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책서평

이 책을 읽으면 허리우드 영화가 더 재미있어 진다 '마이너리티의 할리우드'

by 썬도그 2013. 10. 3.
반응형



왜 91년 작 '분노의 역류'라는 영화에서 장례식에 백파이프가 연주 되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 이유는 죽은 소방관이 아일랜드계 미국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인종의 용광로이자 민족의 용광로 같은 나라입니다. 이민으로 거대해진 세계 최강국이자 가장 영화를 잘 만들고 많이 만드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영화는 바로 한국 영화와 허리우드 영화입니다. 이제는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홍콩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기가 어려줘져서 한국 아니면 허리우드 영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영화야 우리가 한국 사람이기에 한국 정서를 잘 압니다. 그러나 허리우드 영화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알면 알수록 재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는 세계의 많은 민족들의 문화가 섞이기도 하고 자생적으로 생기기도 해서 아주 복잡합니다. 그 복잡함을 해석해주는 책이 바로 '마이너리티의 할리우드'입니다. 


이 책은 최근에 나온 책은 아닙니다. 1991년 12월 일본 JICC 출판국의 잡지 '타카라지마'의 별책으로 출간 되었다가 한국에서 1993년 한울 출판사가 출간 했습니다. 오래 되었다면 아주 오래 된 책입니다. 조금 걱정은 했습니다. 이 책은 정보성이 중요한 정보서적이라서 세월이 20년이나 지난 지금 이 책에서 곰팡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다 읽고 나니 그건 기우라고 느껴지네요.

이 책 '마이너리티 할리우드'는 저자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입니다. 그것도 영화 관련 분야의 저자만 있는 것이 아닌 무역업을 하는 분, 인디언 전문가 등 다양한 방면의 저자들이 쓴 미국 민족에 대한 컬럼을 묶은 책입니다. 때문에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됩니다.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주 약간 내용이 겹치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저자들 모두 다른 글을 읽고 쓴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네요. 

다시 미국 이야기를 좀 하죠.
미국을 상징하는 문화는 코카콜라와 함께 할리우드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 영화의 전세계의 파급력이나 문화 지배력은 세계인들의 문화를 미국화 하는데 큰 영향을 줬습니다. 이런 미국 문화의 강력함은 아마도 다 민족 국가만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에 있다고도 생각되어지네요. 잘 아시겠지만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든 국가입니다. 아메리칸 원주민인 인디언이 살고 있긴 했지만 국가 형태는 아니였습니다. 이 미국을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오면서 백인들이 살기 시작 합니다. 이후 서유럽의 신교도들이 박해와 자유를 찾아서 미국에 옵니다. 이들이 바로 미국의 주류입니다. 이들을 WASP(White Anglo Saxon & Protestant)라고 부드는데 이 주류 미국인을 뺀 나머지 사람들 즉 흑인, 아시아인, 히스패닉과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에서 미국으로 온 아일랜드 사람들, 독일 사람들과 동유럽 국가 사람들이 이민해 옵니다. 영화 '갱스 오브 뉴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비주류인 마이너리티끼리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나오죠. 

이 책은 이런 백인 영국계인 주류 미국인을 제외한 비주류 미국인들을 다각적이고 심도 높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주류 출신의 배우와 감독에 대한 정보과 각 민족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잘 설명한 책

해리슨 포드는 아일랜드와 유태인 러시아 혼혈이고 케빈 코스트너는 체로키 인디언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조디 포스터는 
독일계 미국인입니다. 이렇게 많은 배우들의 출신 민족을 알면 영화 보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미국에는 아일랜드계와 독일계 비주류 백인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60년대 공민권 운동을 통해서 흑인들이 흑인들도 자기정체성을 찾기 시작했고 70~80년대는 중남미계 이민자와 함께 동양에서 온 이민자들이 늘기 시작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비주류들은 할리우드 영화계로 많이 진출 합니다. 

이 할리우드라는 곳은 뉴욕에서 주류인 WASP가 영화 주도권을 꽉 잡자 유태계 미국인들이 서부로 이동해서 만든 곳이 바로 할리우드입니다. 유태계도 미국에서는 비주류이고 대부분 유태계 티를 내지 않고 살았었습니다. 이렇게 비주류인 유태계의 자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미국인의 표상을 그려냅니다. 

미국인들의 표준적인 이미지는 우리가 직접 미국인을 만날 수 없던 시절에는 영화가 전부였고 미국인들도 그런 유태계 자본이 만든 할리우드 영화 공장에서 찍어낸 미국인의 표상을 따르고 배우죠. 참 아이러니컬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국의 수 많은 비주류들은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영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나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과 제작자는 비주류가 많습니다.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 비주류들의 위치를 잘 찾아보고 알고 보면 할리우드 영화가 더 흥미로울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분노의 역류'에서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이 많은 소방관들이 동료의 장례식 때 '백 파이프' 연주를 하는 것이죠
아일랜드 사람들은 마초적인 기질이 많아서 주먹 싸움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갱단과 함께 아일랜드 갱이 많고 영화에서도 이런 아일랜드계 캐릭터들이 갱이나 형사, 또는 경찰관 소방관 같이 제복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고 할리우드 영화를 더 잘 이해하고 재미도 더 느낄 수 없습니다. 분명, 이 책이 쓰여진 90년대 초반보다 지금은 민족색이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에서는 출신 성분을 중요시하고 자신들의 민족성을 이어가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이런 배경 문화를 잘 이해하면 '스파이크 리'감독의 1989년 작 '옳은 일을 해라'가 어떤 의미인지 왜 이 영화가 한국인 비하가 아닌 에스닉 조크를 한 것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다양한 비주류들이 나옵니다. 흑인, 이탈리아계 피자가게 주인, 한국계 식료품 주인의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터미네이터2에서 왜 터미네이터가 용광로에 내려가면서 '굿바이'가 아닌 스페인어인 '아디오스'라고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이 영화는 히스패닉계 자본인 '케롤코 영화사'에서 제작 되었는데 아무래도 이런 자본의 힘으로 대사에 아디오스가 들어 갔을 듯 합니다. 또한, 일본이 인수한 영화사에서 만든 '마지막 황제'에서 남경 학살 부분을 잘라낸 이유도 알 수 있죠.

이 책은 다양한 미국내 민족에 대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잘 소개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인디언에 대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편견과 몰이해에서 나온 인디언들의 모습도 잘 그려져 있습니다. 늑대와 춤을(1990년 작품)이라는 영화가 나오기 이전에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인디언은 미개하고 순박한 민족으로만 그려집니다. 또는, 백인의 보조역할로 나오죠.  우리가 흔히 떠오르는 인디언 하면 머리에 긴 깃털 장식을 한 모습을 떠오르는데 그런 인디언은 미국 전체로 보면 극히 일부입니다. 그런데 그걸 할리우드는 정형화(스테레오 타입)시킵니다. 

이 책은 영화와 실제 인디언의 차이점을 소개하는 부분이 꽤 흥미롭네요

이 책 '마이너리티의 할리우드'는 미국 이민의 역사와 미국을 이해하는데도 좋은 책입니다. 미국의 이민사와 함께 다양한 민족들의 특장점과 영화에서 그들이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도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필자들의 필력이 놀라울 정도인데요. 때문에 2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전혀 곰팡내가 나지 않습니다. 


민족과 관계없는 할리우드 영화란 없다

라는 말이 와 닿는 책입니다. 영화 참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조력자를 만난 느낌입니다. 혹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하거나 영화광이라면 한 번 정도는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오도독 전자책 서비스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