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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지털 TV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이유는 뭘까?

by 썬도그 201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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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제품을 국내에서 해외보다 비싸게 파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해외에서 국내까지 수입하는 배송료와 국내 수입업체의 이윤을 더하면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다만터무니 없이 비싸게 판매를 하면 소비자는 그 가격을 납득하지 못합니다이런 국내 수입유통업체의 횡포에  젊은 층의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떠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인데 해외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약 2배에 가까운 비싼 가격에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실제로 이런 일이 국내 디지털TV시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3D 스마트LED TV UN55H6400은 미국 삼성전자 온라인 샵과 아마존에서 약 1,300달러(133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반해 한국 오픈마켓에서는 245만원 정도에 판매 되고 있습니다. A/S의 차이와 부품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해도 너무 과도한 가격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이 한 제품만 그러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1,5배에서 2배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몇몇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대행 및 배송업체를 통해서 국내업체가 생산한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TV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면 최소한 배송료 만큼은 해외보다 저렴하기에 100원이라도 더 싸게 팔아야 하는데 오히려 해외보다 비싸게 파는 국내 가전업체의 판매 행태를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렸습니다. ? 국내에서 구입하는 디지털TV가격이 해외보다 비쌀까요? 제조업체들의 주장 또는 해명을 소개하면서 제 의문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1.     시장의 규모가 큰 미국시장과 작은 한국시장은 다르다?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입니다. 인구도 많고 GDP도 높아서 시장의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큽니다. 이런 큰 시장은 전세계 제조업체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경쟁이 심합니다. 경쟁이 심한 시장은 가격경쟁도 극심합니다. 따라서 같은 제품이라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더 싸게 팔립니다. 이는 이케아가 잘 보여줍니다. 이케아는 같은 제품이라도 경쟁업체가 많은 나라에서는 가격을 싸게 판매하고 경쟁업체가 없는 나라는 보다 비싸게 판매합니다.

이런 이유를 이해한다고 해도 한국회사 제품을 미국보다 과할 정도로 비싸게 판매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이는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것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또한, 한국이 국토규모가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경제규모는 세계 15위로 경제규모로만 보면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시장규모가 작아서 한국에서는 비싸게 판매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납득이 가는 이유는 아닙니다.

 


2.      TV패널의 차이?

가끔 같은 모델인데 유난히 홈쇼핑에서 싸게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 제품들은 모델명이 살짝 다릅니다. 앞부분은 동일하지만 뒷부분이 살짝 다른데 그 이유는 외형은 똑같지만 들어가는 부품이 살짝 다릅니다.

디지털TV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모델명이라고 해도 속에 들어가는 부품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디지털TV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디스플레이 패널입니다. 이 패널을 어떤 것을 썼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천지차이입니다. 같은 설계도로 만든 TV지만 어떤 패널을 쓰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큰 차이가 납니다.

패널을 어떤 방식의 어느 제조사의 패널을 썼는지를 쉽게 알 수는 없습니다.
또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만 쓰고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 패널만 쓰는 것도 아닙니다. TV제조사들은 계열사 제품을 주로 쓰긴 하겠지만 시장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가 TV시장이 강세인 지역은 가격이 싼 대만제 TV패널을 사용하고 프리미엄 TV시장이 강세인 지역에는 성능이 좋은 고급 패널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이 패널을 어떤 것을 썼느냐에 따라서 같은 모델이라도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조업체들은 들어가는 부품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다르다는 말을 합니다.
그럼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 좋으련만 이런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언론사들이 전세계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모델명과 스펙을 가진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을 분해해서 어떤 부품을 사용했는지를 비교하는 것도 없습니다.

