예술품을 보게 됩니다.  서울역 앞에 있는 서울스퀘어 벽면을 채운 줄리안 오피라는 팝아티스트의 작품이 한 카페 앞에 세워져 있습니다. 




먹고 


보고 



먹고


유럽 스타일이 새로운 트랜드가 된 건물 사이에서


먹고


마시고


보고


보는 곳입니다. 


대학로는 그 자체로는 차별성이 없습니다. 그냥 흔한 번화가죠. 그러나 그 속에 수 많은 뮤지컬, 연극, 가수 공연이 있습니다
특히 연극 공연을 골라서 볼 수 있는 곳이 대학로입니다. 지금도 수 많은 연극인들이 공연을 하고 있겠네요. 연극 공연은 영화가 문법 자체가 많이 다릅니다. 영화가 편집의 결과물이라면 연극은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그 생동감이 연극의 매력이죠

대학로에서 좋은 연극 공연 남들이 추천하는 공연은 한 번쯤 보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