제조업체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습니다. 왜 한국시장에 판매하는 디지털 TV는 비싼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국내 소비자 다수가 비싼 고급 패널을 사용해달라고 한 것도 아닐텐데요

 


생산, 유통, 판매를 한 회사가 하는 수직적 유통망 구조가 핵심

미국은 제조업이 거의 사라진 나라입니다. 얼마 전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조립공장을 미국에 설립 했지만 1년 만에 폐쇄 결정을 내렸습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같은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제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미국은 막강한 유통업체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같은 경우는 베스트바이가 있고 온라인에서는 아마존이라는 공룡이 있습니다. 이 공룡 유통기업이 유통망을 휘어잡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유통기업의 지시를 받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유통업체가 갑이고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는 을입닙니다

베스트바이가 이런 스펙으로 이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라고 하면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그 가격에 맞춰야 합니다. 그래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이나 유럽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나 LG전자의 디지털TV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시장은 아주 다릅니다.
한국은 디지털TV 생산은 물론 유통과 판매까지 제조회사가 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디지털프라자와 LG전자의 베스트샵이라는 가전회사 대리점이 유통망을 꽉 잡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하이마트라는 유통망이 있고 온라인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경쟁 관계라고 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렇게 유통망을 제조업체가 꽉 잡고 있으면 제품 가격과 모델을 제조업체가 맘대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3D기능이나 스마트TV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가 가전제품 대리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3D기능과 스마트TV기능이 없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습니다. 특히 50인치 이상의 디지털 TV제품들은 대부분 3D기능과 스마트TV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한 마디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가전회사가 선택 제시한 디지털TV 중에서 소비자가 구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영화 시장에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영화 기획, 제작, 배급, 상영까지 2개의 대형 영화사가 거의 도맡아 하다 보니 재미 없는 영화도 강력한 배급력과 상영관 장악력을 이용해서 밀어내기 식으로 자사가 제작한 영화를 상영합니다. 10개 상영관이 있는 영화관에 5개 이상을 한 영화를 상영하면 그 영화가 크게 재미 없어도 강력한 상영관 장악력으로 평균 이상의 흥행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관람객은 자신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확하게는 영화관이 관객을 선택한 것입니다.

가전제품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50인치 이하 제품 중에 3D기능이 없는 디지털TV가 있어서 가격을 알아보면 3D기능이 있는 제품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 어리둥절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가격 장난질이죠. 이게 다 한 회사가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다 하기 때문입니다

 



유통망의 다양성, 제품의 다양성으로 합리적 소비를 이끌어야 한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내놓은 시장 규모가 다르다, 부품이 다르다라는 해명은 약간의 공감은 가지만 절대 공감을 가질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가격 차이가 나도 너무 나기 때문입니다.
한국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다양한 디지털TV 모델을 선보이지 못한다는 해명도 큰 공감을 받기 힘듭니다. 소비자들이 강력하고 요구하고 원하면 55인치 디지털TV 제품 중에서 3D기능도 스마트TV기능도 없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디지털TV 가격을 내리려면 현재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한 회사에서 하는 일원화된 방식의 결계를 깨야 합니다. 강력한 유통강자가 나와서 베스트바이처럼 이런 기능만 넣은 싼 제품을 납품하라고 요구하면 가격은 많이 떨어질 것입니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라는 두 개의 회사가 장악한 디지털TV 시장의 결계도 깨야 할 것입니다.

다양성이 문제입니다. 다양성이 시장 가격을 낮출 것입니다. 다양한 회사 제품들이 들어와서 경쟁이 심해지면 가격은 내려갈 것입니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의 제품에서도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같은 55인치 디지털TV라고 해도 3D기능과 스마트TV 기능이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을 매장에서 판매를 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재는 소비자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제조사가 선택한 제품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라고 애지중지 하던 국민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기업이라고 하기 힘든 글로벌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 두 회사는 한국에 본사가 있긴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내고 있는 회사입니다.  국내기업이고 뛰어난 A/S망에 취해서 무비판적으로 소비를 하는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면 해외보다 비싼 디지털TV를 구매해야 하는 슬픈 풍경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S 받기 힘들다, 반품이 안 된다, 배송비가 많이 든다 식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겁을 주기 보다는 합리적인 가격과 제조사가 원하는 제품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매장에서 판매를 했으면 합니다


이 글은 얼리어답터 http://www.earlyadopter.co.kr/761 에도 소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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